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부터 오대산까지...말라 죽는 침엽수

한라산부터 오대산까지...말라 죽는 침엽수

2021.09.13.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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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허리 오대산국립공원도 침엽수림 고사
지구 온난화 원인…기온에 예민한 침엽수림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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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는가 하면 한편에선 가뭄으로 신음합니다.

지구 환경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한반도에서는 고산지대 산림 생태계, 특히 침엽수림에서 큰 변화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국립공원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라산이 온통 잿빛입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구상나무 서식지는 앙상하게 말랐습니다.

지리산 역시 뼈대만 남은 나무가 산자락을 뒤덮었습니다.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 집단 고사.

비단 남부 지방뿐만이 아닙니다.

강원도 설악산에서도 침엽수림 집단 고사가 시작됐습니다.

말라죽은 분비나무가 전봇대처럼 곳곳에 솟아있습니다.

백두대간 허리, 오대산도 마찬가집니다.

숲 내부 사정은 어떤지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침엽수가 집단으로 분포한 아고산대.

해발 1,000m 이상부터 말라 죽은 분비나무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사시사철 푸름을 유지해야 하는 침엽수림이지만 생기를 잃었습니다.

고사 직전 잎이 붉게 타들어 가는 수종도 적지 않습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잔가지가 다 나가 있고, 일부 갈색이 마지막 남아 있죠. 얼마 전에 죽은. 가장 최근에 생명을 다한 모습이죠.]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해발 1,000m 이상 고산지역에 서식하면서 기온에 예민한 침엽수림이 서서히 말라 죽고 있는 겁니다.

해발 1,300m 오대산 두로령입니다.

수명이 100년 이상 된 분비나무도 말라죽었습니다. 잎이 모두 떨어졌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한라산을 시작으로 지리산과 오대산, 설악산까지, 백두대간 산림 생태계가 기후 변화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기후 위기가 생물 다양성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고, 전체적인 생태계의 변화 서막이 열린 게 아닌가, 이게 우리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일상에서 체감하기는 어렵지만 기후 변화 위기가 한 걸음 더 다가온 상황.

침엽수 집단 고사 상황에서 한반도 산림생태계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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