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어민 피해 '눈덩이'...현실적 복구 지원 절실

양식 어민 피해 '눈덩이'...현실적 복구 지원 절실

2018.09.13. 오전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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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볕더위로 높아진 바닷물 온도에, 태풍까지 휩쓸면서 양식 어민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잠정 집계된 전남지역의 피해액만 9백억 원을 훌쩍 넘었는데요.

피해 어민들은 정부가 주는 지원금이 복구에는 턱없이 모자란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바다에 떠 있어야 할 양식장이 해변까지 떠밀려왔습니다.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말 그대로 박살이 났습니다.

[김성우 / 태풍 피해 어민 : (출하가) 앞으로 한 달 조금 못 남았는데 태풍이 이렇게 저어버린 거예요. 3년 키워 놔서 (이제) 출하해야 하는데 뭐라고 말을 못하겠어요.]

그나마 바다에서 버틴 양식장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뒤틀리고 깨지고, 아예 물속으로 잠긴 곳도 태반입니다.

양식 시설도 시설이지만, 생물 폐사가 심각합니다.

방금 막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그물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전복 알맹이는 하나도 없고 껍데기만 바닥에 이렇게 잔뜩 쌓여 있습니다.

한 마리라도 더 살려보려고 어민들은 보물을 찾듯이 바닥을 애타게 뒤집니다.

[최정석 / 태풍 피해 어민 : (그물 하나당) 2천4~5백 마리씩 넣어놨어요. 그런데 지금 이거 남았어요. (몇 마리나 있어요?) 전복 집 한 판에 열 몇 마리씩 있으니까 양쪽 합치면 30마리 정도 남고 다 죽었네요.]

광어와 우럭 등 다른 수산물까지 합치면 전남에서만 9백억 원이 훌쩍 넘게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됩니다.

피해는 갈수록 느는데, 정부의 피해 복구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어민들은 말합니다.

지금 지원되는 금액은 실제 드는 비용의 30% 정도.

말로는 지원이지만, 절반 이상을 대출받거나 스스로 부담해야 해 실제 받는 액수는 훨씬 더 적습니다.

게다가 양식 생물 기준은 성어와 치어 이렇게 단순히 두 가지뿐, 중간이 없습니다.

광어는 1년이 넘어야 성어로 보는데, 한 달 모자란 11개월짜리도 치어로 구분돼 지원금은 한 마리에 5백 원밖에 안 됩니다.

[이승열 /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 회장 : (어민마다) 많게는 7억 원까지 은행 빚을 지고 있거든요. 정부 지원금이 현실화 안 되고 계속 재해가 발생하면 우리 어민들은 빚더미에 앉을 수밖에 없어요.]

어민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피해를 복구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성 있는 정부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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