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에게 버림받을까 봐 냉장고에 아기 시신 숨겨

동거남에게 버림받을까 봐 냉장고에 아기 시신 숨겨

2017.06.20. 오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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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부산의 한 아파트 냉동실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된 사건은 친모가 동거남에게 버림받을까 봐 저지른 일이라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시신 가운데 한 구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해 부검에서도 정확한 사망 경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친모 34살 김 모 씨에게는 5년 전부터 알고 지내며 의지하던 남성이 있었습니다.

그런 김 씨는 누가 아버지인지도 모르는 아이가 생기고 출산까지 하게 되자 이런 사실을 숨기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2014년 9월과 지난해 1월 두 차례나 갓 출산한 아이를 내버려 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숨겼다고 경찰 조사에서 털어놨습니다.

[손용호 / 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임신과 출산 사실을 동거남이 알게 되면 헤어지자고 할까 봐 두려워서 숨겼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씨는 다른 곳에 유기하면 이런 사실이 드러날까 봐 냉장고에 보관했고 지난해 4월 남성과 살림을 합칠 때도 몰래 옮겼다고도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시신 두 구 가운데 하나는 형체를 알아보거나 숨진 경위를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부패했습니다.

지난 2014년 9월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여자아이인데 산부인과 기록과 비교하면 몸무게가 3분의 2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시신을 냉장실에 보름 동안 넣어뒀다는 진술도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손용호 / 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사망 경위는) 조직검사 등을 거쳐 확인해야 하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부검 결과를 제출받아 확인하겠습니다.]

다른 여자아이 시신의 경우는 얼굴이 양막에 싸여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출산 직후 양막 제거와 보온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시신 외에 김 씨가 더 숨긴 시신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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