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도입 한국은행과 갈등

지역화폐 도입 한국은행과 갈등

2014.02.03. 오전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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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정 지역에서만 쓰는 지역화폐에 대한 지자체들의 관심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 때문인데 자칫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재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 겨울 화천 산천어축제에 몰려든 행락객은 140만 명.

낚시터 입장료 만 2천원을 내면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같은 액수의 상품권으로 돌려줬습니다.

이렇게 발급된 상품권은 모두 15억 원어치, 대부분 지역 농산물을 구입하고 식당을 이용하는데 쓰였습니다.

화천군은 축제기간 입장객 수보다 상품권으로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띤 것에 더 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정갑철, 화천군수]
"농산물을 바꿀 수 있는 화천 돈, 식당에서 쓸 수 있는 화천 돈, 이런 것들을 만들면 우리 지역의 축제를 통해서 경기활성화가 되지 않겠느냐..."

지역경기를 살리기 위해 상품권을 도입한 지자체는 화천을 비롯해 양구, 인제 등 강원도내 7개 시군에 이릅니다.

성공적인 상품권 운영에 자극받은 강원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화폐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제력이 집중된 수도권에 지역의 부가 흡수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인터뷰:백승호, 사회적경제과장]
"지역에서 연간 빠져나가는 돈이 4조 원 정도 되거든요. 이런 부분을 좀 완화해서 지역 내에서 돈이 머무르고 돌게 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보고자..."

법정통화 발행권을 갖고 있는 한국은행은 아직 지역화폐 도입 움직임에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역경제를 내세워 통화시장의 혼란이 초래돼선 안된다며 원론적인 면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한국은행 관계자]
"(지역화폐는) 상품권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품권에다가 지역화폐란 이름을 붙인다는 거죠. 다만 상품권처럼 만들라는 것, 상품권처럼 딱 봐도 '이건 돈이 아니구나' 하게 만들라는 것입니다."

강원도가 계획대로 내년에 지역화폐를 도입하면 광역단체는 첫 사례가 됩니다.

금융당국은 국내외적으로 지역화폐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유통된 사례는 없다며 성공 확률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지역화폐 발행과 운용에 뛰어들고 있어 금융당국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YTN 이재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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