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살해범 자수..."술 먹어서 기억 안 난다"

택시기사 살해범 자수..."술 먹어서 기억 안 난다"

2014.11.24. 오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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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시기사를 흉기로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이 남성은 범행을 저지르고 경찰의 검문을 받았지만, 경찰은 범인을 특정할 수 없어 신원만 확인하고 되돌려 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후드티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이 술에 취했는지 천천히 거리를 걷습니다.

2시간 뒤 이 남성은 인근 거리에서 서성거리다 CCTV가 있는 것을 보고 급하게 고개를 숙입니다.

이 남성의 정체는 지난 2일 택시기사 62살 박 모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33살 장 모 씨입니다.

택시기사 박 씨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된 장소입니다.

박 씨를 살해한 피의자 장 씨는 시신을 이곳에 유기한 뒤 택시를 직접 운전해 자신의 차량이 있는 곳까지 이동했습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지만, 어디에서도 피의자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고 블랙박스도 파손돼 경찰은 수사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장 씨는 경찰 수사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택시를 버린 곳을 찾았다가 불심검문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선원, 전북 익산경찰서 형사과장]
"형사들이 매일 아침 현장을 둘러보고 다니는데, (한 남성이) 사건 현장 주변에 어슬렁거리면서 걸어 다니고 무엇인가를 찾는다고 돌아다니니까 수상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장 씨가 사건 발생 20여 일이 만에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습니다.

당시 술을 많이 마셔 기억이 뚜렷하지 않지만 자신이 택시기사를 살해한 것 같다고 진술했습니다.

행선지와 택시 요금 계산 방법에 대해 말다툼을 벌이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공구용 흉기로 장 씨를 살해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장 모 씨, 피의자]
(얼마나 술을 드셨어요?)
"4병 정도 먹었습니다."
(왜 자수하셨나요?)
"죄를 빨리 뉘우치려고 자수했습니다."

택시기사 살해사건 피의자가 자수하면서 미궁 속으로 빠질 뻔한 사건이 20여 일 만에 종결됐지만, 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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