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긴 MT천국 강촌

발길 끊긴 MT천국 강촌

2012.04.30. 오전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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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 맘 때가 되면 대학생들과 봄나들이를 즐기는 연인들로 북적이던 곳이 있습니다.

경춘선 열차를 타면 갈 수 있던 북한강변의‘강촌'이 바로 그 곳인데요.

경춘선 열차가 전철로 바뀌면서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지환 기자가 강촌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북한강 철길 따라 덜컹거리는 열차를 타면 도착하던 곳 강촌.

아련한 추억과 함께 강촌은 오랜 시간 대학생들과 젊은 연인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기차역은 폐쇄돼 굳게 문을 닫았고 북적이던 거리는 한산합니다.

강촌의 명물, 놀이기구는 멈춰 섰고, 자전거와 대여소에는 먼지만 쌓여 갑니다.

사정이 가장 절박한 건 250개가 넘는 민박과 펜션.

찾는 사람이 없어 방마다 텅 비었습니다.

[인터뷰:이영성, 강촌지역 숙박업소 주인]
"지금 현재 상황은 펜션 업계가 많이 죽어 있어요. 옛날 같지 않고 옛날에는 MT라든가 이런 것도 많이 왔었는데..."

강촌 지역에 관광객이 줄은 건, 역설적이게도 열차 대신 더욱 빠른 전철이 개통되면서부터.

전철 개통으로 이제 1시간이면 수도권에서 강촌까지 올 수 있습니다.

당연히 체류형보다는 당일치기 관광객이 주를 이루며 이 곳 강촌의 위기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등산객은 꾸준하지만 가족이나 단체 관광객은 찾기 힘들고, 대부분이 머물다 가지 않으니 숙박업소나 상가 대다수가 매물로 나온 상태입니다.

[인터뷰:조성현, 강촌지역 공인중개사]
"펜션은 제가 알기로는 강촌의 100% 중에 80~90%가 다 내놓은 상태에요. (예전엔) 1박 2일 코스가 딱 맞았는데 지금은 아침에 와서 놀고 저녁에 가버리는 거에요."

4대 강 살리기 사업과 함께 자전거 길이 개통됐지만 이를 엮고 묶어낼 관광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또 다른 이유입니다.

수도권 전철 시대라는 이름과 함께 더욱 빠르고 더욱 편리해진 전철의 개통.

하지만 기차여행의 아스라한 추억도 함께 사라지며 오랫동안 이어온 MT여행지 강촌의 명성은 점점 그 빛을 잃고 있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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