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마카오下] 짧은 해외 여행은 생략과 버림이 핵심전략

[홍콩, 마카오下] 짧은 해외 여행은 생략과 버림이 핵심전략

2018.08.15. 오후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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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마카오는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게 아니라, 없는 게 없다.
유적지, 놀이공원, 음식, 호텔, 레져, 술까지.
심지어 한적한 해변과 산마저 있다.
그래서 일정 짜는게 더 어렵다.

무슨 얘기를 시작하냐고? 그래서 이 더위에 홍콩을 가라는 것이냐고?
그렇지 않다. 늦가을쯤에 홍콩 갈 시간을 지금 만들라는 것이다.

10월보다는 11월이 더 좋다.
금요일 하루만 연차를 낸다면 3박4일의 홍콩·마카오 여행을 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미리 예약을 하면 경제적으로 부담도 없고, 기다리는 시간은 일상에 활력을 가져다준다.

모두가 알다시피 저가항공사 덕분에 일본과 중국, 홍콩과 동남아는 이제 국내선을 타는 기분으로도 갈수 있다.

짧은 일정은, 특히나 자유 여행에 익숙하지 않는 이들에겐 생략과 버림을 잘 해야 편안하고 만족스런 여행이 된다.

여행은 프로젝트도 아니고 보고서를 써야 하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여행은 모르는 게 약이지만 이 정도는 알아도 전혀 손해 볼게 없는 이야기와 팁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본다.

1. 새벽에 도착해도 호텔을 가라

금요일 연차를 낸다면 목요일 밤에나 출발이 가능하다. 만약 현지 시간으로 새벽 한 두시에 도착한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애매하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당신,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고 싶지 않은가?

하지만 그건 무리다.

홍콩공항 근처의 저렴한 호텔이 좋다. 호텔 예약 사이트를 이용해보라.
컨테이너를 보는 순간 마치 울산항에 간 기분이다. 홍콩도 항구도시라는 걸 새삼 깨듣는 순간.
택시비 2만원 남짓에 미리 예약한 호텔은 4-5만원 정도였다. 공항 편의점에 들러야 하는 건 기본이다.

2. 맛집 방문은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다

금요일 마을버스를 타고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환승 후 센트럴 역으로 간다.

뭐 딱히 서울과 다를바가 없다.

유명하다는 IFC몰의 딤섬 맛집을 찾아갔는데 1시간 30분은 건물 안에서 헤맨 것 같다. 맛은 나쁘지 않았으나, 이런 바보짓이 없다. 다시는 홍콩에서 특정 식당을 찾지 않았다.

마카오에서 딱 한군데 굴국수 맛집을 찾았는데, 그건 택시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곳이었다. 대형 건물 안에 있었다면 찾아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3. 홍콩의 스카이라인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홍콩은 땅값이 엄청나게 비싸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놀란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언덕들인데, 올라가면서 고층 건물들이 계속 나타나 층층을 이룬다는 것.

'지반이 이렇게 단단 한가' 라는 의문과 함께 홍콩의 스카이 라인이 왜 유명한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유명한 관광지인 부산과 제주를 생각해보면 아쉬운 게 그것이다.

홍콩관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카이라인은 어느 날 뚝딱 만들어 진 게 아니라 사실은 오래되고 치밀한 도시계획에 있다고 한다.

4. 허름한 식당의 현지 음식을 고집하라

홍콩에서의 두 번째 숙박을 한 호텔은 도심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있었다. 부산을 예로 들면 송정 정도가 아닐까 싶다.

금요일 숙박인데 6-7 만원 정도, 그리고 근처의 허름한 현지 식당을 일부러 찾았다. 꽁치통조림 맛이 감도는 고명을 올린 국수가 4천원 정도였다. 관광객은 보이지 않는다.

로컬의 허름한 음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비싸고 맛있는 음식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서울에서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마카오에서는 국수만 먹었다. 한 끼 식사비로 만원 이상을 내본 적이 거의 없다.

5. 야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배를 타라

피크트램을 이용한 빅토리아 피크 야경은 포기했다. 짧은 여행일수록 많은 것을 생략하는 게 전략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침사추이에서 바라보는 홍콩 야경은 기대 이상이다.

어쩌면 별 기대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이렇게나 괜찮은걸 알았다면 예약을 하고 선상에서 바닷바람 맞으면서 양쪽을 바라봤을 것 같다.

6. 침사추이 같은 곳은 과감하게 삭제하라

침사추이는 남자들끼리의 여행이라면 과감하게 삭제할 것을 제안한다. 명품샵과 화려한 건물들이 줄을 잇지만, 이건 뭐 명동과 청담동을 합친 것 같은 분위기에 아재들은 질려서 나자빠진다.

7. 그냥 택시를 타라
홍콩과 마카오에서 이동 수단은 거의 택시였다. 한번 탈 때마다 만원을 넘지 않았고, 마카오에서는 호텔 리무진을 이용하기도 했다.

두 명 기준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으며, 시간상의 이점을 생각하면 좋은 선택이다. 시간의 여유가 있고 도심에서 먼 곳을 간다면 당연히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을 것이다.

8. 마카오에서는 사진을 보여줘라

마카오에서의 토요일 숙소는 반도의 오래되고 유명한 리스보아 호텔이다. 토요일이어서 10만원 안팎이었다. 세련된 깔끔함 같은 건 없는데, 인테리어가 고풍스럽다.

가볼만한 역사적인 곳은 대부분 반도에 있다. 반도가 강북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세나도 광장의 윙치케이는 찾기도 쉽고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맛집이다.

성 바울 성당과 몬테 요새는 마카오를 가면 누구가 가게 되지만, 발걸음을 거기서 멈추지 말고 계속 걷는다면 마카오 현지 주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다세대 주택들이 줄을 잇는다.

어디로 가는지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걸어가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택시 아저씨들 영어를 잘 모른다. 인터넷에서 목적지를 찾아서 사진을 보여 주는 게 훨씬 빠르다. 중국어 주소를 보여줘도 된다.

9. 홍콩으로 들어가서 마카오에서 나와라

홍콩에서 페리를 타면 마카오 가는데 1시간 남짓 걸린다.

홍콩에서 마카오는 당일치기로도 많이 드나들지만, 아재들은 그냥 하루 자고 나올 것을 추천한다. 시간 관리에도 들어가고 나오는 곳을 나누는 게 효율적이다.

홍콩으로 들어가서 마카오에서 귀국하는 게 좋다.

아무래도 홍콩보다는 마카오가 휴양의 느낌이 강하다. 반도와 섬을 합쳐도 종로구만한 크기가 마카오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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