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 안의 술을 어림잡아 헤아리다…짐작 (斟酌)

술병 안의 술을 어림잡아 헤아리다…짐작 (斟酌)

2016.09.26.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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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남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뛰어옵니다. 

[남편]
어떻게 된 거야. 전화 왜 안 받아?

[부인]
전화했었어? 어머, 어디 갔지?

[남편]
짐작 가는 데 없어?

[조윤경]
여자는 없어진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보는데요. 

사정이나 형편을 어림잡아 헤아릴 때 쓰는 단어 '짐작', 어디서 나온 말인지 짐작하시나요? 

[정재환]
글쎄요. 참 짐작도 못하겠네요.

[조윤경]
'짐작'은 술과 관련이 있습니다. 

[정재환]
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점점 더 모르겠네요.

[조윤경] 
짐작의 한자를 풀이해보면 알 수 있는데요. 

짐작은 헤아릴 짐(斟), 술 따를 작(酌)을 씁니다.

우리의 술 문화에서는 술을 따를 때 양이 지나치거나 적으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했습니다.

술의 양을 적당히 맞추는 것이 필요했는데요.

'짐작'은 이렇게 술을 따르는 행동에서 나온 말입니다.

[정재환]
술을 어림잡아 따른다는 의미의 '짐작'이 어떻게 대충 추측한다는 뜻이 됐죠?

[조윤경] 
옛날에는 술을 불투명한 토기에 담았는데요. 

그래서 술병에 술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기 어려웠죠.

또 잔에 따를 때도 적당한 양을 맞추기 어려워 술의 양을 눈치껏 예상해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재환]
맞습니다. 잘못하면 술이 확 쏟아지거든요. 

[조윤경] 
네. 이렇게 술의 양을 가늠하는 모습이 어떤 일을 어림잡아 추측하는 것과 비슷해 오늘날에는 이런 의미를 갖게 된 것이죠.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짐작'입니다. 

[조윤경] 
사정이나 형편을 어림잡아 생각해 본다는 뜻인데요. 불투명한 병에 담긴 술을 잔에 넘치지 않게 따르기 위해 술의 양을 가늠하는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정재환] 
재미있는 낱말풀이를 보는 시청자가 얼마나 될 거라고 짐작하세요? 

[조윤경]  
제 욕심을 약간 보태서 짐작해보면, 대부분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재환]  
시청자 여러분의 우리말 상식이 더 느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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