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서울광장 대신 봉은사 앞에서 응원

[앵커멘트]

월드컵 거리응원을 주도했던 붉은악마가 이번엔 서울광장 단체 응원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서울 삼성동 봉은사 앞 거리에서 응원전을 펼치기로 했는데, 대기업들의 지나친 마케팅 경쟁의 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2년과 2006년.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퍼졌던 붉은 물결.

이 거리 응원을 이끌고, 대중화에 앞장섰던 붉은악마가 이번에는 서울광장 응원에 불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대기업들이 행사 주최와 후원사로 결정된 상태에서 자칫 마케팅 도구로 이용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시가 해당 기업인 현대차와 SKT에 브랜드와 슬로건 노출을 금지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형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한승희, 붉은악마 서울지부 현장팀장]
"CF마지막 부분 시청 앞 광장 장면에 슬로건이나 브랜딩을 이미 해놨거든요. 국민들은 시청앞 광장에서 그 기업이 길거리 응원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거기에 붉은악마가 들어가게 되면 붉은악마들이 저 기업이랑 같이 하는구나라고 여길 테니까..."

붉은악마는 당초 서울광장 외에 광화문광장과 봉은사 앞 거리 등을 거리 응원 장소로 물색했습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은 이미 서울시가 불허 방침을 정했고, 고심 끝에 봉은사 앞에서 단체 응원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상업성 논란을 경계해 행사를 주관하는 SBS와 협상을 벌여 응원곡 선정과 응원방법 선택 등에 대한 권한은 모두 갖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광장이 갖는 대표성과 상대적으로 넓지 않은 공간을 감안할 때 지난 2002년과 2006년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원정 첫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함성이 기업의 지나친 마케팅 경쟁에 막혀 작아지고 흩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YTN 이경재[lkjae@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