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초정리, 시큼 짜릿한 약수 한 바가지 드세요!

청주시 초정리, 시큼 짜릿한 약수 한 바가지 드세요!

2016.10.04.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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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초정리, 시큼 짜릿한 약수 한 바가지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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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이상한 음료수가 있었다.

일단 컵에 따르면, 모양은 영락없는 사이다다.

한 입 들이키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면서 입 안을 자극한다는 점도 사이다와 영락없이 닮았다. 그런데 사이다와 같은 달콤한 맛은 전혀 나지 않았다.

뭐 이런 이상한 음료수가 있을까 생각하며 머금고 있던 물을 뱉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내 조부모님 뿐 아니라, 동네 노인들 모두 그 '이상한 사이다'를 즐겨 마시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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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이웃집 할머니는 일부러 어린 내게 '이상한 사이다'를 권한 뒤, 내 표정을 보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말했다. "어려서 그런 거야. 어른이 되면 이 맛을 알게 돼"

그때로부터 20년도 더 지났으니, 나도 어른이 되긴 됐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할머니의 말이 맞았다.

카페에도, 편의점에도 '단 맛 안나는 이상한 사이다'들이 그렇게 많다. 어여쁜 아가씨가 카페에 앉아 커피 대신 '이상한 사이다'를 마시는 모습도 그리 낯설지 않다.

어른의 맛이 맞긴 한가 보다.

청주시 초정리, 시큼 짜릿한 약수 한 바가지 드세요!

그 '이상한 사이다'의 브랜드 명이 지금도 기억난다. 충북 청주시의 '초정리'였다. 분명 어느 마을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을 이름이 맞았다. 탄산 약수로 유명한 마을 이름.

기회가 닿아 이 마을을 지나칠 일이 있어, 차를 세우고 주위를 잠시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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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이름부터 '초정약수로'라고 붙이는 등, 초정약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흔적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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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를 중심으로 공원이 조성돼 있고, 공휴일에는 이 공원을 중심으로 조그마한 장터도 열리는 것 같다.

인근에 탄산수로 목욕을 즐길 수 있는 목욕탕도 몇 곳 있다. 그러나 약수터와 연계된 볼거리나 놀거리는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약수의 맛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탄산수보다는 다소 시큼한 맛이 난다. 약수의 어떤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휴식과 자극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기분이 다운된다 싶을 때, 한 번 쯤 들러 시큼하고 짜릿한 약수 한 바가지 마셔보는 것도 괜찮겠다.

트레블라이프=이재상 ever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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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IP : 공원 내에도 약수터가 있지만, 물이 나오는 양과 물 속의 기포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인근 식당이나 목욕탕에서 운영하는 사설 약수터를 이용하자. 공원보다 기포가 풍부하다. 사설 약수터들도 별도의 이용요금이나 다른 대가를 요구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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