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고(故) 고미영과 약속 지켰다

오은선, 고(故) 고미영과 약속 지켰다

2010.04.27. 오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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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른 오은선 대장의 가슴에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미영 대장의 사진이 고이 담겨 있었습니다.

선의의 경쟁 끝에 먼저 세상을 뜬 고미영 대장과의 값진 약속을 지켜낸 오은선 대장.

안나푸르나에 얽힌 두 사람의 남다른 인연을 허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을 밟은 뒤 산을 내려오다 유명을 달리한 고미영 대장.

고미영 대장에게 안나푸르나는 히말라야 14좌 중 끝내 정복하지 못한 3개 봉우리의 하나였습니다.

국내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지현옥 씨가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지 10년 째였던 지난해.

고미영 대장은 오은선 대장과 함께 안나푸르나에 오르기로 약속했지만, 기회를 채 잡기도 전에 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에베레스트 14좌 완등'이라는 목표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고미영과 오은선.

1년 뒤 마침내 안나푸르나 정상을 밟은 오은선 대장의 곁에 두살 터울 동생 고미영은 없었지만, 오 대장은 고인의 사진을 품 속 깊이 간직한 채 고인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안나푸르나 정상을 밟는 순간, 오 대장은 사진 속의 고인이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눈 덮인 안나푸르나를 마음껏 내려다 봤습니다.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오은선 대장.

그의 곁에는 고미영 대장과의 숭고한 약속이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습니다.

YTN 허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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