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국가대표 검토진도 놀란 '깜짝수'

알파고, 국가대표 검토진도 놀란 '깜짝수'

2016.03.10. 오전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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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 김찬우, 프로 바둑 기사 6단

[앵커]
세기의 대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대국은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의 패배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의 패착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남은 대국에서의 승부는 어떻게 될지 두 분의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계시는 김찬우 프로 6단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그리고 지난 2007년 IBM에 입사해서 제퍼디 퀴즈쇼, 컴퓨터 프로젝트이 우승을 한 그런 프로그램이었죠. 왓슨. 인공지능 개발에 직접 참여했었던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감 교수님은 참고로 아마추어 바둑 5단이십니다. 일단 어제 두 분 전문가들이 보셨을 때 알파고가 승리를 했고 이세돌 9단이 졌던 대국 총평을 하신다면 어디에서 갈렸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일단 알파고는 자신의 기량을 여지 없이 보여줬고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대한 연구가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화면에 어제 내용을 저희들이 분석을 해 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알파고의 불계승이라고 했는데 불계라는 것은. 제가 바둑 초보자입니다. 저희들이 쉽게 설명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도저히 역전할 가능성이 앞으로 안 보이니까 거기서 기권을 하는 것이죠. 끝까지 진행됐으면 이세돌 9단이 한두 집 정도 남기는 데 덤이 7집 반을 배한테 주게 되니까 그 정도는 다 정리된 상태에서는 극복할 여지가 없거든요. 그래서 깨끗하게 항복한 것이죠.

[앵커]
보통 저는 그만두겠습니다, 말로 한다든가 또는 죄송합니다. 컴퓨터 게임에서 말하는 지지 이걸 치는 게 아니라. 바둑을 옆으로, 돌을 옆으로 치워버리더라고요, 불계할 때는.

[인터뷰]
우선 4석에 표시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승패를 가르는 판정원께서 오셔서 그걸 정리를 하시더라고요.

[인터뷰]
보통 바둑을 졌을 때 말을 잘 안하고요. 자기가 잘못했던 부분을 가리키거나 해서 의사표시를 많이 하죠.

[앵커]
그렇군요. 의사표시를 그렇게 해서 불계패로 했습니다. 그러면 어제 보신 컴퓨터 전문가께서 보신 알파고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에 있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일단 균형감각이 참 좋고 그리고 단단하게 두다가 상대가 몰이를 했을 때 응징하는 그런 게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앵커]
상대가 약점을 보였을 때 응징한다. 이게 무슨 말이죠? 어떤 의미입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내 진영을 두텁게 힘을 비축하고 있다가 상대가 약간 조급한 마음에 무리해서 들어오면 응징한 것이죠. 현대바둑에서는 흑이 초반에 굉장히 무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덤이라는 게 크거든요. 특히 중국룰은 세계에서 가장 큰 7집반을 채택하고 있어서 그냥 무난하게 흘러가면 백이 유리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제는 백이 좀 유리한 측면이었는데 한 번 컴퓨터가 모든 수를 다 계산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컴퓨터가 한번 승세를 잡으면 역전하기 힘든가요?

[인터뷰]
모든 수를 다 계산하는 건 아닌데요. 알파고는 사람이 두는 것과 유사한 패턴의 수를 최적화시켜서 빨리 골라내는 능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일단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프로그램들은 이단 우세해지면 역전은 잘 안 당해요. 특히 후반에 승기를 뺏기게 되면 거의 이길 수가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부터 어제 승부를 갈랐던 대국의 주요 대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저희들이 해설을 해드릴 곳은 바로 고정관념을 깨는 변칙수와 관련된 것입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변칙수.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7번째 수라고 저희들이 그래픽으로 표시를 했는데 저게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인터뷰]
초반에는 보통 돌을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를 하는데요. 사람들이 볼 때는 상당히 잘 안 쓰는 특이한 수이기 때문에 변칙수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컴퓨터 입장에서는 저걸 변칙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서 이세돌 9단이 약간 작전을 잘못 세운 것 같아요. 오히려 저렇게 돌을 놨을 때 약간 변칙적으로 있는 돌을 어떻게 하면 좀 비효율적인 상태로 만들 것이냐, 이런 것에 대한 능력은 아주 탁월하거든요. 그래서 저런 전법은 앞으로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파고의 저때 대응은 어떻게 나온 것입니까?

[인터뷰]
저 수가 프로들의 공식대국에서 나오지 않는 수고 그러나 프로기사들이 인터넷바둑을 굉장히 많이 두거든요. 보통 공부를 열심히 하는 10, 20대 프로기사들은 1년에 1만판 이상을 둡니다. 거기에서 굉장히 빈번히 나왔던 수예요. 그래서 알파고가 학습된 수, 말하자면 이세돌 9단이 어떤 문제를 냈는데 알파고는 이미 기출문제에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정확한 법을 들고 나왔습니다.

[앵커]
지금 저희들이 설명을 했는데. 변칙수가 검은 돌이 있지 않습니까? 저기 있지 않습니까? 전체 판수에서 큰 영향을 줬습니까?

[인터뷰]
지금 보시면 이 자리가 변칙수로 둔 자리인데요. 보통 이렇게 가까워서 효율이 떨어지는 상태예요. 돌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고 강한 돌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게좋은데 강한 돌이었는데 가까이 붙어었거든요. 그래서 초반이 이 작전은 좋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두 번째로 살펴볼 것이 바로. 첫 번째로 이세돌의 변칙수를 살펴봤고요. 알파고의 승부수가 있었습니다. 알파고가 이겼던 순간 그때가 언제인지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이세돌 9단이 유리하다고 했었거든요. 중반까지만 해도.

[인터뷰]
원래는 초반에는 좋지 않았고요. 중반에 알파고가 느슨하게 두는 틈을 타서 다시 국면을 만회했는데 그 이후에 아주 팽팽한 상황이었는데 그때 알파고가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한 수가 나왔죠.

[앵커]
지금 이 판을 가지고 설명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지금 상황은 어떤 상황이냐 하면 흑이 이렇게 모양을 형성했고 백은 이쪽에 모양이 있습니다. 서로 큰 모양이 있고 나머지는 조그마한 모양 밖에 없는데. 이쪽이 지금 여기를 들어오게 되면 집이 다 깨져요.

[앵커]
백의 집이?

[인터뷰]
백의 선착을 저쪽에 해야 되는데 이 백돌이 큰 대마가 약간 약한 상태입니다. 여기를 어떻게 정리를 할 거냐 하는 부분이었는데 여기에서 알파고가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렇게 침투를 했는데요. 사실 이돌이 강하기 때문에 잘 들어올 수 없는데 자세히 보시면 이쪽에 벽이 있지 않습니까? 이 벽이 강하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하면 오히려 흑돌이 백한테 둘러싸이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고 보니까 만만치 않은.

[앵커]
다음에는 어떻게 진행이 됐습니까?

[인터뷰]
여기서 막아서. 일단 백을 가뒀습니다, 이렇게 울타리 안에 가둬놨는데. 이 장면에서 백이 이쪽으로 파고들어오니까 이쪽 돌이 점점 약해지고 있거든요. 일단 여기를 보강을 해서 좀 안정을 취하고 있는데 이쪽으로 역습을 하게 되니까 이 돌하고 이 돌 사이가 끊어졌죠. 분간이 되면서 이 돌이 죽어버렸어요. 이게 죽어버리니까 어떤 상황이 됐냐 하면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되니까 지금 여기를 또 하나 지켰는데요. 이렇게 돼 버리니까 이 돌이 잡혔어요. 잡혔는데 거기다가 중요한 게 백이 둘 차례입니다. 백이 둘 차례가 되면서 이쪽으로 선수를...

[앵커]
선수를 치는군요.

[인터뷰]
선수를 해서 손이 돌아오게 되니까 백이 원하던 걸 다 얻었죠. 여기서 형세가 백쪽으로 기울어버렸죠. 그래서 이 수가 진짜 이세돌 9단을 아주 깜짝 놀라게 만든 한수였습니다.

[앵커]
그때 이세돌 9단이 아, 여기 이 선수를 치고 좌상을 치고 나갔을 때 본인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인터뷰]
이세돌 9단 정도면 사실 이렇게 당했을 때 이제부터는 알파고는 나하고 호적수다.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했다라고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알파고도 팽팽한 상황에서는 이길 확률이 높은 수가 거의 최선의 수가 됩니다. 그래서 팽팽한 상황이나 약간 불리한 상황에서 아주 잘 둬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아주 조심해야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다음 질문 드리기 전에 지금 속보 들어온 내용 먼저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최근에 생후 2개월 된 딸이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죠. 20대 부부에 대해서 긴급체포영장이 떨어졌다는 속보입니다. 태어난 지 두 달 된 딸을 학대해 다치게 한 뒤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에서 검거해서 조사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잠시 뒤에 다시 전해드리도록 하고요.

그리고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했죠. 조훈현 프로기사 출신이죠. 조훈현 기사가 프로기사 9단이 새누리당에 입당했습니다. 4.13 총선 비례대표 공모에 참여를 했고 이번에 비례대표로 나올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바둑계의 사실 거목이라고 할 수 있는 조훈현 9단의 새누리당 입당이 오늘 아침부터 주요 뉴스가 되고 있는데요. 새누리당 책임당원으로 입당을 하고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후보신청기일은 11일부터 13일까지입니다.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전해 드렸고요.

이번에는 알파고가 정말 보통이 아니구나라는 걸. 왓슨을 개발한 컴퓨터 개발자로서 어느 순간에 딱 느꼈습니까?

[인터뷰]
일단 알파고의 승리가 과학자 입장에서 보면 반갑기도 합니다. 이게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 이렇게만 보실 게 아니고 컴퓨터 자체도 사람이 만든 거거든요. 수많은 연구자들이 거의 수십년 동안 연구한 결과가 가장 재능있는 한 사람의 능력을 넘어설 수 있느냐 없느냐 이런 걸로 보시면 오히려 이세돌 9단한테 압도적으로 알파고가 졌다고 하면 과학자 입장에서는 서글플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과학자 입장에서는 반갑고요. 다음 바둑팬 입장으로 보면 알파고의 실력이 작년 10월에 비해서 엄청나게 발전을 했지만 이세돌 9단이 정상적인 실력만 발휘했으면 질 수 있는 그런 상대는 아닌 것 같아요, 아직은. 그래서 이세돌 9단이 어제는 실수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앵커]
몇 번의 실수를 했습니까?

[인터뷰]
거의 10번 가까이 한 것 같아요. 알파고도 한 5번 이상 실수를 했는데 정상급 레벨에서 실수를 3번 이상을 하면 그 바둑은 사실 이길 수 있거든요.

[앵커]
127수가 결정적 승부수라고. 그때가 실착이라고 했는데 그 실수했던 장면을 분석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국면이 조금 더 진행된 상태에서요. 이쪽을 붙여서 여기는 이어져 있었고요. 이런 식으로. 이렇게 되어 있었고 이쪽도 진행이 됐는데요. 이쪽만 보시면 백이 이렇게 둬서 이 돌을 연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장면에서 사실 벽이 있기 때문에 내 돌이 가까이 가봐야 좋을 게 없어요. 상대가 강한 곳이기 때문에 가서 얻을 게 없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렇게 이리로 가기보다는 이렇게 단단하게 이쪽을 못 들어오게 막으면서 여기 작지만, 이쪽에 집을 취했어야 되는 상황이었죠. 그렇게 됐다면 이런 정도로 진행이 예상이 되는데요. 이런 식으로 두고. 이렇게 둬서. 흑이 여기에서 7, 8집을 만들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실전에서는 여기를 뻗는 바람에 이쪽을 뻗는 바람에 백이 이쪽으로 들어오게 되니까요.

[앵커]
안으로 더 파고.

[인터뷰]
파고 들어오니까 흑은 연결하기 위해서 이쪽을 막았는데요. 지금 보시면 이 돌이 있어서 여기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앵커]
집을 못 짓는 상황.

[인터뷰]
그렇죠. 서로 아무 의미가 없죠. 그리고 이렇게 해서 백이 그 사이에 뒤쪽을 파고들면서 이쪽 집을 차지해버렸거든요. 이렇게 되니까 여기를 차지하고 또 백이 둘 차례가 됐어요. 그러면서 갑자기 형세가 백쪽으로 기울어져버렸죠, 결정적으로.

[앵커]
이른바 패착, 결정적 실수가 바로 여기서 나온 거군요.

[인터뷰]
이세돌 9단이 여기를 왜 넣었는지가 이해가 안 됩니다. 평소에 이세돌 9단이라면 이렇게 쉽게 상대한테 집을 허용하지서 않거든요. 그래서 아직 컨디션이 약간 회복이 안 된 것 같다라는.

[앵커]
그 전에 경기를 많이 치렀죠, 이세돌 9단이?

[인터뷰]
그렇죠.

[앵커]
그 부분에 대해서 오늘은 좀 실수가 많지 않아야 되는데. 반면에 우리가 사람이라면 그런 걸 합니다. 내가 상대방과 바둑을 둘 때 아, 내가 지겠구나라고 하면 위축이 되고. 내가 승기를 잡았구나 하면 더 잘 두게 됩니다. 갑자기 아드레날린도 분비가 되면서 그렇게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컴퓨터는 그런 게 없어요. 내가 지금 지고 있어도 감정의 변화는 없습니다. 불리하다는 것을 인지는 하지만 그걸 감정으로 표출이 돼서 그 상황을 본인에게 더 불리하게 가는 것은 없거든요. 그 차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바둑에서 보면 반전무인이라고 해서 바둑판 앞에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 바둑을 둬야 된다. 이런 말이 있거든요. 그게 사실 바둑을 두는 사람들의 추구하는 이상적인 경지인데 알파고는 그걸 이룬 것이죠, 이미. 유리하든 불리하든 자기가 이길 확률이 높은 경우의 수를 찾아서 최선을 다해서 두거든요. 그러니까 한 순간만이라도 방심하면 바로 또 턱밑까지 추격을 하거든요.

[앵커]
컴퓨터 전문가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흔들림 없는 감정 없는 알파고.

[인터뷰]
그게 큰 장점이 있겠죠. 어제는 이세돌 9단이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이세돌 9단이 입단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지도했던 권갑용 8단이 이세돌 9단이 이렇게까지 긴장한 건 처음 본다.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였거든요. 알파고는 100% 실력을 발휘했지만 이세돌 9단은 70%도 발휘를 못한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대국을 본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요? 많은 실망을 했을 것 같은데요. 인간과 컴퓨터의 싸움에서 그래도 설마 인간이 도구한테, 종한테 주인이 질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졌습니다. 시민들의 반응을 들어봤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대결에 대한 관심은 대국장 안은 물론 밖에서도 뜨거웠습니다.

중계를 볼 수 있는 TV 주변엔 어김없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대국 시작 3시간 반 만에 알파고의 승리로 끝나자 시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황인백 / 경남 창원시 진해구 : 그래도 인간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했는데 알파고가 이기는 걸 보니까 우리도 머지않아서 기계하고 경쟁하는 시대가 온 거 같아 놀라운 마음이 드네요.]

바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부활시킨 것은 올해 초 종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시작됐습니다.

극 중 주인공이 천재 바둑기사로 나오면서 바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겁니다.

이후 이번 대국으로 대중의 관심은 절정에 달했습니다.

중장년층의 관심사였던 바둑이 드라마에 이은 세기의 대결로 젊은 층에도 확대된 겁니다.

[김시범 / 경기도 고양시 일산2동 : 인공지능 알파고 컴퓨터 하고 사람하고 대국을 두는 거니까 누가 이길지 되게 관심이 가고….]

시민들은 남은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꼭 이기기를 응원했습니다.

[김영래 /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 앞으로 이세돌 9단을 계속 응원해서 인간의 지능이 더 낫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남은 대국은 4차례.

세기의 대결이 인간과 인공지능 어느 쪽의 승리로 끝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앵커]
이번 세기의 대결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인간에게 도전장을 내민 인공지능, AI.

1997년 IBM의 딥블루가 두 번의 도전 끝에 체스 세계 챔피언을 꺾었습니다.

인류와 인공지능이 대결을 펼친 지 30년만의 일입니다.

IBM은 딥블루에 이어 2004년,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을 개발하는데요.

그로부터 7년 뒤, 미국의 TV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우승합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감성이 없는 로봇이 넘볼 수 없는 영역, 예술에까지 손을 뻗습니다.

지난달, 구글의 인공지능 '딥드림'이 그린 추상화입니다.

29점의 그림이 9만7천달러에 판매됐는데요.

미국 예일대가 개발한 '쿨리타'는 음계를 조합해 작곡까지 해냅니다.

무섭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을 보며 영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떠올리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인공지능의 현주소, 어디까지 와있을까요. 계속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도구한테 졌다는 데 실망을 감추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도구는 결국 사람이 만들었거든요. 과연 이게 기뻐할 일일지 아쉬움이 남는 대국일지는 좀더 지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바로 조금 전에 소개해드렸던 왓슨 컴퓨터. 제퍼디의 퀴즈 프로그램, 유명한 그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우승까지 한 왓슨. 그 인공지능을 만들었던 분입니다. 감동근 교수께. 그당시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그때 어떻게 퀴즈프로그램까지 출연을 할 컴퓨터를 만들게 되셨죠?

[인터뷰]
퀴즈프로그램. 사람이 쓰는 자연어라고 하는데요. 이건 규칙이 없습니다, 거. 똑같은 표현을 쓰더라도 맥락에 따라서 완전 의미가 달라지고 반어법을 쓰기도 하고 비유도 하고.

[앵커]
아닌 것은...

[인터뷰]
네. 그래서 이건 오히려 규칙이 정해져 있는 바둑과 같은 보드게임보다 오히려 더 컴퓨터한테 받아들여졌어요.

[앵커]
그런데 거기에 도전을 하고 우승을 하는 순간 그걸 만들 개발자로서, 지금 구글 개발자가 그런 생각을 가질 텐데 어떤 느낌이 듭니까? 인간을 꺾은 컴퓨터를 만든 개발자는.

[인터뷰]
체스 컴퓨터도 마찬가지고 구글 CEO도 그렇게까지 기뻐하지 않을 거예요. 이게 그분들은 시간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앵커]
시간문제, 무슨 말씀이시죠?

[인터뷰]
언젠가는 이번에 혹시 이세돌 9단한테 알파고가 압도적으로 패하더라도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다, 머지 않아. 이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렇게들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 분야에서는.

[앵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이긴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예를 들어서 지금은 명령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고 인공지능이라는 건 명령하지 않아도 움직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기가 알아서 하라는 게. 불확실한 상태에서도 너가 찾아서 알아가봐. 그러면 나중에는 인간을 지배하려 드는 그런 세상은 오지 않을까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인터뷰]
영화에 보면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그런 건 소위 강한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컴퓨터가 자의식까지 갖고 있는 거죠. 그건 지금 바둑 컴퓨터하고는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처음에 인공지능 연구할 때 사람의 두뇌를 그대로 흉내내려고 했는데 그걸 실패했어요. 사람의 두뇌는 여러 가지 기능을 종합적으로 하거든요. 쉽게 말씀을 드리면 이세돌 9단은 바둑도 두지만 작곡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림도 그리고 퀴즈쇼도 풀 수 있고. 알파고는 바둑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인간지능이 너무나 복잡한 일을 하기 때문에 그걸 흉내내는 것은 힘드니까 그걸 아주 세분화해서 단 한 분야에서만이라도 해 보자. 그런 다음에 이런 걸 두루 합치면 두뇌 비슷해 지지 않겠는갸이런 접근방식이거든요. 그러니까 바둑 컴퓨터, 바둑에서 컴퓨터가 인간이 이긴다고 해도 그런 영화에 나오는 얘기까지는 굉장히 먼 이야기입니다.

[앵커]
인공지능을 만드는 입장에서 시민들이나 저도 그랬어요. 어떻게 인간이 질까. 그렇게까지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보십니까? 앞으로의 인공지능의 미래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인공지능이 모든 기술이 다 그런 면이 있습니다. 사회에 유익하게 쓰일 수도 있고 유해하게 쓰일 수도 있고 그래서 유해한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런 논의들이 적극적으로 시작이 돼야 되겠고요.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에서 우리 자녀들을 어떻게 가르치는 게 좋을지. 그런 것도 관심을 많이 가지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하나 아쉬웠던 건 인공지능이 이길 수 있죠. 그런데 구글이 만든 게 아니라 우리 카이스트가 만들었으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는 기술 수준 어느 정도로 됩니까?

[인터뷰]
김찬우 사범도 계시지만 굉장히 세부 분야에 들어가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는 연구자들이 많거든요. 이런 아이디어도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닙니다. 원래 예전부터 있었던 아이디어인데 그걸 실행할 인력, 자본 이런 게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충분한 지원이 있댜면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대국 1시부터 시작하거든요. 오늘 어떤 대국이 펼쳐질지 이세돌 9단에게 조언 한마디 하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인터뷰]
이세돌 9단이 어제는 좀 너무 성급하다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오늘 알파고를 상대할 때는 좀 여유를 가지고 차분하게 두다 보면 알파고도 약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면 그 약점들이 보이거든요. 그런데 조급하게 서두르다 보니까 오히려 본인의 약점만 노출되고 자꾸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벌어졌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이세돌 9단이 여유를 가지고 대국을 한다면 좀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두 번째 대결, 다시 한 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찬우 프로 6단, 그리고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였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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