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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 건축가 인터뷰_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공공 공간 설계 프로젝트의 책임건축가 김택빈 소장과 장용순 교수에게 들어본 세운 도시재생 에 대한 진솔한 건축적 대화 엿보기 2
“세운상가라는 메가스트럭처에 의해서 단절되었던 동서 조직이 연결될 것” … “공공 프로젝트는 설계자가 정당한 보수를 받으면서 꾸준히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이나 체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에이앤뉴스 : 입체적인 보행로와 연결된 데크 상하부에 새롭게 구성된 상자 모양의 공간이 사뭇 신선하다. 데크 곳곳에 설치한 플랫폼 셀이 전체 공간에서 차지하고 있는 의미는 무엇이며, 셀의 공간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장용순+김택빈 : 우리는 상부 데크와 하부 데크 위에 ‘플랫폼 셀’이라고 이름 붙인 박스 모양의 시설들을 설치했다. 이것은 기존 도시 조직과 삶의 방식이 세포처럼 침투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플랫폼 셀은 도시의 기억을 전시하는 장소, 안내, 홍보, 세미나실, 전시, 창업 지원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배치하며, 시간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당선 이후 서울시의 요청과 본 건물의 기능과 문제로 셀의 숫자가 다소 감소했고, 조경을 포함하는 그린 셀과 화장실 셀을 추가했다. 플랫폼 셀의 재료는 오래된 느낌의 재료를 선정하였고, 폴딩 도어를 사용하여 내부 공간이 외부로 확장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2층 데크에서 본 건물로 연결되는 브리지는 당선 후 실측 결과, 연결 브리지 하부의 자동차 통행 높이인 4.5m 확보를 위해서 구름다리 형태로 변형했다.
데크 위에 설치되는 셀들이 없는 보이드 부분에서는 시야가 열리면서, 도시의 풍경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런 보이드 부분은 하부 데크와 상부 데크에서 서로 다른 풍경을 담게 된다. 가깝게는 골목길의 연속적 풍경, 활기찬 삶의 현장들이 눈앞에서 보이고, 조금 멀게는 도시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에이앤뉴스 : 세운상가 프로젝트의 핵심 연결 공간인 브리지는 세운상가에서 청계, 대림상가를 잇는 보행통로이다. 처음 계획시 피렌체의 아르노 강을 연결하는 유명한 베키오 다리에서 개념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떠한 의도가 숨겨져 있으며 시공 과정에서 구현되지 못한 점이 있다면?
김택빈+장용순 : 청계천 상부 브리지는 기존 데크 레벨을 연장해서 끊어진 세운상가를 연결한다. 현상 안에서는 청계천 상부에도 플랫폼 셀들을 배치해서 도시 조직을 연속되게 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적용한 건축 개념은 피렌체의 베키오(Vecchio) 다리처럼 시민들이 상점이나 공공시설을 사용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열린 풍경을 보면서 청계천 위의 데크를 건널 수 있는 계획이었다. 2층에는 중간 마당을 설치하고, 그곳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했다. 또한, 계단으로 둘러싸인 마당을 계획하였고, 중간 마당에서 청계천으로 내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계획했다.
당선 이후 연결 브리지 위의 플랫폼 셀과 2층의 중간 마당은 구조적인 문제로 제거되었다. 대신 청계천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계단식 스탠드를 계획했다. 현상 안에서의 연결 계단과 엘리베이터는 연결 브리지 서측에 연결계단으로 대체했다. 연결 브리지는 50m의 장스팬으로 설계했고, 착공 후 지장물이 발견되어 교각 구조 및 위치를 변경했다.
에이앤뉴스 : 세운상가 프로젝트가 현상 공모를 통해 결정되었지만 이후 진행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실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었는가?
장용순+김택빈 : 먼저, 세운, 청계, 대림 상가 각각의 독립적인 주민설명회를 통해서 안을 설명한 이후 여러 의견을 듣고 이를 설계에 반영했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의 위치, 경사 광장의 폭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결정한 사항이다.
거버넌스라는 조직이 있어서 주민과 시청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담당하였고, 많은 의견을 들어 설계에 반영할 수 있었다. 초기에 부정적이고 반대하는 주민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시청, 거버넌스, 설계자가 지속해서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설계를 변경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과 시간의 투자로 주민들의 긍정적이고 협조적인 반응까지 이끌어 내었다.
주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계획이 변경된 것 중에 주요한 것들로는, 경사 광장의 폭을 줄인 것과 경사 광장 하부 다목적 홀의 면적을 줄이면서 세운상가와의 거리를 넓힌 점이다(최종적으로는 문화재 전시 공간), 광장 전면의 옥상까지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을지로 지하 상가에서 대림상가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공간(2단계에서 시공 예정) 등이 있다.
에이앤뉴스 : 도심부의 위치한 대규모 복합건물이기에 리노베이션하는 가운데 환경적으로 측면도 중요하다. 세운상가 프로젝트에 적용하고자 한 환경 친화적으로 고려한 사항이 있다면 무엇이며, 적용된 재료적인 측면에 관해 설명한다면?
김택빈+장용순 : 주로 외부의 공공영역에 대한 설계이고, 플랫폼 셀들은 가설 건축물로서 직접적으로 친환경 건축을 적용한 것은 따로 없다. 하지만 기존 구조물을 완전히 철거하거나 신축하지 않고 구조 보수, 보강을 통해 활성화하고 다시 쓰는, 프로젝트의 지향하는 방향자체가 친환경 건축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플랫폼 셀은 가설 건축물로서 법적으로는 단열기준 등의 적용을 요구하지 않았으나 내부 입주사들이 지속해서 사용할 것을 고려했다. 설계 당시 기준에 부합하는 단열을 가능한 적용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것이 설계에 반영했다.
주로 적용된 재료로는 먼저 패턴 컬러 강판(럭스틸)을 꼽을 수 있다. 오래된 콘크리트와 지역의 분위기와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서 매끈한 표면이 아닌 질감이 있는 표면을 가진 금속 재료를 선정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 철물점에서 생산되거나 사용되는 재료를 적용하자는 좋은 의견도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오래된 느낌과 조화롭게 보일 수 있는 재료를 선정했다. 바닥 마감 재료로는 화강석과 나무 데크를 적용했다. 보행축과 연관되는 광장상부, 3층 데크, 청계 브리지들은 단단한 화강석으로 포장했으며, 여기에도 일률적인 패턴이 아니라 역사적인 또는 지역의 특성과 관련된 각 모듈이 다른 패턴을 적용했다. 화강석 바닥의 화강석 돌 크기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개로 이루어져 있다. 2층의 중간 데크는 구조 자체가 한쪽은 매달린 구조로, 3층 데크와는 다른 보행감과 시각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목재 데크를 사용했다. 셀을 구성하는 재료는 유리와 폴딩 도어(필로브 창호)다. 셀의 외벽을 이루는 주재료인 컬러 강판과 함께 창호 및 확장되는 공간을 만드는 폴딩 도어는 금속 재료의 모듈과 맞출 수 있는 단순한 느낌으로 표현되길 원했다. 따라서 중간의 가로 바가 없는 창호와 폴딩 도어, 가능한 한 가늘게 보이며 외부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세로 바를 가진 제품을 적용하였다.
에이앤뉴스: 건축가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세운상가 프로젝트이기에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공간인 만큼 그 사용 방식도 중요하다. 세운상가 프로젝트는 향후 어떻게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장용순+김택빈 : 세운 광장은 휴식, 공연, 상영, 전시 등의 용도로 활용되고, 다목적 홀은 먼저 서울건축비엔날레 등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복합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다양한 공연, 상영, 전시, 행사를 수용하게 된다.
플랫폼 셀은 전시 공간과 4차 산업과 관련된 로봇, 드론 등 각 분야의 스타트업 장인들과 다양한 전자, 전기 장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그린 셀 역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데크 상부는 여러 다양한 행사나 전시, 런웨이, 축제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어 특별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 미완성이라는 점이다. 주변 지역과 연결되는 브리지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주변이 정비되고 데크의 2,3,4층에서 뻗어져 나가는 브리지들이 연결되면, 거미줄 같은 3차원적인 조직이 완성된다. 결과적으로 데크는 주변 조직과 함께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이벤트들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건물 안쪽으로도 2층과 4층에서 연결되는 브리지들이 아직 많이 설치된 것은 아니고, 본 건물과 협의하면서 브리지가 완성된다. 향후 세운상가라는 메가스트럭처에 의해서 단절되었던 동서의 조직이 연결될 것이다. 을지로 남쪽으로도 더 확장될 예정이다. 우리가 수립한 마스터플랜을 기준점으로 이탈리아의 모도 스튜디오가 을지로부터 퇴계로까지의 구간을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앤뉴스 : 종묘에서 역사적인 흐름을 연장하여 1단계로 완성된 세운광장~대림상가, 2단계 사업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남산순환로 구간이 2020년에 마무리되면, 도심 보행축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자연스럽게 세운상가 군을 축으로 한 활력 에너지는 점차 주변으로 퍼져가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공공 공간 프로젝트를 총괄 설계한 건축가의 입장에서 아쉽게 반영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며, 향후 유사한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대해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는가?
김택빈+장용순: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세운상가 프로젝트의 특수성은 따로 분리된 대지가 아닌 오래된 도심의 복잡한 주변상황 속의 건물이라는 것, 신축이 아니라 리노베이션이라는 것, 입주민과 주변 거주민, 시민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450m 길이의 공공프로젝트로서 수많은 설명회, 자문, 심의, 보고를 거쳐 변경되고 수정된 설계이다.
설계자의 입장에서 처음에 구상했던 부분이 그런 과정을 통해 원하지 않는 방향도 수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 아쉽다. 시공 환경 또한 열악하고 기존 구조물에 대한 데이터나 자료도 거의 없기 때문에 깔끔하게 시공되지 않았고, 의도치 않게 설계와 다르게 마감된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유사한 프로젝트에서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세운상가 활성화 공공공간이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
당선 후 세운상가 데크 높이를 실측해 본 결과, 현상설계 당시 제공된 도면에 비교해서 높이가 낮았다. 이로 인해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중간 데크와 자동차 통과 높이인 4.5m 와 관련된 설계라서 상당히 까다로웠다. 청계천 브리지 설계 시에는 지장물도에 의거해서, 지장물 간섭과 이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위치를 검토해서 설계하였으나, 착공 이후에 땅을 파보니 지장물도에 없는 무수히 많은 파이프가 지하에서 발견되었다. 발주처 측에서 정확한 실측도면과 지장물도를 제공한다면, 실측과 지장물도 취합, 설계 변경에 드는 시간을 설계에 쏟을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말한 수많은 설명회, 보고 단계, 자문, 심의 등이 좀 더 간소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핵심적으로 필요한 과정만 남기고, 반복적인 보고나 심의 등을 일원화해서, 수정, 재수정 등에 시간이 과도하게 소요되어 막상 실제 설계 기간은 촉박하게 되는 상황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제도적인 차원에서는 설계자가 감리할 수 있거나, 디자인 감리 제도가 공식적으로 납품 이후 시공 시에 보수를 받고, 권리를 갖으면서 참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공공은 특히 설계와 감리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설계자가 정당한 보수를 받으면서 꾸준히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이나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인에 대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Interviewer_ 비비안안 편집자, Interview_ 장용순 홍익대학교 교수, 김택빈 이_스케이프 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가, 자료_ E_SCape Architects, 서울특별시, 사진_ 에이앤뉴스/ 김한석, AN NEWS, 기사 출처_ AN News(ANN News Center)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제공_ 에이앤뉴스그룹(에이앤뉴스/ 에이앤프레스_ 건축디자인신문사, 건설지전문출판사)
대표건축가 소개
>>김택빈(Architect, Taekbin KIM)
이_스케이프 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가이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건축, 환경, 경관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작업을 실천하고 있다. 스킵 퍼즐 하우스, 대진 등대 문화 공간, 남해 전망대 등의 건축 작업이 있으며, 장용순 교수와 공동 작업으로 마포 석유 비축 기지 국제현상에서 가작을 수상했다.
>>장용순(Architect & Professor, Yongsoon CHANG)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베르사이유 건축대학을 졸업하여 프랑스 건축사를 취득하였고, 파리 8대학 생드니에서 철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주요 저서로 ‘현대건축의 철학적 모험’이 있다. 건축가 김택빈과 공동 작업으로 마포 석유비축기지 국제현상에서 가작을 수상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세운상가라는 메가스트럭처에 의해서 단절되었던 동서 조직이 연결될 것” … “공공 프로젝트는 설계자가 정당한 보수를 받으면서 꾸준히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이나 체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에이앤뉴스 : 입체적인 보행로와 연결된 데크 상하부에 새롭게 구성된 상자 모양의 공간이 사뭇 신선하다. 데크 곳곳에 설치한 플랫폼 셀이 전체 공간에서 차지하고 있는 의미는 무엇이며, 셀의 공간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장용순+김택빈 : 우리는 상부 데크와 하부 데크 위에 ‘플랫폼 셀’이라고 이름 붙인 박스 모양의 시설들을 설치했다. 이것은 기존 도시 조직과 삶의 방식이 세포처럼 침투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플랫폼 셀은 도시의 기억을 전시하는 장소, 안내, 홍보, 세미나실, 전시, 창업 지원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배치하며, 시간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당선 이후 서울시의 요청과 본 건물의 기능과 문제로 셀의 숫자가 다소 감소했고, 조경을 포함하는 그린 셀과 화장실 셀을 추가했다. 플랫폼 셀의 재료는 오래된 느낌의 재료를 선정하였고, 폴딩 도어를 사용하여 내부 공간이 외부로 확장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2층 데크에서 본 건물로 연결되는 브리지는 당선 후 실측 결과, 연결 브리지 하부의 자동차 통행 높이인 4.5m 확보를 위해서 구름다리 형태로 변형했다.
데크 위에 설치되는 셀들이 없는 보이드 부분에서는 시야가 열리면서, 도시의 풍경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런 보이드 부분은 하부 데크와 상부 데크에서 서로 다른 풍경을 담게 된다. 가깝게는 골목길의 연속적 풍경, 활기찬 삶의 현장들이 눈앞에서 보이고, 조금 멀게는 도시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에이앤뉴스 : 세운상가 프로젝트의 핵심 연결 공간인 브리지는 세운상가에서 청계, 대림상가를 잇는 보행통로이다. 처음 계획시 피렌체의 아르노 강을 연결하는 유명한 베키오 다리에서 개념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떠한 의도가 숨겨져 있으며 시공 과정에서 구현되지 못한 점이 있다면?
김택빈+장용순 : 청계천 상부 브리지는 기존 데크 레벨을 연장해서 끊어진 세운상가를 연결한다. 현상 안에서는 청계천 상부에도 플랫폼 셀들을 배치해서 도시 조직을 연속되게 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적용한 건축 개념은 피렌체의 베키오(Vecchio) 다리처럼 시민들이 상점이나 공공시설을 사용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열린 풍경을 보면서 청계천 위의 데크를 건널 수 있는 계획이었다. 2층에는 중간 마당을 설치하고, 그곳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했다. 또한, 계단으로 둘러싸인 마당을 계획하였고, 중간 마당에서 청계천으로 내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계획했다.
당선 이후 연결 브리지 위의 플랫폼 셀과 2층의 중간 마당은 구조적인 문제로 제거되었다. 대신 청계천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계단식 스탠드를 계획했다. 현상 안에서의 연결 계단과 엘리베이터는 연결 브리지 서측에 연결계단으로 대체했다. 연결 브리지는 50m의 장스팬으로 설계했고, 착공 후 지장물이 발견되어 교각 구조 및 위치를 변경했다.
에이앤뉴스 : 세운상가 프로젝트가 현상 공모를 통해 결정되었지만 이후 진행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실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었는가?
장용순+김택빈 : 먼저, 세운, 청계, 대림 상가 각각의 독립적인 주민설명회를 통해서 안을 설명한 이후 여러 의견을 듣고 이를 설계에 반영했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의 위치, 경사 광장의 폭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결정한 사항이다.
거버넌스라는 조직이 있어서 주민과 시청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담당하였고, 많은 의견을 들어 설계에 반영할 수 있었다. 초기에 부정적이고 반대하는 주민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시청, 거버넌스, 설계자가 지속해서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설계를 변경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과 시간의 투자로 주민들의 긍정적이고 협조적인 반응까지 이끌어 내었다.
주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계획이 변경된 것 중에 주요한 것들로는, 경사 광장의 폭을 줄인 것과 경사 광장 하부 다목적 홀의 면적을 줄이면서 세운상가와의 거리를 넓힌 점이다(최종적으로는 문화재 전시 공간), 광장 전면의 옥상까지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을지로 지하 상가에서 대림상가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공간(2단계에서 시공 예정) 등이 있다.
에이앤뉴스 : 도심부의 위치한 대규모 복합건물이기에 리노베이션하는 가운데 환경적으로 측면도 중요하다. 세운상가 프로젝트에 적용하고자 한 환경 친화적으로 고려한 사항이 있다면 무엇이며, 적용된 재료적인 측면에 관해 설명한다면?
김택빈+장용순 : 주로 외부의 공공영역에 대한 설계이고, 플랫폼 셀들은 가설 건축물로서 직접적으로 친환경 건축을 적용한 것은 따로 없다. 하지만 기존 구조물을 완전히 철거하거나 신축하지 않고 구조 보수, 보강을 통해 활성화하고 다시 쓰는, 프로젝트의 지향하는 방향자체가 친환경 건축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플랫폼 셀은 가설 건축물로서 법적으로는 단열기준 등의 적용을 요구하지 않았으나 내부 입주사들이 지속해서 사용할 것을 고려했다. 설계 당시 기준에 부합하는 단열을 가능한 적용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것이 설계에 반영했다.
주로 적용된 재료로는 먼저 패턴 컬러 강판(럭스틸)을 꼽을 수 있다. 오래된 콘크리트와 지역의 분위기와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서 매끈한 표면이 아닌 질감이 있는 표면을 가진 금속 재료를 선정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 철물점에서 생산되거나 사용되는 재료를 적용하자는 좋은 의견도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오래된 느낌과 조화롭게 보일 수 있는 재료를 선정했다. 바닥 마감 재료로는 화강석과 나무 데크를 적용했다. 보행축과 연관되는 광장상부, 3층 데크, 청계 브리지들은 단단한 화강석으로 포장했으며, 여기에도 일률적인 패턴이 아니라 역사적인 또는 지역의 특성과 관련된 각 모듈이 다른 패턴을 적용했다. 화강석 바닥의 화강석 돌 크기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개로 이루어져 있다. 2층의 중간 데크는 구조 자체가 한쪽은 매달린 구조로, 3층 데크와는 다른 보행감과 시각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목재 데크를 사용했다. 셀을 구성하는 재료는 유리와 폴딩 도어(필로브 창호)다. 셀의 외벽을 이루는 주재료인 컬러 강판과 함께 창호 및 확장되는 공간을 만드는 폴딩 도어는 금속 재료의 모듈과 맞출 수 있는 단순한 느낌으로 표현되길 원했다. 따라서 중간의 가로 바가 없는 창호와 폴딩 도어, 가능한 한 가늘게 보이며 외부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세로 바를 가진 제품을 적용하였다.
에이앤뉴스: 건축가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세운상가 프로젝트이기에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공간인 만큼 그 사용 방식도 중요하다. 세운상가 프로젝트는 향후 어떻게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장용순+김택빈 : 세운 광장은 휴식, 공연, 상영, 전시 등의 용도로 활용되고, 다목적 홀은 먼저 서울건축비엔날레 등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복합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다양한 공연, 상영, 전시, 행사를 수용하게 된다.
플랫폼 셀은 전시 공간과 4차 산업과 관련된 로봇, 드론 등 각 분야의 스타트업 장인들과 다양한 전자, 전기 장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그린 셀 역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데크 상부는 여러 다양한 행사나 전시, 런웨이, 축제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어 특별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 미완성이라는 점이다. 주변 지역과 연결되는 브리지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주변이 정비되고 데크의 2,3,4층에서 뻗어져 나가는 브리지들이 연결되면, 거미줄 같은 3차원적인 조직이 완성된다. 결과적으로 데크는 주변 조직과 함께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이벤트들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건물 안쪽으로도 2층과 4층에서 연결되는 브리지들이 아직 많이 설치된 것은 아니고, 본 건물과 협의하면서 브리지가 완성된다. 향후 세운상가라는 메가스트럭처에 의해서 단절되었던 동서의 조직이 연결될 것이다. 을지로 남쪽으로도 더 확장될 예정이다. 우리가 수립한 마스터플랜을 기준점으로 이탈리아의 모도 스튜디오가 을지로부터 퇴계로까지의 구간을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앤뉴스 : 종묘에서 역사적인 흐름을 연장하여 1단계로 완성된 세운광장~대림상가, 2단계 사업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남산순환로 구간이 2020년에 마무리되면, 도심 보행축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자연스럽게 세운상가 군을 축으로 한 활력 에너지는 점차 주변으로 퍼져가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공공 공간 프로젝트를 총괄 설계한 건축가의 입장에서 아쉽게 반영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며, 향후 유사한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대해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는가?
김택빈+장용순: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세운상가 프로젝트의 특수성은 따로 분리된 대지가 아닌 오래된 도심의 복잡한 주변상황 속의 건물이라는 것, 신축이 아니라 리노베이션이라는 것, 입주민과 주변 거주민, 시민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450m 길이의 공공프로젝트로서 수많은 설명회, 자문, 심의, 보고를 거쳐 변경되고 수정된 설계이다.
설계자의 입장에서 처음에 구상했던 부분이 그런 과정을 통해 원하지 않는 방향도 수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 아쉽다. 시공 환경 또한 열악하고 기존 구조물에 대한 데이터나 자료도 거의 없기 때문에 깔끔하게 시공되지 않았고, 의도치 않게 설계와 다르게 마감된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유사한 프로젝트에서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세운상가 활성화 공공공간이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
당선 후 세운상가 데크 높이를 실측해 본 결과, 현상설계 당시 제공된 도면에 비교해서 높이가 낮았다. 이로 인해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중간 데크와 자동차 통과 높이인 4.5m 와 관련된 설계라서 상당히 까다로웠다. 청계천 브리지 설계 시에는 지장물도에 의거해서, 지장물 간섭과 이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위치를 검토해서 설계하였으나, 착공 이후에 땅을 파보니 지장물도에 없는 무수히 많은 파이프가 지하에서 발견되었다. 발주처 측에서 정확한 실측도면과 지장물도를 제공한다면, 실측과 지장물도 취합, 설계 변경에 드는 시간을 설계에 쏟을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말한 수많은 설명회, 보고 단계, 자문, 심의 등이 좀 더 간소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핵심적으로 필요한 과정만 남기고, 반복적인 보고나 심의 등을 일원화해서, 수정, 재수정 등에 시간이 과도하게 소요되어 막상 실제 설계 기간은 촉박하게 되는 상황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제도적인 차원에서는 설계자가 감리할 수 있거나, 디자인 감리 제도가 공식적으로 납품 이후 시공 시에 보수를 받고, 권리를 갖으면서 참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공공은 특히 설계와 감리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설계자가 정당한 보수를 받으면서 꾸준히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이나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인에 대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Interviewer_ 비비안안 편집자, Interview_ 장용순 홍익대학교 교수, 김택빈 이_스케이프 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가, 자료_ E_SCape Architects, 서울특별시, 사진_ 에이앤뉴스/ 김한석, AN NEWS, 기사 출처_ AN News(ANN News Center)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제공_ 에이앤뉴스그룹(에이앤뉴스/ 에이앤프레스_ 건축디자인신문사, 건설지전문출판사)
대표건축가 소개
>>김택빈(Architect, Taekbin KIM)
이_스케이프 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가이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건축, 환경, 경관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작업을 실천하고 있다. 스킵 퍼즐 하우스, 대진 등대 문화 공간, 남해 전망대 등의 건축 작업이 있으며, 장용순 교수와 공동 작업으로 마포 석유 비축 기지 국제현상에서 가작을 수상했다.
>>장용순(Architect & Professor, Yongsoon CHANG)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베르사이유 건축대학을 졸업하여 프랑스 건축사를 취득하였고, 파리 8대학 생드니에서 철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주요 저서로 ‘현대건축의 철학적 모험’이 있다. 건축가 김택빈과 공동 작업으로 마포 석유비축기지 국제현상에서 가작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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