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프로그램 유포해 PC 270만 대 감염

[앵커멘트]

인터넷에 연결하면 지정해 놓은 홈페이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어 이상하게 여기신 분들 있으실 텐데요.

몰래 유포된 악성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특정 쇼핑몰에 강제로 연결되는 악성 프로그램 등을 몰래 유포하고, 광고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구매하려는 물건을 입력하니 특정 사이트로 연결하는 배너가 강제로 화면에 나타나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실행하니, 사용자가 지정해 놓은 홈페이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연결됩니다.

컴퓨터에 몰래 설치된 악성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실행되면서 인터넷 사용자의 컴퓨터가 이른바 좀비 PC로 변한 겁니다.

악성 프로그램은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미디어 재생 프로그램이나 백신 등을 무료로 다운 받다가 감염된 겁니다.

경찰에 적발된 일당 4명은 이런 식으로 컴퓨터 270만여 대를 감염시켜 특정 쇼핑몰에 연결시켜 주고 광고 수수료 등을 챙겼습니다.

7개월 동안 챙긴 부당이익만 무려 7억 2천만 원.

[인터뷰:이 모 씨, 피의자]
"(악성 프로그램 유포가 죄가 되는 줄)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나름 열심히 살아 보려고 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악성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찾지 못하도록 숨겨져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임의로 제거하기 어렵다는 점.

특히 백신 프로그램으로 삭제해도 숫자나 글자만 바꾸면 신종 악성 프로그램이 되기 때문에, 백신으로 잡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김태언,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백신 프로그램이 악성 프로그램을 치료하더라도, 악성 프로그램 코드를 살짝만 바꾸어 유포하면 백신 프로그램이 바뀐 코드를 잡아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전에 악성 코드를 잡아내기는 상당히 힘듭니다."

경찰은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26살 이 모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37살 최 모 씨를 수배했습니다.

컴퓨터 사용자가 쉽게 제거하지도 못 하고 백신 프로그램조차 무용지물로 만드는 악성 프로그램.

근본적인 해결 대책이 없어 제2, 제3의 범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YTN 박종혁[johnpark@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