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에 침 놓아 원격진료...황당한 침술사

인형에 침 놓아 원격진료...황당한 침술사

2015.02.24. 오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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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형에 침을 꽂아 원격에서 질병을 치료한다는 황당한 침술사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자격도 없이 사람에게 직접 침을 놓다 환자가 숨지기까지 했는데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의 마음을 악용했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른 손바닥 크기의 인형입니다.

아픈 사람의 이름을 인형에 적고는 여러 곳에 침을 꽂아 넣습니다.

환자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병이 씻은 듯 낫는다는 이른바 '아바타 치료'입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허무맹랑한 의료 행위를 한 50살 김 모 씨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난치병 환자들의 '혹시나' 하는 절실함과 무지를 악용한 겁니다.

[인터뷰:김석봉, 대구 달서경찰서 형사2팀장]
"인형에 침을 꽂아서 이름을 적고, 기를 넣어서 원격 치료를 하는데 (난치병 환자들이) 조금의 희망을 품고, 기대를 걸고 치료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김 씨는 '인형 시술'에 그치지 않고 사람에게 직접 침을 놓다 환자가 숨지기도 했습니다.

유방암을 앓는 50대 주부의 복부에 길이 13㎝의 대침을 6차례나 놓은 겁니다.

주부는 침을 맞은 뒤 심하게 앓다가 나흘 만에 결국 숨졌습니다.

[인터뷰:정창호, 한의사]
"(무자격자는) 경험에 의한 시술이 많고, 이론적 근거가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시설 자체가 열악하고, 소독이나 침의 재사용이라든지 이런 부분 때문에 패혈성 쇼크나 여러 가지 부작용이 많이 일어납니다."

김 씨가 운영한 인터넷 카페에는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 천 5백 명이 가입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하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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