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리스트의 쓸쓸한 죽음...생활고에 고독사

금메달리스트의 쓸쓸한 죽음...생활고에 고독사

2015.06.30. 오후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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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였던 역도선수, 김병찬 씨가 자신의 집에서 쓸쓸히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김 선수는 자신이 받은 금메달 때문에 정부의 생계급여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에 있는 임대아파트 단지입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 게임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46살 김병찬 씨가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 선수를 처음 발견한 건 이웃에 사는 주민, 거실에는 김 선수가 국가대표 시절 찍은 빛바랜 사진과 메달이 걸려 있습니다.

김 선수는 아시안게임 이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후 역도계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후 직업이나 별다른 수입 없이 재작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금메달리스트 연금으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웃 주민]
"너무 혼자서 부모님도 없이 자식 없이 세상을 떠야 하니까 힘들었고, 연금 타는 것으로 생활하려니까 생활고도 심하고."

김 선수는 그러나 본인이 선수 시절 딴 금메달 때문에 오히려 정부의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이자 아시아선수권 대회 2관왕이었던 김 선수가 받은 유일한 소득은 금메달 연금 52만5천 원.

정부의 최저 생계비 지급 기준을 3만 원 정도 초과하다 보니 주거나 의료 지원은 가능했지만 생계급여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한상안, 춘천시 후평3동사무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책정은 됐지만, 생계급여 기준에는 적정하지 않습니다. (생계급여를 받을 순 없던 거죠?) 그렇죠."

극심한 생활고에 아무도 모르게 숨진 90년대 역도 스타의 죽음.

자신이 딴 금메달조차 별 도움이 안 된 그의 쓸쓸한 죽음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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