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뺑소니 사고…옆에서 보고도 모른 척

무면허 뺑소니 사고…옆에서 보고도 모른 척

2013.08.23.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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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대 무면허 운전자가 장애인을 치고 달아났는데 사고 목격자나 지나가는 시민이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1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에 옮겨진 50대 장애인은 중태입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차장을 서서히 빠져나와 도로로 접어드는 승용차 앞으로 시각장애 3급인 55살 문 모 씨가 지나갑니다.

25살 이 모 씨가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운전하다 문 씨를 친 뒤 그대로 문 씨 위를 지나갑니다.

차에서 내린 이 씨는 쓰러진 문 씨에게 몇 마디를 건네고는 "주차하고 오겠다"며 차에 올라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이때가 지난 20일 새벽 4시 반쯤.

CCTV 화면을 보면 왼쪽에 남성이 보이지만 문 씨에게 다가가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손에 든 스마트 폰만 바라봅니다.

목격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있던 곳입니다.

사고 지점에서 불과 10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당시가 조용한 새벽이라 이 남성이 사고를 충분히 인지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에 행인도 나타나지만 술에 취한 노숙자로 여겼는지 대수롭지 않게 지나칩니다.

너도나도 모른 체하는 사이 신음하며 방치된 문 씨.

경찰에 신고가 접수돼 119가 출동한 것은 사고가 난 지 한 시간이 지나서였습니다.

엉덩이뼈가 으스러진 문 씨는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뺑소니 운전자 잘못이 크지만 CCTV 상으로는 다른 시민들의 무관심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인터뷰:박정곤, 부산 사상경찰서 뺑소니전담팀장]
"수사기관이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시민정신으로 목격자가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CTV가 있어 경찰이 이 씨를 검거했지만 그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 불편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YTN 김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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