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외로움에 전 재산 기탁하고...

독거노인 외로움에 전 재산 기탁하고...

2014.09.24. 오전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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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살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자신처럼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유서와 함께 전 재산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성우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새벽 충북 영동의 한 마을에서 홀로 살던 68살 원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 곁에는 유서와 함께 백만 원짜리 수표 10장이 담긴 봉투가 놓여 있었습니다.

유서에는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다며 돈은 장례비에 써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원 씨는 함께 살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자식들과도 떨어져 살면서 한동안 홀로 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마을 주민]
"자녀들은 학교 다니느라고 나가서 있었고 어머니하고 같이 있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니까 정리를 해서 저쪽으로 올라간 거죠."

지병 등으로 힘들어하던 원 씨는 결국 생을 마감하기로 하고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전 읍사무소에 찾아가 홀로 사는 노인들을 돕는 데 써달라며 2천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마을 이장을 찾아가 노인들을 위해 뭔가 일을 하고 싶다며 2천만 원을 다시 내놓았습니다.

[인터뷰: 마을주민]
"(읍사무소에 가서)어려운 사람들 위해 쓰라고 2천만 원 내놓고, 여기는 마을을 위해서 쓰라고 내놓은 거죠."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홀로 사는 노인들을 도와주라며 자신이 가진 전 재산을 기부하고 빈손으로 떠난 원 할아버지.

경찰은 법률 검토를 거친 뒤 원 씨가 남긴 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YTN 이성우[gentl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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