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 거부하자 '나 홀로 책상' 대기...퇴사 압력 논란

명퇴 거부하자 '나 홀로 책상' 대기...퇴사 압력 논란

2016.03.21. 오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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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기업 계열사가 명예퇴직을 거부한 간부 사원에게 '나 홀로 책상'에서 대기하도록 해 퇴사 압력을 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당사자는 강하게 반발했는데 회사 측은 업무 특성상 부당한 대기발령이 아니었다는 입장입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방위산업체 두산모트롤에 근무하는 40대 간부 사원이 명예퇴직 권고를 거부한 뒤 대기발령을 받은 곳의 사진입니다.

직원들과 떨어진 곳에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대기발령자 준수사항이라며 지침도 주어졌습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출근해서 퇴근까지 점심시간 1시간과 휴식시간 1시간 외에는 원칙적으로는 컴퓨터도 없는 자리에 앉아 대기해야 합니다.

해당 사원은 이런 식으로 50여 일 동안 재교육 전까지 별도 공간에서 혼자 대기했습니다.

해당 사원은 명예퇴직 권고를 거부한 것에 대한 부당한 대기발령이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습니다.

[김두현 /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 (20여 명 대상자 가운데 ) 혼자 그렇게 거부하니까 그 즉시 대기발령을 낸 상황이기 때문에 이건 어떻게 보더라도 명예퇴직을 거부한 것에 대한 보복성으로 취해진 조치라고 판단됩니다.]

회사 측은 별도 공간에서 대기시킨 이유를 해당 사원이 보안 구역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재교육을 받아 다른 부서로 배치하기 전까지는 혼자 대기 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명예퇴직을 종용한 것이 아니라 업무 재배치 전까지 홀로 대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해당 사원에게도 미리 설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대기발령자 준수사항은 근무 기강을 위해 다른 일반직 사원들에게도 지시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산모트롤 관계자 : 벽 보고 앉으라는 얘기는 한 적 없고요. 말하기에 따라 다른 내용인데, 책상을 하나 가져다 놓고 의자 가져다 놓고 여기 앉아서 근무하세요라고 이야기한 거고….]

이번 사안에 대해 구제신청을 받은 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한 대기발령은 아니라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구제신청 사건을 맡은 금속노조측은 이 결정에 불복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YTN 박종혁[johnpar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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