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만큼 성숙' 석현준의 유럽 도전기

'아픈 만큼 성숙' 석현준의 유럽 도전기

2015.08.28. 오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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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월드컵 2차 예선 2,3차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이 발표됐습니다. 예상대로 유럽파 석현준 선수가 공격수로 선발됐습니다.

석현준은 2010년 9월 이란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19살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화제가 됐던 선수입니다. 190cm의 당당한 체격에 유럽 명문 아약스에서 뛰고 있는 스트라이커의 등장에 한국 축구는 흥분했습니다.

하지만, 기대 만큼 석현준은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석현준은 올해까지 6년 동안 6팀을 전전했습니다.

유럽에서 뼈를 묻겠다고 다짐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사우디 리그도 경험했습니다. '잊혀진 천재'로 불렸던 석현준은 지난 시즌 포르투갈 리그에서 부활을 알렸습니다. 신앙심과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낸 결과입니다.

'뽑기 장인'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석현준을 지켜봐온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골 결정력 해결을 위해 석현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합니다. 우리 나이로 25살, 석현준은 슈틸리케 감독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까요.

27일 전화 통화로 석현준을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축구를 대하는 진지함과 간절함이 느껴졌습니다.

아래 인터뷰 전문을 소개합니다.

-일단 5년 만에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소감부터 듣고 싶어요.
“뽑아주신 거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고 제 자신도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많은 팬들이 기대하시는 것도 감사하고 그거에 대해서 기대에 부응하려고 더욱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슈틸리케 감독이 골 결정력이 기대된다고 했어요. 자신 있나요?
“감독님이 뽑아주셔서 감사한데 스트라이커라면 누구나 골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매 경기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할 뿐이고 거기에 보답으로 골이 온다고 생각해요.”

-2010년이 처음이자 마지막 국가대표 발탁이었어요.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나요?
“5년 전에는 패기와 열정이 대단했지만 반면에 경험이 너무 부족했던 거 같아요. 식사며 경기 전 컨디션 조절 같은 거 하나도 몰랐어요, 지금은 5~6년 프로 생활하면서 경기 전에 몸 관리 어떻게 해야 하고 경기장 안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그런 걸 경험해서 일단 경험이 제일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2009년 아약스 입단 일화가 유명해요. 네덜란드로 무작정 찾아갈 용기는 어디서 나왔나요?
"유럽에서 뛰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무작정 (네덜란드) 갔어요. 가서 실제로 보니까 정말 유럽에서 축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지더라고요. 아! 나는 내 축구 인생이 끝나기 전에 죽기 전에 유럽에서 축구 한번 해보고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해서 도전하게 됐던 거죠.“

-당시 아약스 마틴 욜 감독이 어떻게 반응했어요?
“처음에는 팬들 사이에 있었어요. 팬들이 몇 천 명 있었는데 거기서 같이 있으니까 팬인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틴 욜 감독님도 팬이라고 생각하고 사진을 같이 찍어줬어요. 사진 찍고 나서 '한국에서 온 스트라이커다. 정말 이 팀에 오고 싶고 테스트 기회 한 번만 달라. 그럼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겠다.' 패기 있게 말씀드리고 나니까 감독님이 들어와서 얘기 좀 하자 해서 얘기하고 다음날 훈련 허락을 받았던 거죠, 그 뒤로는 팬들이 훈련장에 많이 찾아와주셔서 응원도 해주고 그랬죠.“

-결국 아약스 입단의 꿈을 이뤘잖아요.
“감독님이 매 훈련 직접 보시진 않았는데 몇 경기 있었는데 그 경기 보시고 많은 언론이 제가 온 거 알고 집중했는데 감독님이 이 선수 흥미 있는 선수라고 하면서 더 지켜보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더 테스트 하다가 나중에 감독님이 저에게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죠.“

-아약스 입단 이후 활약이 미미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생각과 마인드 자체도 너무 어렸고 축구를 사랑한다는 마음은 많이 있었는데 그런 마음을 조금씩 잃어버렸던 거 같아요. 축구보다 다른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예를 들면 어린 나이에 놀고 싶고 이런 것도 많이 생각하다보니까 축구와 멀어졌던 게 컸던 거 같고, 지금은 그런 걸 느껴서 저에게 첫 번째 중요한 게 무언인가 생각해보니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축구더라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축구라는 걸 확신한 이후부터 오로지 축구에만 모든 걸 쏟고 축구를 위해 살아가는 거 같아요.”

-축구에 대한 간절함인가요?
“그렇죠. 그걸 느끼면서 예전에 아약스 들어가기 전에도 유럽에서 축구하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간절한 마음보다 제가 많은 힘든 시기를 겪고 고난과 역경을 딛고 나서부터는 제가 축구를 사랑한다는 걸 확실히 느꼈죠. 제가 무엇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느꼈죠.”


-아약스 이후 사우디를 포함해 팀을 자주 옮겼어요. 무엇을 배웠나요?
“그 기간 동안 정말 제 나이가 어렸다 보니까 모든 게 다 배울 거였어요. 하루하루 한 달 일 년 베울게 너무 많고 경험으로 경기장 안에서도 그렇고 몸 관리하는 것도 그렇고 그런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죠.”

-어린 나이에 힘든 시기를 버틴 힘은 무엇인가요?
“첫째로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 많았는데 제게 신앙(기독교)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신앙이 첫 번째고,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이었죠. 안되면 안 될수록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도 모르게 점점 커졌던 거죠.”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유럽에 있을 당시에도 한국으로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정말 유럽의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고 사우디 있을 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고 유럽에 다시 도전했을 때 제가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고 어려운 상황만 닥쳐올 때 이제 나는 정말 안 되는 건가 생각들 때 돌아가고 싶었죠.“

-K리그 팀 가운데 영입 제의 없었나요?
“공식 오퍼는 없었지만 관심 보이는 구단은 있었죠.”


지난 시즌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어요. 원동력은 뭔가요?
“축구를 계속 사랑하는 거 같아요. 지금 저한테는 계속 축구밖에 안보여요.
축구 말고는 다른 거 하고 싶지 않아요.“

-대표팀 발탁 얘기가 전에도 있긴 했어요. 태극마크가 동기부여가 됐나요?
“태극마크를 단다는 게 어느 나라든 국가대표팀에 뛴다는 게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잖아요. 그런 기회가 저한테 주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한국 대표하는 국가대표니까 정말 다른 사람보다 한 발 더 뛰고 좋은 모습 보여야겠다는 생각 있었고 심리적으로 여유와 자신감이 더 생겼죠. 그래서 마지막 경기 때도 더 과감하게 플레이 할 수 있었고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게 골을 넣는데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국가대표 복귀는 항상 꿈꿔왔나요?
“항상 그런 꿈을 꿨던 이유가 제가 최선을 다하고 유럽에서 하고 있는데 정말 훈련할 때도 좋은 모습 가끔 보이고 경기할 때 좋은 모습 보이면 자신감이 생겨요, 그런 모습 보이면 나도 언젠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로 나가서 대표팀을 도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항상 했죠.”

-슈틸리케 감독님은 이정협처럼 많이 뛰고 희생하는 공격수를 선호해요. 자신의 스타일과 맞나고 생각하나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저는 헌신하면서 수비를 위주로 뛰는 공격수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그런 스타일을 원하시잖아요. 저한테도 필요한 부분이고 그걸 제가 열심히 해서 터득한다면 더 좋은 공격수가 되고 정말 월드클래스 공격수 될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게 저한테 도움 된다면 저는 그렇게 정말 되려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경기 봤나요?
“많이 봤어요”

-대표팀 경기 보면서 어떤 걸 느꼈나요?
“일단 패싱도 그렇고 조직력도 좋아졌고 팀이 기동력도 좋아진 거 같아요. 모든 선수들이 볼 받기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받기를 원하고 그리고 또 패싱 플레이가 돋보였던 거 같아요.”

-팬들 사이에서 ‘한국의 즐라탄’으로 불려요. 닮고 싶은 공격수는 누구인가요?
“즐라탄과 수아레스를 섞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수아레스의 창의성, 정말 수비수가 수아레스를 마크하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을 못할 거 같아요. 너무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다보니까...그런 창의력을 닮고 싶고 그리고 즐라탄의 슈팅이나 골 결정력이나 힘 싸움 해주는 그런 모습 닮고 싶죠.”

-수아레스는 아약스 동료였는데 그때도 지금처럼 잘했나요?
“그때 당시에는 수아레스가 그렇게 잘한다고 생각 못했어요. 그렇게 빠른 선수도 아니고 기술이 호날두처럼 뛰어나게 보이지 않았거든요,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선수가 대단하다고 많이 느끼는 이유가 제가 프로에 입문하고 나서 점점 저의 실력은 떨어지는 거 같고 수아레스는 실력이 점점 좋아지는 게 보이는 거예요. 아! 이게 정말 차이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죠. 수아레스가 정말 대단하다는 걸 많이 느꼈죠.”

-앞으로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 보여주고 싶나?
“저는 제가 축구할 때 즐겁고 싶거든요, 경기장 안에서 제가 즐길 수 있는 플레이 하고 싶고 그리고 그로 인해서 감독님이 저를 좋아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고 팬들이 보기에 ‘저 선수 플레이 재미있게 한다’ ‘즐겁게 한다’ ‘눈을 뗄 수 없다’ 그런 플레이하고 싶어요. 그런 플레이가 무엇을 보여주려는 의욕이 앞서기보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로 보여주고 싶어요.”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연락하는 선수는?
“(차)두리 형이랑 연락을 했었는데 두리 형 은퇴하고 다른 선수들과는 특별이 연락하는 사람은 없어요.”

-

-유럽에서 끝내고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다고 했는데 이유는 뭔가요?
“저는 최고의 팀에서 뛰고 나서 은퇴해야 제 인생에 후회가 없을 거 같아요. 제 인생에 있어서 축구가 전부이기 때문에 제가 최고의 팀에서 뛰어보지 못하고 물론 어렸을 때 최고의 팀에서 뛰었지만 정말 그때는 아무것도 모를 때 뛰었거든요. 지금은 많은 걸 경험하고 다시 간다면 자신 있어요. 그래서 최고의 팀에서 뛰고 꼭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서 뛰고 싶어요.“

-최고의 팀이라면 어디를 말하는 건가요?
“일단 바로 앞에 있는 벤피카(포르투갈)라는 팀을 꼭 가서 챔피언스리그 나가서 뛰고 싶고 그리고 나서 큰 팀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레알 마드리드를 가고 싶어요.”

-축구 선수로서 최종 목표는?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뛰는 거죠.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약스에서 은퇴하고 싶어요, 저에게 기회를 줬던 팀이고 너무나 감사한 팀이고 지금까지도 기억을 해준다는 게 감사하고 그리고 저의 가족 같은 친정팀이고 그러니까 예전에 기회를 줬는데 제가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다시 가서 성공해서 보여주고 싶어요. 그 팀을 위해 뛰고 은퇴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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