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후폭풍..포항 주택시장 '삼중고'

지진 후폭풍..포항 주택시장 '삼중고'

2018.02.25. 오전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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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규모 5.4의 포항 강진이 발생한 지 100일 됐습니다만 후폭풍은 여전합니다.

지진피해 수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강진 후 지역 주택시장 흐름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요.

강진 후 달라진 지역 주택경기 상황을 HCN 뉴스 윤경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사를 위해 지난해 10월 포항 시내 서른 평대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던 김 모 씨.

집을 사겠다는 문의가 꾸준해 별걱정을 안 했지만, 한 달 뒤 발생한 강진에 계획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지진 이후 석 달 동안 거래 문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고, 그 사이 시세도 3천만 원이나 빠졌습니다.

[김 모 씨 : 지진 후부터 집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한두 차례 집을 보겠다는 경우는 있었는데…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그냥 팔기에는 아깝고…]

강진 후 포항의 부동산 경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탓에 가뜩이나 냉각되던 지역 주택시장에 '지진'은 회복 불능 수준의 악재로 다가온 겁니다.

특히, 진앙인 흥해와 가까운 북구지역의 사정이 더욱 심각한데, 실제 지진 이후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달 간 양덕동의 매매 거래 신고는 스무 건에도 못 미쳤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항 도심의 이른바 브랜드 아파트와 흥해 초곡지구 등 곳곳에 쌓인 미분양 물량이 2천3백 가구에 달하는 것도 큰 부담입니다.

[이상광 / 공인중개사 : 팔 사람은 많고, 살 사람은 적다 보니까… 또 파는 사람들이 지진피해도 있지만 신규 아파트에 입주를 해야 되는데… 급하다 보니까 가격을 다운해서 팔 수 밖에 없는…]

봄 이사 철이 시작되지만 지진으로 인한 주택 피해가 계속 불거지고 있고, 여진도 여전해 당분간 거래 심리가 제자리를 찾기 힘들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여기에 최악의 지진까지 겹치며 삼중고에 갇힌 포항의 주택시장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HCN 뉴스 윤경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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