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사투..."돛대가 살렸다"

12시간 사투..."돛대가 살렸다"

2013.10.16. 오후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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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오후 경북 포항 영일만항 앞바다에서 파나마 화물선 좌초돼 9명이 숨지고 8명이 구조됐으나 2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구조된 사람들은 돛대에서 12시간 동안 거센 파도와 사투를 벌였습니다.

채장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좌초된 8천톤 급 파나마 화물선이 깊이 14m의 바닷물에 거의 잠긴 채 돛대 부분만 남아 있습니다.

뱃머리 부분 돛대 위에 선원 7명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강풍에 헬기가 접근하지 못합니다.

항구에서 표류하던 선원 1명이 먼저 구조되고, 7명은 잠시 뒤 구조대가 방파제에 설치한 밧줄을 이용해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어둠속에서 거센 파도와 사투를 벌인 지 12시간 만입니다.

구조된 선원들은 미처 돛대로 올라 오지 못한 선원 10여 명이 집채 만한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떨어졌다고 악몽 같은 상황을 기억했습니다.

[인터뷰:김태곤, 한국해양구조협회 경북지부장]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조명탄 6발을 터트려도 시계가 거의 안나올 정도였고,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사고 화물선은 닻이 해저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방파제까지 900m 정도 끌려온 뒤 여러 차례 충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닻이 거센 파도에 꼬이면서 배를 대피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고 당시 영일만 앞바다에는 순간 최고 초속 30미터의 강풍과 8미터에 달하는 거센 파도가 몰아쳤습니다.

사고 선박 안에는 벙커C유, 경유 등 기름 130여 톤이 있었으며 상당량이 이미 바다로 흘러 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조류를 따라서 해안가로 뻗어 나가고 있는데 앞으로 방제정, 경비정 모든 세력을 동원해서 유류 오염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고 화물선은 풍랑경보가 내려지자 먼바다로 대피하라는 해양당국의 권고를 무시해 대형사고로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YTN 채장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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