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억짜리 122 해양전화 '유명무실'

43억짜리 122 해양전화 '유명무실'

2014.04.25. 오후 6: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해양신고 122,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바다 위 사고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해양경찰청이 만든 긴급통화 번호인데요.

일반인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아 이번 세월호 침몰 때 아무 역할을 못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해양 긴급전화 122 홍보 영상입니다.

바다에서 사고가 났을 때 122번을 누르면 해경과 곧바로 연결되고, 위치 추적을 통해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양경찰청이 7년 전 야심차게 도입했고, 최근 5년간 예산 43억원이 투입됐습니다.

바닷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익숙하지만, 일반인에게는 낯설기만 합니다.

[인터뷰:김양심]
(122가 무슨 번호인지 아세요?)
"아니요."
(바다에서 사고 나면 어디로 신고하실 것 같아요?)
"119나 112로 하지 않을까요?"

[인터뷰:정구민]
(122 아세요?)
"요즘 방송 매스컴을 통해 들은 내용인데, 해양 사고 났을 때 신고번호라고, (세월호 사고) 전에는 전혀 몰랐어요. 사는 곳이 이쪽이면 모를까, 122라는 건 아주 생소했죠."

이번 세월호 침몰 때도 승객들은 너나없이 119를 눌렀습니다.

119로만 23통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소방본부를 거쳐 해경과 연결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해양신고 122를 찾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단독 긴급번호를 운영하는 것 치고는 인지도가 너무 낮은 겁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122로 걸려온 20여만 건의 절반 이상은 장난이거나 잘못 누른 경우입니다.

해경이 접수 처리한 25%도, 대부분은 민원이나 안내였습니다.

사고나 범죄, 오염 등 빠르고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한 신고는 연 1500건에 불과했습니다.

'해양신고 122'가 이번에 전혀 역할을 못하면서 아까운 예산과 인력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