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2016.01.28. 오전 08: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AD
‘일본군위안부’ ‘군함도 하시마섬’

광복 71년을 맞이하고 있는 현재지만 아직까지 이름만 들어도 가슴 한편이 아리는 단어들이다. 그만큼 일제 강점기의 슬픈 역사는 우리들 가슴속에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역사를 너무 쉽게 생각하며 먼 옛날 얘기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하 서대문형무소)은 잊은 역사를 되돌아보기에 딱 좋은 장소이다.

서울특별시 서대문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는 지난 1908년 경성감옥으로 개소, 많은 독립투사들이 거쳐 가면서 긴 역사를 쓰기 시작한다. 이후 조선총독부와 더불어 우리 민족의 수난과 고통을 상징하는 건물이 됐다.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그런 이유때문인가? 형무소는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몸을 휘감는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동포의 피와 살로 이뤄진 오랜 역사를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김구, 여운형, 유관순 등 유명한 독립 운동가부터 형장의 이슬로 이름 석 자 남기지도 못하고 사라진 민족의 투사까지 여기를 거쳐 간 많은 이름들이 이곳의 역사 그 자체다. 이런 의미에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우리 근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1987년까지 서울구치소란 이름으로 운영을 계속 해온 이곳은 지난 1998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란 이름으로 새 단장을 하고 일반 대중들 곁으로 돌아 왔다. 현재 형무소는 입구로 들어서 정중앙에 있는 전시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건물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2층 건물로 구성된 전시관은 예전 보안과청사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1층에는 형무소 역사를 정리한 역사실, 정보검색실, 영상실 등이 있어 이곳에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다음 바로 2층으로 올라가면 서대문 형무소와 관련된 독립운동과 이곳에 있었던 수많은 수감자들의 수감자료를 정리한 민족 저항실이 있다.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지하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 운동가들을 어떤 방식으로 취조했는지 각종 고문 방법을 전시한 고문실이 있다. 특히 여기에는 생존 독립운동가의 육성 증언을 생생하게 들어 볼 수 있어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이렇게 전시관 구경을 끝내고 밖으로 나면 중앙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는 바로 옆에 있는 제 10, 11, 12 옥사를 전체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던 곳으로 1920년 건물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바로 옆 옥사 역시 예전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그 당시 수감자들이 수감됐던 감옥을 볼 수 있다. 이곳은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촬영장소로 각광받아 눈에 익숙할 것이다.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옥사 구경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 슬슬 걷다보면 공작사, 격벽장, 여옥사, 취사장 등 다른 건물들도 볼 수 있다. 각 건물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고 볼거리 역시 풍부하니 천천히 돌아보면서 구경을 해보자.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그렇게 구경을 거의 끝마칠 때쯤이면 서대문형무소 가장 구석에 자리 잡은 사형장과 그 앞에 있는 ‘통곡의 느티나무’를 보게 될 것이다. 수많은 우리 독립 운동가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소인 만큼 근처만가도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통곡의 느티나무란 이름은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사형 당하는 것을 원통하게 여긴 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느티나무 앞에서 통곡을 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특이한 점은 사형장 밖과 안쪽에 느티나무를 동시에 심었는데 밖에 느티나무는 잘 자랐지만 안쪽에 느티나무는 거의 자라지 않았다. 들려오는 얘기에 따르면 형장에서 사라진 많은 독립 운동가들의 한이 깃들여서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어쩌면 우리 곁에 너무 가까이 있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쉽게 외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긴 역사만큼이나 이곳이 품고 있는 얘기는 다양하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해주지 못한 얘기를 이곳을 찾는다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역사책에서만 보던 옛 이야기가 아닌 살아 있는 우리의 역사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오는 것은 어떨까.

트레블라이프 김초롱 kcr86@travellife.co.kr

민족의 눈물이 서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TRAVEL TIP: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측은 방문객들의 원활한 관람을 위해 안내 및 해설서비스를 지원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자원 봉사자인 도슨트 선생님들이 서대문 형무소를 같이 동행하며 이곳에 관련된 다양한 얘기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전화예약(02-360-8586)으로만 신청이 가능하며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3개 국어를 지원하고 있다. 만약 어린이, 외국인들과 방문할 계획이라면 도슨트를 신청해 형무소에 대해 상세히 알아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스토리텔링 중심의 여행 전문 미디어
트레블라이프 www.travellife.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