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입 고철, 받고 보니 쓰레기

필리핀 수입 고철, 받고 보니 쓰레기

2012.07.31. 오후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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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필리핀에서 건축 폐기물을 고철로 위장해 수출하는 무역 사기가 늘고 있습니다.

현지 경찰이 한국인 브로커가 포함된 사기 조직을 쫓고 있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필리핀에서 동 스크랩 344톤, 25억여 원어치를 시세보다 20% 정도 싼 가격에 수입하기로 한 김 모 씨.

현지에서 문제 없이 물건이 적재된 것을 확인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보름 뒤, 부산항에 도착한 컨테이너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컨테이너에 고철이 아니라 석고로 된 건축 폐기물이 들어있었던 겁니다.

피해자는 김 씨뿐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고철과 스테인리스, 동을 수입하려던 우리 업체 5곳이 물건 대신 쓰레기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컨테이너 87개, 2천여 톤 분량 40여 억 원어치입니다.

컨테이너가 배에 실리기 전에 빼돌려 볼트를 풀고 고철과 폐기물을 바꿔치기 하거나 물건을 보내지 않고 허위 증권을 발송해 대금을 독촉하는 등, 수법도 가지가지.

[인터뷰:김길주, 부산세관 외환조사과장]
"현지 확인 이후, 보세 운송 과정, 선박으로 이동 과정에서 물건을 바꿔치기 했기 때문에 실제로 국내에 들어와서 물건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은 당하기 십상입니다."

피해액을 보상받을 길은 묘연한데, 폐기물 처리 비용과 컨테이너 사용료 등 수천만 원도 고스란히 화주가 떠안게 됐습니다.

[인터뷰:이영원, 창고 관리]
"저희들 CY(컨테이너 야드)도 피해가 상당합니다. 지금 현재 이 컨테이너를 사용을 못하고 있고 처리가 지금 안 되고 있어서 저희들도 주차장을 활용해서 적재를 하고 있습니다."

사기를 친 필리핀 업체는 5곳이지만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한 조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이 조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한국인 브로커 2명에 대해 필리핀 연방수사국에 수배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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