'눈물 많은 철의 여인' 오은선

'눈물 많은 철의 여인' 오은선

2010.04.27. 오후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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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여성 산악계 역사를 새로 쓴 오은선 대장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않던 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연속 등반'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대자연 앞에 '철의 여인'으로 우뚝 섰습니다.

서봉국 기자입니다.

[리포트]

등산 경력 25년, 하지만, 처음부터 산악인은 아니었습니다.

93년, 공무원으로 일하던 어느 날 히말라야 원정대원 모집 공고를 보고 과감히 사표를 냅니다.

베이스캠프에서 발길을 돌린 오은선 대장은 히말라야 등반의 꿈을 키웁니다.

97년 가셔브룸 2에 처음 오르고, 2004년 아시아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10년 만인 2007년 히말라야 5개 봉우리 등정을 이룹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계 산악계는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겔린데 칼텐브루너나 에두르네 파사반은 이미 9∼10곳을 정복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2008년부터 이른바 속도전이 시작됩니다.

등정이 끝난 뒤 현지에서 바로 다음 봉우리로 옮기는 '연속 등반' 방식을 개척한 것입니다.

2년 만에 무려 8개 봉우리에 오르며 단숨에 13좌 등반을 달성합니다.

지난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던 고 고미영 대장의 추락사와 동료들의 잇단 사망 소식에 눈물을 흘린 날도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산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10월 14좌 마지막 봉우리, 안나푸르나 정상을 코 앞에 두고 악천후에 발길을 돌렸던 오 대장.

실패를 밑거름으로 더욱 겸손해진 그녀를, '풍요의 신'은 여섯 달 만에 품에 안아 줬습니다.

155cm 50kg에 불과한 '작은 거인'은 심판도 관중도 무대도 없이 오로지 대자연과 마주한 혼자만의 싸움에서 마침내 승리했습니다.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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