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환자들에게 진료 거부당한 아시아계 의사

백인 환자들에게 진료 거부당한 아시아계 의사

2017.08.16.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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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환자들에게 진료 거부당한 아시아계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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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 주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아시아계 의사가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수차례 진료를 거부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오리건 주 헬스 앤 사이언스 대학 병원 부교수이자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는 에스더 추(Esther Choo)라는 여성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시아계 의사로서 당한 '인종 차별'을 토로했다.

오리건 주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지난 5월에도 백인 남성이 기차에서 이슬람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의사 에스더 역시 인종 차별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1년에 몇 차례씩 응급실을 찾은 백인 환자들이 단순히 '인종' 때문에 나에게 치료받기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백인 환자들에게 진료 거부당한 아시아계 의사

에스더는 "그럴 땐 화가 난다기보다는 (생명이 위급한데도 치료를 거부하는) 그들의 심리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일부 백인 환자들이 치료를 거부할 때면 에스더는 말한다. "나는 15년 동안 대학에서 공부하고 치료해 온 전문의기 때문에 당신을 보살필 자격이 충분하다"며 "내가 당신을 치료하지 않으면 인턴이 당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그럼에도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힌 몇몇 환자들은 15년 경력의 에스더가 아닌 '백인' 인턴이 자신을 치료해주기를 바라거나, 아예 다른 병원으로 가버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론 진료를 거부하던 백인 환자 중 소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한다. 에스더는 "얼굴을 마주 본 채로 계속해서 상대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인 환자들에게 진료 거부당한 아시아계 의사

(▲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끝으로 그는 "나는 그동안 (아시아계 의사로서) 불신과 부끄러움, 분노를 겪어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삐뚤어진 시각을 동정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다"고 전했다.

에스더의 글은 3일 만에 2만 번 이상 공유되며 인종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에스더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내 글을 공유하고 공감한 것은 일터에서 인종 차별을 경험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에스더 추 트위터 / ABC '그레이 아나토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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