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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取)중진담 : 장윤창의 '빗나간 父情' 도대체 무슨 일이?>
'왕년의 배구 스타' 장윤창 씨가 빗나간 자식 사랑으로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KGC인삼공사에서 뛰고 있는 아들 장민국 선수를 트레이드 시켜달라며 구단 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린 건데요.
트레이드도 불발되고 아버지의 사고까지 알려져 소위 '멘붕'에 빠진 장민국 선수는 자의 반, 타의 반 올 시즌 남은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됐습니다. 안양 동안경찰서 측은 장윤창 씨를 재물손괴 혐의 기소 의견으로 오늘(2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프로농구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지난 17일이었습니다. 이 날짜가 지나면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선수를 바꿀 수가 없죠. 구단마다 현재 성적표와 남은 시즌 가능성을 보고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는 때이기도 합니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장윤창 씨는 몸이 달았습니다. 아들 장민국 선수의 트레이드를 너무 바랐기 때문이죠. 장민국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2년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2m에 육박하는 장신 포워드에 쓰임새가 많아 지난 시즌 KCC에서 54경기를 모두 뛰었습니다. 평균 26분 44초를 뛰며 7.76득점, 3.5리바운드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전 KCC가 김태술을 영입하며 장민국은 강병현과 인삼공사로 트레이드 됐습니다.
몸값 1억 2천만 원의 준척급 선수지만, 출전시간은 10분으로 확 줄었습니다. 17경기에 나와 평균 2.94득점, 1.5리바운드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국가대표 포워드 양희종이 버티는 인삼공사에서 장민국의 입지는 좁았습니다.
올 시즌은 '농구선수 장민국'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해입니다. 우리 나이로 27살이 된 장민국이 상무 농구단에 뽑히지 못하면 선수 생명은 사실상 끝납니다. 현역 복무를 마친 뒤 성공적으로 복귀한 선수는 SK 박상오 정도입니다.
상무 좁은 관문을 두고 쟁쟁한 경쟁자들이 날고 있는데, 벤치에만 앉아있으니 장민국은 힘들고 답답했을 겁니다. 인삼공사에서는 아들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장윤창 씨가 직접 행동에 나섰습니다. 장씨는 농구단 조성인 단장을 직접 만나 트레이드를 부탁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데요. 장 씨는 "삼성의 A 선수를 데려오면 장민국을 트레이드 시켜주겠다"고 농구단이 먼저 제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인삼공사 측은 장 씨가 먼저 '카드'를 맞춰올테니 무조건 트레이드를 해달라고 나섰다는 입장입니다. 양측이 의견을 나누는 과정 속에 고성이 오갔고, 멱살잡이까지 했다는 전언도 있습니다.
장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삼성 이상민 감독과 트레이드 카드를 조율, 합의했습니다. 장씨는 조 단장에게 이를 알렸지만 정작 삼성으로부터 협상이 결렬됐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인삼공사 측에서 원래 약속과 달리 다른 조건과 옵션을 내밀며 이른바 '간 보기'를 한 것입니다.
내부 보고까지 마친 삼성 측은 결국 '트레이드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분노한 장 씨가 인삼공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조 단장을 만나지 못했고, 결국 화분 2개를 깨뜨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심정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장 씨의 잘못은 명백합니다. 요즘 온 나라가 분개하고 있는 '갑(甲)의 횡포'에서 장씨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스타 선수 출신의 지위와 인맥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부모가 농구단 단장과 밥을 먹고, 상대 구단 감독과 만날 수 있을까요.
농구장에 가보면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올 시즌부터 12명 엔트리까지 생긴 탓에 관중석에서 씁쓸하게 소속팀 경기를 봐야하는 선수들까지 있습니다. 벤치 멤버의 부모들이 모두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상대 구단과 카드를 맞춰온다면 건전한 농구 생태계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구단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스타 아버지'를 이용해 손 안대고 코를 풀려다 치부가 낱낱이 드러난 꼴입니다. 무엇보다 선수단 운영을 코칭스태프와의 유기적인 소통 없이 단장 나홀로 결정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감독 목숨이 아무리 파리 목숨이라고 하지만 단장이 감독을 배제한 채 선수 이적에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것 아닌가요?
인삼공사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이상범 전 감독이 전임 단장과의 불화로 뚜렷한 이유 없이 잘린 것이 채 1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감독 위에 군림하는 프런트와 밀실 행정이 계속되는 한 인삼공사 농구단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인삼공사는 '대어' SK를 잡은 데 이어 삼성을 물리치며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탔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 실낱 희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D리그 챔프전에서 만난 이정현 선수는 "2012년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친다"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센터 오세근은 어제 삼성전에서 코피까지 흘리며 열심히 뛰더군요. 인삼공사 조성인 단장은 선수들 땀방울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조은지[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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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배구 스타' 장윤창 씨가 빗나간 자식 사랑으로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KGC인삼공사에서 뛰고 있는 아들 장민국 선수를 트레이드 시켜달라며 구단 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린 건데요.
트레이드도 불발되고 아버지의 사고까지 알려져 소위 '멘붕'에 빠진 장민국 선수는 자의 반, 타의 반 올 시즌 남은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됐습니다. 안양 동안경찰서 측은 장윤창 씨를 재물손괴 혐의 기소 의견으로 오늘(2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프로농구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지난 17일이었습니다. 이 날짜가 지나면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선수를 바꿀 수가 없죠. 구단마다 현재 성적표와 남은 시즌 가능성을 보고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는 때이기도 합니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장윤창 씨는 몸이 달았습니다. 아들 장민국 선수의 트레이드를 너무 바랐기 때문이죠. 장민국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2년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2m에 육박하는 장신 포워드에 쓰임새가 많아 지난 시즌 KCC에서 54경기를 모두 뛰었습니다. 평균 26분 44초를 뛰며 7.76득점, 3.5리바운드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전 KCC가 김태술을 영입하며 장민국은 강병현과 인삼공사로 트레이드 됐습니다.
몸값 1억 2천만 원의 준척급 선수지만, 출전시간은 10분으로 확 줄었습니다. 17경기에 나와 평균 2.94득점, 1.5리바운드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국가대표 포워드 양희종이 버티는 인삼공사에서 장민국의 입지는 좁았습니다.
올 시즌은 '농구선수 장민국'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해입니다. 우리 나이로 27살이 된 장민국이 상무 농구단에 뽑히지 못하면 선수 생명은 사실상 끝납니다. 현역 복무를 마친 뒤 성공적으로 복귀한 선수는 SK 박상오 정도입니다.
상무 좁은 관문을 두고 쟁쟁한 경쟁자들이 날고 있는데, 벤치에만 앉아있으니 장민국은 힘들고 답답했을 겁니다. 인삼공사에서는 아들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장윤창 씨가 직접 행동에 나섰습니다. 장씨는 농구단 조성인 단장을 직접 만나 트레이드를 부탁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데요. 장 씨는 "삼성의 A 선수를 데려오면 장민국을 트레이드 시켜주겠다"고 농구단이 먼저 제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인삼공사 측은 장 씨가 먼저 '카드'를 맞춰올테니 무조건 트레이드를 해달라고 나섰다는 입장입니다. 양측이 의견을 나누는 과정 속에 고성이 오갔고, 멱살잡이까지 했다는 전언도 있습니다.
장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삼성 이상민 감독과 트레이드 카드를 조율, 합의했습니다. 장씨는 조 단장에게 이를 알렸지만 정작 삼성으로부터 협상이 결렬됐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인삼공사 측에서 원래 약속과 달리 다른 조건과 옵션을 내밀며 이른바 '간 보기'를 한 것입니다.
내부 보고까지 마친 삼성 측은 결국 '트레이드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분노한 장 씨가 인삼공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조 단장을 만나지 못했고, 결국 화분 2개를 깨뜨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심정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장 씨의 잘못은 명백합니다. 요즘 온 나라가 분개하고 있는 '갑(甲)의 횡포'에서 장씨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스타 선수 출신의 지위와 인맥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부모가 농구단 단장과 밥을 먹고, 상대 구단 감독과 만날 수 있을까요.
농구장에 가보면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올 시즌부터 12명 엔트리까지 생긴 탓에 관중석에서 씁쓸하게 소속팀 경기를 봐야하는 선수들까지 있습니다. 벤치 멤버의 부모들이 모두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상대 구단과 카드를 맞춰온다면 건전한 농구 생태계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구단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스타 아버지'를 이용해 손 안대고 코를 풀려다 치부가 낱낱이 드러난 꼴입니다. 무엇보다 선수단 운영을 코칭스태프와의 유기적인 소통 없이 단장 나홀로 결정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감독 목숨이 아무리 파리 목숨이라고 하지만 단장이 감독을 배제한 채 선수 이적에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것 아닌가요?
인삼공사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이상범 전 감독이 전임 단장과의 불화로 뚜렷한 이유 없이 잘린 것이 채 1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감독 위에 군림하는 프런트와 밀실 행정이 계속되는 한 인삼공사 농구단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인삼공사는 '대어' SK를 잡은 데 이어 삼성을 물리치며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탔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 실낱 희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D리그 챔프전에서 만난 이정현 선수는 "2012년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친다"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센터 오세근은 어제 삼성전에서 코피까지 흘리며 열심히 뛰더군요. 인삼공사 조성인 단장은 선수들 땀방울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조은지[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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