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북극 한파 맹위...'온난화의 역설'

올겨울 북극 한파 맹위...'온난화의 역설'

2018.01.11. 오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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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두 / YTN 과학재난팀장

[앵커]
북극발 한파가 미국과 유럽에 이어서 우리나라를 강타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역설이라고 불리는 이례적인 겨울 한파, 원인 짚어보겠습니다.

과학재난팀 김진두 팀장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서울 기온이 영하 12.6도, 내일의 영하 15도까지 떨어진다고 하는데요. 오늘, 내일 전국이 다 영하권이라고 봐야 되는 거죠?

[기자]
보통 내륙은 대부분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죠. 지난달 초에는 굉장히 강한 한파가 찾아왔을 때도 전국 대부분 지방이 내륙은 다 영하권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영상권이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이 기록이 깨졌습니다. 오늘 아침에 제주도의 기온도 영하권으로 처음 떨어졌고요. 내일은 오늘보다 기온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내일도 역시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이 영하권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기온 보면 서울이 영하 12.6도였는데 강원 산간은 영하 25도 가까이 떨어졌고요. 강원 내륙 또 경기 북부지역은 대부분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더 추워진 이유가 있는데 말씀하셨듯이 북극발 한파라고 지금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 북극에 머물고 있는 강한 한기가 북반구 지역으로 내려오고 있는 형태인데요. 그래픽이 준비돼 있으니까 그걸 보며 설명을 드리죠.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국 동부지역, 그러니까 오른쪽에 북동부 지역에 굉장히 큰 한파가 있었지 않습니까? 그게 북극한파라고 이야기했었던 건데 그 한파는 조금 누그러들었습니다. 출렁출렁하는 이 모양 형태가 상층의 강한 바람대, 제트기류의 모습을 표현한 것인데요. 아래 쪽으로 처진 부분에는 찬공기가 밀려 내려오는 것이고 반대로 올라간 부분에 따뜻한 공기가 이동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파란색은 찬공기, 빨간색은 더운공기라고 보시면 되죠.

[기자]
보시면 찬공기가 세 군데 정도쯤 내려와 있는 걸 보실 수가 있는데요. 대부분 첫 번째가 왼쪽에 있는 유럽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한파와 함께 폭설이 지금 맹위를 떨치고 있고요. 또 하나가 동아시아지역.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일본지역까지 분포를 하고 있고 하나는 미국의 북동부지역에 있다가 그게 동쪽으로 물러가면서 지금은 미국 동복의 해상 쪽으로 찬공기가 밀려오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오늘 제주도와 서해안에는 많은 폭설이 내렸어요. 제주도 같은 경우에 산간에는 수십 센티 내린 것 같고 해안가 쪽으로도 4cm, 5cm 눈이 내려서 공항이 폐쇄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이 지역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이유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제주도 지역뿐만 아니라 지금 서해안 지역, 그러니까 충청과 호남지방 같은 경우에도 30cm 정도가 왔고요. 제주 산간에는 4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습니다. 또 제주 산간이 아닌 내륙지역에도 4~5cm 정도의 눈이 내리면서 공항이 폐쇄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런 형태는 찬공기가 기본적인 원인입니다. 찬공기와 따뜻한 서해바다와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현상인데요. 그래픽 준비했는데 잠깐 보실까요. 보통 이렇게 영하 40도에 달하는 찬공기가 내려오면 이 찬공기가 어디에 부딪치냐면 해상하고 맞부딪칩니다. 그런데 해상의 온도는 찬공기보다는 조금 높습니다.

목욕탕을 생각해 보시면 잘 이해가 되실 텐데요. 목욕탕에 수증기가 김이 올라오지 않습니까? 따뜻한 물이 차가운 공기와 만나면서 김이 올라오거든요. 마찬가지로 찬공기 때문에 서해상에서, 해상에서 수증기가 올라오면서 낮은 눈구름대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런 눈구름대의 특징은 짧은 시간에 내리는 함박눈이 쏟아지면서 적설량이 순식간에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이게 바람을 타고 내륙으로 들어오면서 주로 서해안지역, 그러니까 충청과 호남지방, 그리고 제주 산간 지역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제주도 지역은 지형적인 효과, 그러니까 바람이 산을 타고 올라가는 효과까지 겹치면서 겹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서 훨씬 많은 폭설이 쏟아진 것으로 봐야 합니다.

[앵커]
앞서 지도를 보면 유럽하고 미국 쪽에서도 혹한이 맹위를 떨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최근에 지구 온난화다 이렇게 얘기하면 기온이 올라가야 하는데 거꾸로 왜 이렇게 날씨가 추운 거죠?

[기자]
온난화의 역설이라고 그럽니다. 온난화 하면 지구 기온 자체가 올라가야 되는데 왜 이렇게 추워지는 거지. 그리고 실제로 겨울철에 이렇게 혹한이 찾아오는 현상은 2012년부터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그 현상 지금 그래픽으로 보여지고 있는데요. 북극은 굉장히 찬공기가, 지구상에서 가장 찬공기가 머물러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가두어두고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극제트라고 상층에 굉장히 강한 바람장이 있습니다. 그게 둥글게 북극 한기를 가둬두고 있는 역할을 하는 건데 문제는 제트기류가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바다의 빙하가 녹게 됩니다. 빙하가 녹게 되면 햇빛이 바다에 흡수되면서 온도가 더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서 북극기온이 급격하게 상승을 하게 되면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남쪽으로 처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북극 한기가 머물러 있지 못하고 남쪽과 중위도까지 내려오게 되는 거죠. 이게 어느 지역에 내려오느냐에 따라서 그 지역에 예상보다 강한, 평년보다 훨씬 강한 혹한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게 북미 북동부 지역에 2주 정도 머물렀었고요. 유럽 지역에서도 지금 영향을 주면서 폭설, 혹한이 나타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지금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그게 바로 온난화의 역설이라고 이렇게 봐야 되는군요. 혹한에 이어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은 겨울 폭우로 대형 산사태까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진흙 쓰나미라고 표현할 정도인데요. 그 원인은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아까 처음에 나왔던 그래픽 다시 한 번 보면 좋겠는데요. 온도 자체가 지난번에는 찬공기가 내려와서 혹한이 미국 북동부 지역을 강타했는데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다소 따뜻한 공기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보시면 미국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찬공기와 따뜻한 공기의 경계면이 만납니다. 이렇게 되면서 굉장히 강한 비구름이 형성되면서 미국 서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거죠. 겨울 폭우라고 불릴 정도로 굉장히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 문제가 캘리포니아 지역 같은 경우는 이전까지만 해도 산불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굉장히 많은 산불이 나면서 산에 나무들이 대부분 타버렸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그 비를 잡아줘야 될 산의 나무들이 없는 상태에서 비가 왔기 때문에 굉장히 산사태가 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겁니다. 그래서 강력한 진흙 쓰나미라고 부를 정도로 강력한 산사태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또 다른 피해, 그러니까 산불은 꺼졌습니다마는 산사태 피해로 캘리포니아 지역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호주 같은 경우는 기온이 너무 올라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기자]
이게 온난화라는 게 두 가지 현상으로 나타나는데요. 겨울에는 북극 한기가 내려오면서 더 추워지고요. 호주 지역은 지금 여름입니다. 여름이면 폭염은 더 심해지는 겁니다. 우리가 여름만 되면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폭염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여름에는 더 뜨거워지고 겨울에서 더 추워지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추위, 이번 겨울 한 번 더 오는 겁니까?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이번이 가장 강한 추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내일까지가 가장 피크인가요?

[기자]
내일이 가장 강한 추위가 되겠고 주말 낮부터는 누그러들고요. 다음 주에는 예년기온 수준이니까 큰 추위는 당분간 없습니다.

그런데 2월 초 정도쯤에서는 한 차례 정도 더 한기가 내려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이 올겨울 추위의 가장 피크였다. 그리고 다음 달에 추위가 오기는 하지만 이번보다는 조금 약한 정도의 추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밤과 내일 오전까지 추위 각별히 조심하셔야 되고 특히 불조심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계량기 동파 사고도 굉장히 늘어날 것 같습니다.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과학재난팀 김진두 팀장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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