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변해버린 팽목항의 하루

너무나 변해버린 팽목항의 하루

2014.04.24. 오후 10:2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불과 다섯 가구가 살던 전남 진도 팽목항은 지금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 등 만여 명이 오로지 생존 소식만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가 팽목항의 하루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남 진도의 가장 아랫쪽에 위치한 팽목항.

상가 대여섯 곳만이 자리잡았던 작은 항구였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수백개 새하얀 천막 사이로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 경찰 등 만여 명이 각자의 일을 위해 분주한 모습입니다.

항구 대기실은 해양경찰의 상황실로 바뀌었습니다.

일부 상가는 문을 닫았고, 그나마 문을 연 상가 옥상은 전 세계에서 온 취재진이 자리잡았습니다.

[인터뷰:김중현, 팽목항 상인]
"처음이죠. 진도에 사람들이, 취재진이 많이 온 건 처음입니다. 우리 집에는 지금 외신기자가 와서 묵고 있어요."

항구 주변 쉰 가구 정도가 사는 팽목 마을은 모든 것이 멈췄습니다.

4~5월 팽목마을은 농사를 짓거나 미역을 말리는 등 한창 바쁠 시기.

하지만 이곳 주민 역시 지금은 생업을 중단했습니다.

자신들의 작업공간은 실종자 가족과 구조당국, 언론사 차량의 주차공간으로 내줬습니다.

실종자 구조 작업이 길어지면서 팽목항 주변 30개 도서 지역 주민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접안시설이 막히면서 팽목항과 섬을 오가는 이동선은 노선이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인터뷰:이재종, 서진도농협 조도지점장]
"운항하는 배 선편이 3개 회사에 8회 정도 됩니다. 그런데 화물부두에 썰물이 되면 접안이 불가능해서 3회로 줄이고 있어요."

하지만 기다리는 생존 소식만 들린다면 이런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인터뷰:김현주, 서거차도 주민]
"배들도 왔다 갔다 하고 밤에 헬기도 다니고 조명탄도 쏘고 하니까 특히 어민이나 섬에 사는 분들은 바다라는 곳을 잘 아니까 더욱 맘이 아프죠."

방문객이 수십 명에 불과했던 남해의 작은 항, 오늘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모여 실종자 구조라는 한가닥 희망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