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2016.04.18. 오후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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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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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스페인 성지순례길을 떠났던 친구는 내게 메일로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길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콜로라도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가는 길 위에서 나는 그 말을 떠올렸다.

그 친구처럼 한달 내내 걷는 무지막지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그 느낌만은 알 것 같아서였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이제 콜로라도를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시신경이 채우지 못한 여백이 가득하지만 여행이란 게 원래 그런 것.

덴버와 오로라시를 바라볼 때 항상 병풍처럼 펼쳐져 있던 로키산맥을 넘어 유타, 애리조나, 네바다 그리고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짧지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덴버에서 2박3일 차를 렌트하고 LA를 최종 목적지로 잡았다.

도착 후 차에 찍힌 거리는 약 1100마일. 환산 1800킬로에 달하는 긴 여정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두 번 왕복하고도 200여 킬로가 남는다. 렌트카는 LA에 반납한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로키 산맥을 넘어 유타로 가는 길. 산 아래와 온도차가 심하다.

셔터 몇 장 누르고 서둘러 차에 올라타야 할 정도.

사진에 남기진 못했지만 곳곳에 스키장과 온천이 계곡마다 펼쳐져 있다.

스키, 골프, 온천이 콜로라도의 자랑이라는 걸 재삼 확인하는 여정이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시즌이면 래프팅 명소로 유명한 계곡들을 빠져나오면 기암괴석과 계곡이 즐비한 유타가 기다리고 있다. 아치스 국립공원을 못 가보는 게 아쉽지만, 거의 지평선으로 보이는 고속도로 좌우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억! 소리 날 정도로 환상적이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그랜드 캐년만큼은 아니겠지만 그 비슷한 체급의 놀라운 경관이 도로위에 끝없이 펼쳐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덴버를 떠난 시간이 오전 10시 정도. 간간히 차에서 내려 주위를 바라보기도 했었지만, 거의 쉼 없이 달린 길 위에서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다.

이미 경치는 보이지 않고 불빛만 보면서 달려온 시간만 대 여섯 시간이 넘는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여행자들이 지쳐갈때쯤 언덕에서 바라본 라스베이거스의 불빛은 사막의 오아시스가 따로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어마어마한 규모, 게다가 라스베이거스는 밤의 도시로 모든 빛이 일제히 발화하면서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도착한 시간이 새벽이지만 라스베이거스는 초저녁이나 다름없다. 이곳의 숙박비는 놀랄 정도로 저렴하다. 숙박비와 식사가 저렴한 이유는 다른 게 없다, 그 자체가 일종의 미끼 상품.

싸게 먹고 자는 대신에 카지노에 돈을 뿌리라는 뜻. 현금을 가능한 한 최소화해서 들고 다니는 게 좋다.

올 오어 낫씽 (all or nothing) 의 피가 흐르는 한국 여행자들은 라스베이거스가 가장 좋아하는 손님 유형이라고 한다.

[콜로라도를 가다⑥] 1000마일을 달려 L.A로 "길 위에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

몇 시간의 짧은 숙면, 그리고 최종 목적지인 LA로 다시 발길을 옮긴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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