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삼양, 변하지 않을 '검은 모래'가 주는 위안

제주도 삼양, 변하지 않을 '검은 모래'가 주는 위안

2016.05.27. 오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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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삼양, 변하지 않을 '검은 모래'가 주는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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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은 우리의 무의식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해변을 떠올릴때 우리는 거의 반사적으로 흰색을 생각한다.
흰 모래밭을 뜻하는 백사장도 모자라 하얀 백사장이라는 의미중첩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제주도 삼양, 변하지 않을 '검은 모래'가 주는 위안

하지만 제주시의 삼양동은 '뭐 어때?' 라고 말하는 듯 모래가 검다.
검어서 특이하다고 하고, 검어서 모래 찜질을 하면 관절염과 신경통에 좋다고 유명하다.

하지만 삼양동이 나홀로 여행객에게 좋은 이유는 그것말고도 많다.

◆ 일상과 여유가 교차하는 한적함

나홀로 여행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자유로움이다. 어디서 얼마를 머물건, 무엇을 먹건 상관이 없다.

차분히 생각 좀 해보거나 기분 전환하기 위해 제주에 왔는데 관광지마다 붐비는 사람들에 치이다 보면 여행의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이다.

제주 공항에서 불과 20여분. 삼양 검은 모래해변에 차나 오토바이를 세운 다음, 인근 편의점에서 커피를 하나 사들고 아무데나 주저앉아 바다를 응시해보자. 벽화가 그려진 해안계단, 정자 아무곳이나 좋다.

제주도 삼양, 변하지 않을 '검은 모래'가 주는 위안

뭔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면서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렇다면 좋다.

제주도 삼양, 변하지 않을 '검은 모래'가 주는 위안

이번엔 방파제까지 길을 따라 걸어보자. 이 길은 올레길 18코스의 일부이기도 하다.

큰 리조트 시설도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별로 없다.
거의 제주의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철지난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으면서 놀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방파제에서 낚시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찬거리를 위한 생활낚시인이다.

그 속에 들어가 조용히 앉아있으면 섬 생활 특유의 여유와 자유로움을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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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가는 길에 있는 공중목욕탕도 눈여겨 볼만하다. 목욕탕의 기능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해산물도 다듬고 빨래하고 놀던 사랑방 역할을 했던 곳이다.

용천수가 쏟아올라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뤄온 이 곳은 여름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담수 수영장 기능도 한다.

◆ 투박한 접짝뼈국, 시간을 비켜간 삼양동

삼양동에는 접짝뼈국을 파는 오래된 식당이 있다. 간판마저 37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제주 전통식당이다.

제주도 삼양, 변하지 않을 '검은 모래'가 주는 위안

그 이름도 생소한 접짝뼈국은 등갈비보다 3배는 더 큰 돼지 갈비뼈를 통째로 넣어 만든 요리로, 이는 잔치나 제사때만 먹을 수 있었던 제주도만의 특별한 음식이다.

돼지뼈로 끓여낸 걸쭉한 곰탕이라고 하면 이해가 쉽겠다. 그리고 직접 식당 지하에서 담그는 멜젓(멸치젓)과 갈치젓도 예술이다.

주인 할머니와 얘기하다보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을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제주도 사투리는 제주에 사는 젊은이들조차 못 알아듣는 말들이 많다.

그렇게 삼양동은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별반 없다.
급변의 시간을 한발 비켜간 삼양동이 시간 여행객에게 주는 선물이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travel-life@naver.com

제주도 삼양, 변하지 않을 '검은 모래'가 주는 위안

TRAVEL TIP: 제주 공항에서 차로 20여분 걸린다. 여행의 시작이나 끝 행선지로 정해도 좋다.

성산으로 갈 여정이면 들렀다 가는 길로도 훌륭하다. 많이 돌아가지 않는다. 공항에서 버스도 자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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