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김세진, 왕좌에 오르다

초보 감독 김세진, 왕좌에 오르다

2015.04.18. 오후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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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시즌 프로배구 이변의 주인공. 창단 2년차에 우승컵을 차지한 바로 OK저축은행인데요. 삼성화재 왕조를 무너뜨린 OK저축은행, 그 팀을 이끌었던 김세진 감독 자리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선수시절에 월드스타라는 별칭이 상당히 익숙하셨는데 그때 받았던 관심과 지금 감독으로써 받았던 관심, 어떤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까?

[인터뷰]
선수로서의 닉네임은 어차피 대회에서 상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올라갔던 거고 지금 돌아다니면서 인사받기에는 아직까지도 김세진 선수, 김세진 씨 그랬는데 요즘들어 부쩍 김세진 감독이라고 해 주시는 것 보니까 이번에 이슈는 이슈였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7년 동안 프로배구판을 재패했던 삼성화재를 꺾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었고 관심을 받았던 것 같은데, 사제지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더 관심을 받았던 것 같은데. 먼저 지난 시즌을 한번 되돌아보는 영상을 준비했으니까 한번 보고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화면을 보니까 계약서 쓰는 장면이 있던데. 이런 데서는 감독들도 계약금을 받지 않습니까?

감독으로 계약금을 처음 받았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다른 팀들도 그런 경우가 있겠죠, 계약서를 오픈을 안 하니까요. 그런데 공식적으로 저는 경험이 있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계약금까지 줘가면서 저를 필요로 했다, 이런 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고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구단주이신 회장님, 어떤 생각으로 경험도 없는 저를 데려가면서까지 정성을 들이셨는지 한번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최근에 인터뷰를 한 걸 들어보니까 구단이 왜 나를 감독으로 택했는지 궁금하다.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다, 역면접 비슷하게 했다고 하는데 그건 어떤 내용이십니까?

[인터뷰]
어찌됐건 지금 우리나라 배구에서 이름으로 따지면 김세진이라는 이름이 오르내릴 수 있는 이름이기 때문에 그 이름이 필요한 거냐. 아니면 제가 가지고 있는 배구에 대한 가치관이 필요한 거냐, 여기에 대해서 역으로 질문을 좀 드렸죠.

그랬더니 둘 다인데다가 젊은 피에 또 새로운 그림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 적합한 인물로 판단이 됩니다라고 얘기를 해서 고민을 했지만 그러면 제가 최선을 다 해서 팀을 한번 꾸려나가 보겠습니다 하고 일이 시작이 된 겁니다.

[앵커]
좋은 취지에서 월드스타, 월드스타에 걸맞는 그런 대우나 또는 관심도 그런 것들을 원하셨고 또 거기에 맞춰주기를 하다 보니까 약간 수동적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구단에 압박을 하신 모양새 같기도 한데요.

[인터뷰]
어떻게 질문이 그렇게 됐네요. 그런 건 아니고요. 경험이 없다 보니까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치기보다는 진짜 이름을 필요로 하는구나라는 그런 오해를 저도 사실은 했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약간 말이 와전돼서 오해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앵커]
어쨌든 본인 스스로 내 이름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냐라고 했는데 결국은 2년 만에 실력으로 보여주신 것 아니겠습니까? 상당히 빨리 입증을 하셨어요.

[인터뷰]
제 능력이라기보다 선수들이 워낙에 열심히 따라줬고 그것도 역시나 구단에서 그러면 당신이 생각한 배구의 뜻을펼쳐봐라 해서 상당히 좋은 느낌으로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러다 보니까 선수들하고 한데 뭉쳐서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일단 그러면 시즌 중에 선수들을 불러서 작전타임 하는 내용, 저희가 짧게 준비를 했는데 감독 스타일일 수도 있으니까 화면을 보시고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화면 보시죠.

마지막 부분은 보니까 어떠십니까?

[인터뷰]
상당히 자존심 상했겠네요.

[앵커]
전국으로 생방송으로 나가고 있는데 참. 저도 배구중계를 자주 봅니다마는 감독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다그치고, 농구도 그렇고요.

좀 다그치고 그러는데. 그러니까 프로경기 중에서 감독이 지시한 내용을 시청자나 관중이 볼 수 있는 프로경기 아니겠습니까. 보면 스타일이 드러나는데 보면 좀 다그치는 스타일이시기보다는 형이나 선배가 격려해 주는 스타일인데 일부러 그러시는 건가요?

[인터뷰]
아니요. 일부러 그렇다기보다는 저는 경기했을 때 저런 얘기를 했는지 사실 기억을 못합니다. 나와서 다시 복귀해 보고 그러면서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이런 것들에서 느낌을 받는 것이지 일부러 꾸며서 이야기하고 누구 보라고 얘기하고, 카메라 들어왔으니까 저러고,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만약에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과연 선수들이 따를까요? 저 가식적인 사람을 과연 따를까요, 그런 생각도 한 번 해 봅니다. [앵커] 숙소나 훈련장에서 훈련을 할 때도 약간 좀 형처럼, 용장, 맹장, 덕장이 있는데 약간 아우르고 다독여주는 스타일이신가 보죠?

[인터뷰]
아니요. 솔직히 제가 말씀을 드리면 선수들에게 기댑니다. 귀찮게 하고 기대고 자꾸 대화하려고 하고. 그러니까 용장, 지장, 덕장을 말씀하시는데 저는 아직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솔직히 여기에서 다시 말씀을 드리지만 우리 팀의 관리자로서, 책임자로서 그냥 가 있는 것이고 선수들이 어떤 환경에서 좋은 모습으로 뛰게 만들어 주는 게 제 목적이지, 제가 감독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힌다,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앵커]
어떤 언론사 인터뷰를 봤더니 형님 리더십보다는 어깨동무 리더십, 이런 얘기를 하신 것으로 제가 봤는데. 한 가지 궁금한 게 배구선수들이 득점하면 코트를 한 바퀴 돌지 않습니까?
어깨동무도 하고 그런데 그게 우리나라만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외국들도 다 저렇게 합니까?

[인터뷰]
다른 외국들도 하는 편인데 저희가 심한 편이죠.

[앵커]
외국선수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왜 힘빠지게 도는지 모르겠다고.

[인터뷰]
그런데 어차피 네트를 사이에 두고 언어도 하나만 쓰는 나라의 문화적 차이도 분명히 있는데다가 몸싸움이 없어서 기싸움을 그런 것으로 한다고 봐야 됩니다.

[앵커]
그런 거의 하나의 연결고리를 되고 싶다, 그래서 어깨동무 리더십을 말씀하셨나 보죠?

[인터뷰]
적극적인 스킨십과 선수들하고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을 때 제가 만약에 지시를 하고 급해질 때도 그게 어떤 뜻이구나라고 이해하고 선수들이 따라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거든요.

그거에 따른 부분이지. 어떤 지도 방식과 스타일 이런 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뛰게 만들 수 있는 게 제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그러려면 스킨십하고 또 자꾸 대화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앵커]
뭐든 스포츠계가 그렇지만 감독이 고령, 원로 감독도 있고 김세진 감독님처럼 젊은 감독도 있는데, 그런 연령 같은 게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나요, 아니면 나이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까?

[인터뷰]
저는 지금 젊은 감독들 들어오는 것 반대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지금 나이가 어린 감독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구단과 선수들과 저와의 삼각관계 또 만들어 질 수 있는 가능성, 이걸 보고 가야지. 트렌드라고 해서 가고. 그리고 나이 드신 분들이 괜히 그 자리에 올라가 있고, 그 경험이라는 게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배워가면서 그 분이 계셨을 때 또 목표를 잡고 이겨내야지 하는 그런 상대가 생기기 때문에 젊은 감독들이 많이 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저는 쌍수들어 환영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앞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하고 사제지간이라고 불러도 상관이 없는 거죠?

[인터뷰]
그럼요.

[앵커]
그때 스승님 팀과 붙어서 좀 부담이 되거나 그런 것은 없었습니까?

[인터뷰]
어느 팀하고 붙는다고 해서 부담을 안 가져도 안 되고 또 부담을 과하게 가져도 안 되는데 어쨌든 삼성화재라는 팀은 제 스승이기 전에 19년 연속, 20년사에 19년 연속 챔피언전을 올라갔고 17번을 우승했던 팀이에요.

그게 목표가 되고 상대가 되어야 되는 게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신치용 감독을 감독으로서 누르고 싶다, 이런 생각 한 번도 안 해 봤습니다.

그냥 우리 선수들 하나 돼서 또 왕좌에 있는 팀을 또 우리가 이긴다면 그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고. 아주 단순한 것이지, 신치용 감독이 계시고 제가 제자이기 때문에 이런 것은 언론이나 주변에서 이야기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이슈화하기 위해서 하는 거죠.

[앵커]
이건 어떻습니까? 신치용 감독님이 결승전에서 지고 나서 언론인터뷰를 했는데 제자팀과 맞붙어서 전투력이 안 생겼다, 이 인터뷰 본 적 있으세요?

[인터뷰]
봤습니다.

[앵커]
그때는 어떤 느낌이 드셨어요? 제자팀과 경기를 해서 전투력이 좀 덜 생겼다.

[인터뷰]
그건 당신 생각이실 뿐입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말 그대로 물고뜯고 하는 이 세상에 누구이기 때문에 이렇게 했다, 저는 솔직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고요. 분명히 그럴 분이 아니에요.

저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제가 지도를 신치용 감독님께 20년 넘게 지도를 받으면서 그럴 분은 아닌 것 같고요.

[앵커]
와전됐거나 그렇게 보시는 거죠?

[인터뷰]
그럴 수도 있고요. 그런 얘기를 했다한들 별로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또 다음 시즌 준비하면서는 더 독하게 준비하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저희가 질문 여러 가지를 준비를 해서 OX 선택질문을 준비를 했는데 그래픽을 보면서 감독님의 생각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그래픽을 보시죠. OK저축은행 우승과 월드리그 공격상. 그런데 저 화살표가 있다는 것은 월드리그 공격상이 훨씬 좋다라는 것인데, 맞습니까?

[인터뷰]
아닙니다. 저는 저희팀 이번 우승이 더 좋습니다.

[앵커]
그리고 지금 각 팀마다, 특히 이제는 외국인 선수들이 주축이 되고 이번에 OK저축은행 같은 경우에는 좀 힘이 분산됐다고 하는데 이른바 한 선수에게 몰리는 그런 몰빵 배구가 필요악이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그것도 아니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OK저축은행을 그렇게 운영을 하고 계시는 거죠? 시몬 선수에게 의존을 덜 하려고 노력을 하시는 거죠?

[인터뷰]
노력만 할 분이지, 어차피 비중도는 좀 높습니다.

[앵커]
가끔 선수들이 왜 저런 플레이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인터뷰]
네, 있습니다.

[앵커]
선수들도 가끔 감독이 저런 지시를 했는지 이해를 하실 수가 없을 수가 있겠죠.

[인터뷰]
그래서 스킨십이 있어야 되는 것이죠.

[앵커]
배구를 함에 있어서 자유와 창의성보다 규율과 노력이 더 중요하다.

[인터뷰]
저는 창의성보다는 규율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언뜻 보기에는 선배 같은 연배이고 해서 조금 더 선수들에게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면을 강조할 것 같은데 어쨌든 감독은 감독이고 규율은 필요하다, 이 말씀이군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배구를 하지 않았더라도 나는 잘 살았을 것이다.

[인터뷰]
저건 대답을 드리기가 애매하네요. 제가 언제 어디서 태어나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부분이니까요.

[앵커]
OK저축은행 얘기를 하다 보니까 아까 몰빵배구가 나와서 그러는데 시몬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좀 높지 않았습니까? 다음 시즌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다음 시즌도 아마 시몬 선수가 주축이 되기를 저는 바라고 있습니다. 6월달에 저는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달라, 몸상태를 좀 체크를 해 봐야 하기 때문에 그때가서 판단을 다시 하겠지만 어쨌든 다시 저는 같이하고 싶고. 지금 소위 말하는 몰빵 배구를 얘기하지만 전 질문부터 답변을 드리자면 그것은 팀컬러입니다.

팀이 이기고자 하는 목적의식에서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면 분명히 그것도 용이한 부분이고요. 또 반대로 봤을 때 국가대항전에서 너무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다 보니까 좀 떨어진다, 이것도 배구인들이 풀어나가야 될 숙제 중의 하나고요.

또 저도 이기고자 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지 다른 팀을 따라가기 싫다, 몰빵 배구를 하기 싫다, 이런 부분은 아닙니다.

[앵커]
그런데 일부러 그러면 다른 팀에 비해서, 삼성화재 같은 경우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런데 일부러 선수들의 균형적인 운영을 위해서 분산을 시키는 부분이 있습니까?

[인터뷰]
아무래도 기본기를 많이 중요시 하죠. 서브 리시브가 됐을 때는 좀 빠른 플레이라든지 제가 추구하는 또 우리팀이 지향해 봐야 될 그런 배구스타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리시브나 기본기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시몬을 줘라, 명근이를 써라. 이건 키포인트일 때 한번이지 세터한테 맡기는 편이고. 그리고 훈련과정에서 그런 걸 해 봤기 때문에 믿고 가는 것이지. 경기 들어가서 누구를 줘라, 어디를 빼라, 이런 지시를 하기에는 좀 아닌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다음 시즌도 준비를 하셔야 되고 또 이번에 김세진 감독님 덕분인지 배구에 대한 인기도가 더 높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양강체제가 바뀌어서 재미가 더 했는데 마지막으로 팬들한테 말씀을 해 주시죠.

[인터뷰]
짧은 시간에 제가 말씀을 드린 게 다 답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다시 준비 철저히 해서. 올라가면 내려온다. 지금 제가 겸손함이 없습니다. 가진 자가 겸손을 떠는 것이지, 제가 지금 떠는 겸손은 오만일 뿐이고. 하여튼 저희가 우승팀이라는 거 잊어버렸고 앞만 보고 뛰고 물어뜯고 싸움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젊은 나이에 감독이 된 지 2년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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