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70대 노인 살해 사건...범인 잡고보니

화천 70대 노인 살해 사건...범인 잡고보니

2012.02.16. 오후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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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군 복무 시절 당한 문책성 인사에 앙심을 품고 15년 뒤 당시 소속 부대 연대장의 어머니를 살해한 60대 전직 군 부사관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인이 보낸 협박 편지에서 발견된 극소량의 DNA가 단서였습니다.

지환 기자가 범행부터 검거까지 당시 사건을 재구성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7년 10월, 강원도 화천의 작은 마을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77살인 최 모 할머니.

최 할머니는 둔기로 여러 차례 머리를 맞아 숨진 채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습니다.

목격자는 아무도 없었고, 사건이 발생한 지 5년 가까이 지나면서 경찰의 대표적인 장기미제 사건으로 분류됐습니다.

하지만 사건 이후 이상한 점은 또 있었습니다.

당시 화천 지역 육군 모 부대 연대장이었던 할머니의 큰아들 앞으로 최근까지 7통의 협박 편지가 배달됐습니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에, 발신자에 대한 정보는 없었고 숨진 할머니와 큰아들에 대한 모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편지를 보낼 당시 찍힌 CCTV로 범인의 모습이 나왔지만 얼굴을 가리고 있어 구별이 어려웠습니다.

이 편지가 범인이 지난 5년간 큰 아들 앞으로 보낸 편지입니다.

경찰은 이 편지에서 발견된 극소량의 DNA로 사건 발생 5년 만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범인은 과거 최 할머니의 큰아들이 연대장으로 있던 군부대의 전직 부사관 출신 64살 조 모 씨.

15년 전인 1993년 당한 문책성 전보조치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정신과 치료 병력이 있는 조 씨는 당시 일을 항의하기 위해 최 할머니를 찾아갔고 이후 자기 필체를 숨기고 협박 편지를 보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인터뷰:임형찬, 강원지방경찰청 강력계]
"편지를 보낸 것은 피해자 아들을 만나기 위한 목적이고 겁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필체) 변형을 시켰다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썼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조 씨에 대해 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15년 전 연대장으로부터 당한 문책성 전보 조치에 그의 어머니를 살해한 전직 부사관.

목격자 하나 없이 장기 미제로 끝날 것 같던 조 씨의 범행은 사건 발생 5년 만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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