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진태 의원 재판에서 '구형 포기'...'재정신청' 무력화

검찰, 김진태 의원 재판에서 '구형 포기'...'재정신청' 무력화

2017.05.23. 오전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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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선거법 재판 1심 결과가 당선무효형으로 나왔는데요.

김 의원은 재판이 끝난 후 '정권 교체가 실감 난다'며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며 항소했습니다.

그런데 김 의원 반응이나 항소 여부와 별개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검찰의 모습이 비판받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진태 의원은 최근 열린 선거법 재판 1심에서 벌금 200만 원,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 뒤 김 의원은 "정권 교체가 실감 난다"며 선고 내용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재판 결과와는 별개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검찰의 소극적인 대처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애초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죄가 되지 않는다며 검찰이 무혐의 처분하고 기소하지 않은 사건.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재정신청을 했고 법원 명령에 따라 재판이 강제로 진행됐습니다.

재정신청이란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사건을 법원이 재판하도록 요구해 검찰의 기소 독점을 견제하는 제도.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 신문이 끝난 후 재판부가 알아서 판단해 달라며 구형을 포기했습니다.

처음 자신들이 기소하지 않은 사건인 만큼 구형 의견을 내지 않는 방법으로 재정신청 제도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김한규 /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 기소된 이상 검사는 피고인에 대해서 혐의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구형까지 마치는 것이 검사 본연의 임무인데 (하지 않는 거죠.)]

실제 검찰은 재정신청에 따른 선거법 위반 재판 대부분을 비상식적인 구형 포기나, 무죄 주장 등으로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앞서 재판을 받은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나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 역시 검찰이 앞장서 무죄 주장을 펼쳤고, 김진태 의원과는 다르게 두 사람 모두 벌금 80만 원이 선고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재정신청 제도 확대와 재정 담당 변호사 도입 등이 논의되는 상황.

재정신청 사건에 대한 기소와 재판을 계속 검찰이 맡아야 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 함께 검찰이 아닌 제삼자에게 공소 유지 권한을 넘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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