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째 식수지원'...기우제도 열려

'9개월째 식수지원'...기우제도 열려

2015.03.28. 오전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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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봄 가뭄이 심각합니다.

일부 산간마을은 먹을 물이 없어 수개월째 급수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영농철을 앞둔 농민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고, 정부는 한강 상류 댐의 용수 공급을 줄였습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민들이 경로당 앞 물탱크에서 먹을 물을 길어갑니다.

노인들이 대부분인 산간마을, 페트병 몇 개를 짊어지고 종일 발품을 팝니다.

식수로 쓰던 계곡 물이 마르면서 군청에서 물을 지원받는데 지난여름부터 아홉 달째입니다.

[인터뷰:김예식,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힘들죠. 집에서 들고나오는 게 힘들죠. 숨차고 힘들고 허리 아프고. 힘들어도 어떡해. 먹어야 하니까. 그게 겨울에 할 일이에요."

강원도 내에서 급수지원을 받는 곳은 현재 17개 마을, 600여 가구 정도.

먹을 물도 없는데 이미 다가온 영농철이 걱정입니다.

날이 풀려 호박 농사 준비를 하고 있지만 바짝 마른 땅에 속이 타들어갑니다.

[인터뷰:이재의, 호박 재배 농민]
"비 안 오면 농사해봐야 소용이 없죠. 다 죽는걸요. 개울물이라도 맘대로 풀 수 있다면 실어서라도 오겠는데."

맨살을 훤히 드러낸 소양호에서는 기우제 제단이 차려졌습니다.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하며 비를 청합니다.

기우제가 열린 건 소양강댐 준공 41년 만에 처음입니다.

[인터뷰:최승철, 소양강댐 관리단장]
"73년 준공 이후로 강우량과 유입량이 최저로 악화가 된 상태이고 하늘에 비 좀 내려달라고 직원들의 정성을 모아서."

정부는 수도권의 젖줄인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하천유지 용수 공급량을 15% 감축했습니다.

올 6월 우기까지 수도권 용수 공급은 가능하지만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봄이 되도 들리지 않는 비 소식, 북한강 상류 물줄기가 말라가면서 곳곳에서 물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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