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공에서 MIT 연구원으로'...KAIST 박사 탄생

'자동차 정비공에서 MIT 연구원으로'...KAIST 박사 탄생

2018.02.26. 오전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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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던 소년이 KAIST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MIT 연구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고 불평 대신 노력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운 인생역전의 주인공, 이정우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KAIST 학위수여식'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31살 오태현 씨.

지난 2010년 KAIST 전기·전자공학과에 입학 뒤 2년 만에 석사학위를 받고, 5년 뒤에 박사 학위를 땄습니다.

하지만 순조로워 보이는 오 씨의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 중학생이던 오 씨는 실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홀어머니의 부담을 덜고 빠른 취업을 위해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오 씨는 1년 만에 자퇴하고,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면서 검정고시를 거쳐 KAIST에서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오태현 /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박사 : 그냥 환경 탓만 하고 있으면 안 되겠다, 그래서 한 번에 좀 계기를 가지고, 그동안의 원망이나 이런 것을 추진력 삼아서 공부를 막 하게 됐던 거죠.]

자퇴생을 '문제아'로 보는 시선과 "너도 공부 안 하면 커서 저렇게 된다"며 자신의 앞에서 자녀를 훈육하는 손님 등 가슴속 응어리가 향학열을 불태운 겁니다.

컴퓨터비전 분야를 전공하는 그는 현재 MI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위촉돼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오태현 /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박사 : 어렵고 힘들게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좀 더 바른 길을 제시할 수 있는 따뜻한 멘토가 그래서 그분들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KAIST의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박사 644명을 포함해 모두 2천7백30여 명이 석·박사가 학위 등을 받았습니다.

쌍둥이 형제가 나란히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 누나와 석사 동생, 동문 최초 명예박사 학위 등 다양한 사연의 주인공이 탄생했습니다.

YTN 이정우[ljwwow@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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