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2016.06.29. 오후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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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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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을 처음 가본 사람이라면 일단 바다를 보고 놀라게 된다. 파스텔톤이 가미된 푸른색과 복잡한 해안선, 섬이 만든 잔잔한 바다는 국내 여느 해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자애로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남해군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이름이 알려지고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10년간 여행객들이 급속도로 늘어난 지역이다. 이 때문에 기존에는 한적함이 느껴지는 섬마을에 사람들이 몰리고 각종 펜션과 식당이 들어서면서 빠른 속도로 관광지의 모습으로 변화됐다.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전체 지형이 ‘H’자 모양으로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는 남해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볼거리가 자리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북쪽과 ‘여수 밤바다’를 건너편에서 볼 수 있는 서쪽 해안, 고은 모래의 해수욕장이 들어선 남쪽, 탁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서쪽 등 방향에 따라 여러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 가운데 남해에서 가장 인상적인 관광지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서쪽 삼동면 물건리에 위치한 독일마을과 물건마을이다. 가운데 도로를 기준으로 산쪽으로는 독일마을, 바닷가쪽으로는 물건마을이 들어선 이 지역은 당신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을 경관을 전할 것이다.

◆ 독일마을의 유명세로 달라진 것들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독일마을은 영화 ‘국제시장’에서 볼 수 있듯 지난 1960~70년대 독일로 파견나간 광부, 간호사들이 고국에서 가족들과 한가로이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건설된 곳이다. 오렌지색 지붕에 하얀 벽면의 건물들은 이곳의 랜드마크로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산기슭에 위치한 이국적인 건물들의 풍경은 누구라도 반할 수밖에 없는 감성에 빠지게 한다. 그것이 비록 우리나라의 전통적 풍경과는 다른 모습이더라도 말이다. 적어도 오직 남해에서만 볼 수 있는 색깔과 풍경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독일마을만이 가진 유일무이함이다.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개인적으로는 이곳의 경관을 국내 최고로 꼽아 왔다. 저 멀리 물건마을 방파제가 내려다보이는 바다 풍경과 일체감을 주는 건물색은 시원한 청량감과 한적한 감성을 동시에 전해줬기 때문. 하지만 4~5년 전부터 독일마을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각종 TV 프로그램에 소개되기 시작한 후 독일마을에는 이전보다 많은 건물이 폭발적으로 들어섰다. 산을 깎아 만든 마을의 크기는 두 배 이상으로 커졌으며 스무 채가 안 되는 건물은 급속도로 늘어났다. 그 결과 가게 하나 없던 마을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여러 상점들이 들어섰으며 저 멀리 방파제가 보이는 전망은 빽빽해진 건물들 사이로 가려졌다.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각종 카페와 상점, 펜션이 빼곡이 자리한 마을 풍경은 이제 한적함은 사라지고 흥청거리는 관광지로 변모했다. 물론 이처럼 벅적거리는 분위기를 선호하는 관광객들도 있겠지만 기존의 마을 분위기를 좋아했던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독일마을 특유의 풍광은 여전하지만 그 감성은 분명히 달라졌다.

◆ 물건마을, 남해바다의 잔잔한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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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마을은 독일마을 아래 해변가에 위치한 곳이다. 마을과 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 아래, 옹기종기 집이 모여 있는 골목길을 길을 따라 내려가면 방풍림 나무가 무성한 해변과 저 멀리 등대 두 개가 가운데서 마주하고 있는 방조제를 볼 수 있다.

물건마을의 명물은 이 방풍림 나무와 방파제다. 방풍림 나무는 익히 보아왔던 해송이 아닌 여러 나무로 구성돼 있다. 어부림이라 불리는 이 방풍림들은 약 370년으로 그 역사가 꽤 긴 편이다. 팽나무와 상수리나무, 참느릅나무, 보리수나무, 동백나무 등으로 구성된 이곳은 19세기 말 나무 일부를 베어내자 폭풍으로 마을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이 숲을 해치면 마을이 망한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여러 나무로 쌓여있는 어부림은 다른 느낌을 전한다. 인근 해수욕장에서도 볼 수 있는 소나무 방풍림과 달리 뭔가 풍성하고 비밀에 싸인 분위기다. 해를 피해 나무 그늘 아래 있으면 ‘사사삭’거리는 바람소리와 시원한 해변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방파제 안에 가둬진 바다는 매우 잔잔하다. 고깃배가 느린 속도로 앞을 지나며 저 멀리 등대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은 왠지 모를 따뜻한 정서가 전해진다. 어부림 오른편 여러 요트가 정박돼 있는 자그만 항구도 느림과 한적함으로 다가온다.

독일마을과 물건마을, 남해의 매력적인 두얼굴

북적거리는 독일마을과 달리, 물건마을은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독일마을의 많은 인파가 거슬렸다면 이곳을 반드시 내려가 보자. 남해 특유의 바다 빛깔과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통해 잠시 복잡한 도시를 떠나온 여행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TRAVEL TIP: 시간과 자금이 넉넉하다면 독일마을 민박은 추천. 숙박비가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지만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한적한 독일마을의 밤을 즐기는 것도 좋다. 아침에는 오른편에서 떠오르는 일출에 비춰지는 마을풍경이 일품이다. 서양식 구조로 된 숙소도 있어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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