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수사 부실 다시 도마에...

초동수사 부실 다시 도마에...

2014.07.25. 오후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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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병언 시신에 대한 국과수의 사인 규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경찰의 초동 수사 부실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시신 확인이 늦은 데다, 변사체 발견 현장이 40일 넘게 방치되는 바람에 사인 규명은 물론 이렇다할 수사 단서조차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조영권 기자입니다.

[기자]

유병언 시신에 대한 사인 규명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시신의 신원을 빨리 확인하지 못하고, 변사체가 발견된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았던 경찰의 초동 수사 부실이 더욱더 뼈아픈 상처로 남게 됐습니다.

국과수 분석 결과를 지켜봤던 법의학자들도 현장에 대한 법의학적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을 사인 규명 실패의 결정적인 이유로 꼽았습니다.

[인터뷰:강신몽, 카톨릭의대 법의학 교수]
"불행히도 이번 사건도 역시 그런 법의학적 현장에 대한 판단이 없었기 때문에 사인을 밝히지 못하고 사망 정보나 시간을 밝히지 못했다, 일조를 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병언 변사체 발견 현장에서 경찰은 뒤늦은 감식 작업과 수색으로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변사체가 있던 매실 묘목 밭에서는 지금까지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변사체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12일입니다. 현장은 40일 넘게 방치됐고, 이 같은 부실한 초동 수사는 결국 사인 규명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변사체에 대한 신원 확인이 늦은 것은 물론 취재 현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할 때조차도 머리카락과 목뼈 등 유 씨의 시신 일부가 수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한 마을 주민이 시신 일부를 비닐봉지에 담아 가져가기까지 했습니다.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는 폴리스라인도 지난 22일 새벽에야 설치됐습니다.

그나마 현장 부근에서 안경이 발견돼 관심을 모았지만, 이 역시 밭 주인 77살 윤 모 씨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이호,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법의학 교수]
"부패나 사후 변형 때문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었다는 것이 상당히 아쉽다, 그래서 시신의 발견이 빨리 됐더라면 여러 가지 법의학적 접근이 이뤄졌을 것입니다."

현장은 시신 만큼 많은 수사 증거를 준다고 했지만, 초동 수사 부실로 유병언 변사체와 40일 넘게 방치된 시신 발견 현장에서는 결국 아무런 답도 찾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YTN 조영권[cyk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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