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종상받은 사람인데"...유명세 이용 고급시계 절도

"나 대종상받은 사람인데"...유명세 이용 고급시계 절도

2014.09.22.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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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종상까지 받은 영화음악인이 아들과 함께 고급시계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점을 이용해 업주를 속였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8, 90년대 영화 음악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대종상까지 거머쥔 이 모 씨.

지난 19일 오전 부산 범천동 시계 전문점을 20대 아들과 함께 찾아 업주에게 명함을 건넸습니다.

업주는 이 씨 부자가 말끔한 차림인데다 유명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열심히 시계를 설명했습니다.

[인터뷰:피해 점주]
"(검색해 보니) 작곡하시는 분인데 진짜 유명하더라고요. 여러 가지 작곡을 많이 하시고 그래서 대종상까지 받고 인지도가 있고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을 믿는 마음에서 상담했는데..."

아들 이 씨는 고급 시계 3점, 판매 가격으로 6천3백만 원 상당을 골랐습니다.

아들 이 씨는 바쁜 일이 있다며 시계 3점을 들고 사라졌습니다.

당시 아버지 이 씨가 자신도 고를 시계가 있다며 남아 있었기 때문에 점주는 크게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버지 이 씨가 값을 치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말을 둘러대기 시작하자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아버지 이 씨 휴대전화에는 아들 관련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연락처가 이미 지워져 있었습니다.

또, 달아난 아들 신상도 동명이인의 것으로 둘러댔습니다.

[인터뷰:서지호, 부산 부산진경찰서]
"조회한 내용으로 사진을 받으려고 하니 사진이 없는 사람인 겁니다. (아버지 이 씨)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보니 이름은 같은데 전혀 다른 사람 인적 사항이 나오더라고요."

화려한 경력을 범죄에 이용한 아버지 이 씨.

화려했던 과거는 오간 데 없고 현재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고시원 생활을 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인터뷰:이 모 씨, 피의자]
"(음악 일을) 하고 있는데 나이가 있으니까 젊은 사람들이 다하죠, 몇 번 부탁이 왔지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물의를 일으켜 아비로서 염치가 없습니다."

경찰은 아버지 이 씨를 구속하고 아들 이 씨를 쫓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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