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운명의 멕시코전...신의 선택은?

'사생결단' 운명의 멕시코전...신의 선택은?

2018.06.22. 오후 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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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 운명의 멕시코전...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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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태용호의 운명이 걸린 멕시코전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표팀은 결전지에 입성해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마지막 훈련만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멕시코에 지면 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반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러시아 현지에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재형 기자!

우리 선수단, 멕시코전이 열리는 도시에 도착했는데요. 현재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대표팀은 이곳 시각으로 어제 오전 베이스캠프가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비공개 훈련을 한 뒤 전세기를 타고 이동해 저녁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로스토프나도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쪽으로 1천5백여 km 떨어진 곳입니다.

선수단이 도착하는 모습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무거웠다고 전해집니다.

첫 경기 스웨덴전 패배로 팬들의 비난이 거세 선수단이 느끼는 부담감이 큰 상황입니다.

대표팀은 오늘 오후, 그러니까 한국 시각으로 밤 11시부터 경기가 열리는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공식 기자회견과 최종 훈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인데요. 멕시코의 기본 전력에 첫 경기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잡아서 팀 분위기에서 우리를 압도한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우승후보 독일을 잡았기 때문에 선수단 사기가 크게 올라가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멕시코 팬들이나 취재진의 얼굴에서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멕시코는 기본적으로 압박과 역습이 좋고 개인기도 뛰어납니다.

첫 경기에서 독일을 잡을 때는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재미를 봤는데요.

아무래도 전력상 우위에 있는 한국전에선 좀 더 공격 중심의 경기 운영이 예상됩니다.

이럴 경우 멕시코 수비라인을 끌어올린 뒤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득점을 노리게 되는데요.

우리 대표팀이 압박이 좋은 팀에 고전한 경우가 많이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앵커]
감독들의 지략 대결도 관심인데요.

멕시코 대표팀을 지휘하는 오소리오 감독도 경계 대상이라면서요?

[기자]
신태용 감독과 멕시코 오소리오 감독의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다양한 전술을 즐긴다는 점입니다.

다만, 첫 경기만 놓고 보면 오소리오 감독의 완승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오소리오 감독 별명이 교수입니다. 실제 유럽과 미국에서 축구 공부를 한 학구파이기도 하고요.

상대 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전술로 지금의 멕시코 축구를 완성한 주인공입니다.

다양한 전술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갈리지만,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습니다.

선수들이 감독을 천재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오소리오 감독은 한국과 한 조에 묶인 직후 히딩크 전 감독에게까지 조언을 들었는데요.

한국전에 대비해 어떤 맞춤형 전술을 꺼낼지 지켜봐야겠지만, 공격 중심은 확실해 보입니다.

[앵커]
무더위와 멕시코의 광적인 응원단 등 경기 외적인 변수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은 러시아 남쪽에 위치해 다른 개최도시들보다 덥습니다.

한낮에는 최고 35도까지 올라가는데요.

베이스캠프가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높아야 25도를 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큽니다.

경기가 이곳 시각으로 저녁 6시여서 30도 정도의 기온이 예상되지만, 적응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 하나 멕시코 응원단이 변수로 꼽히는데요.

독일과의 경기 때도 3만 명이 넘는 멕시코 팬들이 경기장을 채웠는데 이번에도 비슷할 전망입니다.

저희가 이곳으로 오는 비행기 역시 한국 취재진 제외하면 대부분 멕시코 팬들이 탔을 정도입니다.

멕시코 팬들 응원이 극성맞고 소란스럽기로 유명한데요. 심지어 독일전에선 동성애를 혐오하는 욕설을 해 피파의 징계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선수단엔 안팎으로 힘든 환경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왔는지 물어봤는데요,

휴가를 내고 왔느냐 물었더니 대부분 직장 관두고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자동차, 심지어 집까지 처분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월드컵이 멕시코에 어떤 의미인지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스웨덴전은 결과도 결과지만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무기력한 내용에 국민의 실망이 컸는데요. 멕시코전에선 좀 더 적극적인 경기를 기대해도 될까요?

[기자]
승점 3이 절실한 상황에서 공격적이 경기 운영이 절실하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압박과 역습, 여기에 개인기까지 좋은 멕시코에 정면승부를 걸었다가 대량실점을 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멕시코전 승리를 노려야 한다는 분석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비에 무게를 둘 경우 자칫 무기력했던 스웨덴전 경기 내용이 반복될 수 있어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깊을 거로 예상됩니다.

오늘 오후 있을 기자회견을 들어보면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손흥민 황희찬 등 득점력 있는 선수들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멕시코 선수들이 대체로 다혈질인데요.

우리 선수들이 적절하게 신경전을 펼친다면 멕시코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거로 예상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밤 사이 열린 다른 조 경기도 간략하게 정리해볼까요.

[기자]
우선 가장 관심을 끈 건 아르헨티아와 크로아티아 경기였습니다.

크로아티아가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3대 0으로 완파했는데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중원의 핵 모드리치와 라키티치가 연속골을 터뜨렸습니다.

2연승을 거둔 크로아티아는 16강에 진출했고요.

아르헨티나는 탈락 위기에 놓였습니다.

메시는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습니다.

이번 대회 라이벌 호날두가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 메시의 부진은 더 확연히 눈에 띄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승후보 프랑스도 페루를 누르고 16강에 올랐습니다

올해 19살인 음바페가 결승골을 넣었는데요.

프랑스의 월드컵 본선 사상 최연소 득점입니다.

반면,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을 밟은 페루는 2연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습니다.

조별로 두 번째 경기가 진행되면서 16강 진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스포츠 명언 중에 생각이 많아지면 발이 느려진다는 말이 있는데요.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대표팀 지나치게 멕시코를 의식하기보다 가장 잘하는 걸 더욱 살려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후회 없이 멕시코전에 모든 걸 쏟아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러시아 로스토프 나도누에서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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