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병수발에 70대 부인 살해하고 자신도...

30년 병수발에 70대 부인 살해하고 자신도...

2014.09.23. 오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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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극적인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30년간 아내를 간호해 온 7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외부의 도움 없이 혼자 병 수발을 하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입니다.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 날 70살 김 모 할머니가 둔기에 머리를 맞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김 씨의 남편 72살 문 모 씨.

30여 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은 아내의 병 수발에 지쳐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문 씨는 범행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인터뷰:이웃 주민]
"평소에 잘하시고...운동도 같이 다니시고, 휠체어도 타고 자주 나가시고 할머니한테 너무너무 잘했습니다."

지난 2월에도 20년 동안 지체장애 남편을 돌보던 60대 여성이 남편을 살해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 병간호에 지쳐 가족을 숨지게 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존감이 강한 노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이웃은 물론 자식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혼자 고민하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지역 공동체가 나서 이들을 돌보고 복지시스템과도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김영화, 경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외국에는) 커뮤니티 케어링이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동네 주민이 주기적으로 동네를 돌면서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지 또는 어떤 욕구가 있는지 보살피면서 시와 연계를 시킨다든가..."

국가도 '신청받는 복지'에서 벗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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