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사준다더니 '쾅'...고의 사고 낸 뒤 돈 뜯어내

술 사준다더니 '쾅'...고의 사고 낸 뒤 돈 뜯어내

2015.07.28. 오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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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주 운전 차량과 일부러 사고를 내고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운전자들을 협박한 공갈 사기단이 붙잡혔습니다.

8명으로 구성된 이 사기단은 역할을 나눠 유인책이 자신의 지인을 불러 술을 먹여 음주 운전을 하게 한 뒤 고의 사고를 내 합의금을 뜯어냈습니다.

김선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두운 밤, 차량 한 대가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자 출발합니다.

그런데 검은색 승용차가 마치 옆 차량을 보지 못했다는 듯 끼어듭니다.

끼어들기를 한 차량의 정체는 음주 차량만 골라 일부러 사고를 내 합의금을 뜯어내는 공갈 사기단.

사기단은 사고가 미수에 그치자 운전자 집까지 쫓아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합니다.

[곽 모 씨, 공갈 사기단 행동책]
(112 경찰입니다)
"여기 음주 운전자를 제가 잡았거든요. 쫓아와서요. 아, 놓으세요. 왜 그러세요."

8명으로 구성된 사기단은 총책과 유인책, 행동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습니다.

유인책이 자신의 지인들을 불러 술을 사주고 음주 운전을 하게 한 뒤 미리 준비하고 있던 행동책들에게 연락해 사고를 내는 것입니다.

[이 모 씨, 피의자]
"(피해자) 지인이 술을 먹이고 (피해자가) 모르는 사람이 따라가서 사고를 내고 협박한 거에요. 평소에 술 먹는 사람과 음주 운전하는 사람만 노리고 (범행)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지인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고 순순히 합의금을 건넸습니다.

이들이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저지른 음주 공갈 협박 범죄는 19건이나 되고 받아낸 합의금은 5,500만 원.

[임 모 씨, 피해자]
"돈을 안 주면 경찰에 사고 신고를 하겠다라고 협박했어요. 그래서 현금 200만 원과 목걸이를 줬어요."

이들은 주택가와 술집이 인접해 경찰이 단속하지 않는 곳에서만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송병주,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광역 1팀]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음주 운전을 했기 때문에, 그 사실이 발각될까 봐 경찰에 신고도 못 하고 피의자들이 협박하는 대로 순순히 금품을 갈취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3명을 구속하고 5명은 불구속한 뒤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YTN 김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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