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자가 경기도에서 전북 이동...마을에 '날벼락'

격리자가 경기도에서 전북 이동...마을에 '날벼락'

2015.06.05. 오후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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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에서 처음으로 70대 여성이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여성은 경기도에서 자가격리됐지만, 무단으로 전북 순창까지 이동해 주민과 환자 100여 명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건당국의 허술한 관리가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 순찰차가 마을 입구로 들어가는 길을 막아서고 마을 주민들을 통제합니다.

방역복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마을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막고 메르스 위험을 알립니다.

이 마을에 사는 72살 여성 A 씨가 1차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서 마을이 통제된 것입니다.

A 씨는 지난달 14~21일 사이에 첫 확진자와 같은 병동을 사용해 자가격리 명령이 내려졌지만, 평택에 머물러야 했던 A 씨는 지난달 22일 며느리 차를 타고 전북 순창으로 이동했습니다.

순창에서 지내던 A 씨는 발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보건당국은 A 씨가 병원에 주소를 순창이 아닌 며느리 집 주소인 평택을 기재하면서 순창 거주 사실이 그동안 파악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사실상 자가격리 조치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거주지가 보건 당국이 파악한 것과 다르면서 사실상 A 씨를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

A 씨의 아들이 지난달 30일, 15번째 메르스 확진 판정까지 받았지만, 보건당국은 A 씨에 대한 추적 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A 씨가 마을 주민 100여 명과 병원에서 만난 환자 60여 명과 접촉했다는 것입니다.

[마을 주민]
"외출을 자제하고 이웃집에 가지 말라고 읍사무소에서 방송하더라고요. 저희 동네에서 이런 일이 있을지는 꿈에도 몰랐어요."

A 씨와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격리됐고,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요구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마을 인근 학교와 유치원 등 25곳을 휴업했습니다.

[심보균,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1단계 전수조사는 일단 마쳤습니다. 공무원들이 배치됐기 때문에 상황을 주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필요한 것들은 공급되도록..."

2차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자가격리 체계 때문에 보건당국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지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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