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음주·쓰레기·성범죄...해수욕장 '무법천지'

[현장24] 음주·쓰레기·성범죄...해수욕장 '무법천지'

2015.08.07. 오전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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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피서가 절정을 이루면서 해수욕장 무질서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밤마다 술판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성범죄까지 기승을 부리는 등 무법천지가 따로 없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흡연이 금지된 백사장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는 피서객이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심지어 수상 인명 구조요원조차 버젓이 해변에서 담배를 피웁니다.

반면 해수욕장 한쪽에 마련된 흡연 부스는 텅 비어 있습니다.

다 피운 담배꽁초는 쓰레기통이 아닌 모래 위에 버려지기 일쑤입니다.

불볕더위 속에 담배꽁초를 하나하나 손으로 주워야 하는 탓에 환경미화원들만 고생입니다.

[이영호, 청소 용역업체 대표]
"담배꽁초 같은 경우에는 기계로 촘촘하게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수작업해야 합니다."

그나마 낮에는 사정이 나은 편, 밤이 되면 해수욕장의 무질서는 극에 달합니다.

사방에서 폭죽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집니다.

폭발음에 화들짝 놀라기 일쑤고 메케한 화약 냄새는 코를 찌릅니다.

폭죽 불꽃은 위험천만하게 피서객들 사이로 날아다닙니다.

백사장 한쪽에 폭죽을 쏠 수 있는 구역을 따로 지정해놨지만 있으나 마나입니다.

[피서객]
"위험하죠. 날아오면 무섭죠."

모래 위에는 쏘고 난 뒤 버려놓은 폭죽 껍데기가 즐비합니다.

어둠이 더욱 짙어지자 곳곳에서 젊은 남녀 간 즉석만남이 이뤄지고 해변은 온통 술판으로 변합니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바다에 들어가는 피서객도 있습니다.

이런 들뜬 분위기를 노린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전국 해수욕장에서 성추행이나 몰래카메라 같은 성범죄는 지난 3년간 88건이나 발생했습니다.

[한두호, 강릉 경포 여름경찰서]
"피서지에서의 성범죄 유형은 모르는 남성들과 술자리를 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밤새 술판을 벌이고 떠난 자리는 술병과 먹다 남은 음식이 아무렇게나 나뒹굽니다.

휴가철이 절정을 맞으면서 이곳 강릉 경포해변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는 하루 평균 10톤에 이릅니다.

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지난달 개장 이후 발생한 쓰레기는 모두 800여 톤, 수거 비용만 5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올해 개장한 해수욕장은 이런 무질서 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해수욕장 이용 관리에 관한 법률'이 처음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단속하는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올해부터 해변 관리를 맡던 해경 인력이 대폭 줄어들고 지자체가 고용한 민간 인력이 단속에 나서다 보니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동해시 관계자 (음성변조)]
"단속 위주로 가다 보면 지역 이미지도 많이 실추되고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집중적으로 계도하고 있습니다."

즐겁고 편안한 휴식처가 돼야 할 해수욕장이 무질서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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