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나라'...양영희 감독

'가족의 나라'...양영희 감독

2013.02.21.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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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재일교포 북송사업과 가족의 재회를 그린 영화가 지난해 일본 최고의 영화에 선정됐습니다.

재일교포 2세 여성 감독의 자전적 영화라고 합니다.

양영희 감독은 오늘 이슈&피플에 출연해 영화 '가족의 나라'와 관련한 뒷이야기를 털어 놓았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한국에 가끔 오지만 일하러 왔다 가서 강남과 강북 정도만 구별할 수 있다며 삼계탕이 싸고 맛있어서 좋아하지만 북한 가족을 생각하면 불공평하다고 생각이 들고 또 미안하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1964년 생으로 50살이고 북한 국적으로 있다가 2004년 한국 국적으로 바꾸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화 '가족의 나라'로 키네마준포 선정 2012년 베스트 1위와 베를린 국제영화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을 수상하고 요미우리문학상 희곡시나리오상과 마이니치 영화콩쿠르 각본상 등 3대 각본상을 받았다고 소개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가족의 나라'는 자신의 실지 경험을 토대로 처음 만든 극영화라며 60년대 북송사업으로 북한에 갔다가 뇌종양 치료를 위해 25년 만에 특별 휴가를 받아 도쿄에 와 친구도 만나고 첫사랑 애인도 만나는 등 며칠 동안의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실제로 오빠가 뇌종양인 것을 알고 5년 이상 북한에 부탁하고 선물도 주고 해서 잠간 일본에 올 수 있었다며 예외이지만 이런 경우가 가끔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빠는 감시인을 딸려서 3개월 체류시킨다고 약속하고 일본에 왔는데 10일도 안 지났는데 돌아오라고 지시가 내려와 곧바로 북한에 들어갔다며 자신은 약속을 안 지킨다고 불만했으나 오빠는 흔한 일이라며 말없이 그냥 돌아갔다고 말했습니다.

오빠 3명 중에 큰 오빠는 몇십 년 동안 정신분열증세로 고생하다가 지난 2009년 숨졌다며 사실 당시 18살이었던 큰 오빠는 북송선을 타기 싫었는데 뽑혀서 어쩔 수 없이 가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나머지 두 오빠는 조총련 간부인 아버지가 보냈는데 당시 재일교포들은 일본에서 희망이 없었고 남한도 가난하고 정치적으로도 불안했으며 구소련의 도움으로 북한이 좋아 질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자신은 북한이 뭔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오빠 3명이 사라져서 그 트라우마로 이런 영화를 찍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양영희 씨는 북한을 방문해 가족들을 직접 찍어서 15년에 걸쳐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며 아버지도 마지막에는 아들들을 안 보냈어도 되는데 북한을 너무 믿었다고 후회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자신의 영화로 지난 2005년 이후 북한 입국이 금지되었다며 이 영화로 오빠들에 피해가 없을까 걱정이지만 정부가 승인하는 '문제아'로 유명해지고 따라서 오빠들도 유명가족이 되면 다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북한에 대한 느낌을 묻자 영화나 책으로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직접 북한에 가고 오빠 친구들도 만나면서 북한의 시스템과 북한에 사는 사람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소중한 가족이 사니까 특별한 장소라고 밝혔습니다.

영화 '가족의 나라'는 다음 달 7일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라며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인데도 연기가 실감 있고 자연스러워 해외 관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의 나라'에 우리나라 감독 겸 배우 양익준 씨가 출연하게 된 경위를 묻는 앵커 질문에 대해 사실 자신이 영화 '똥파리'의 열렬한 팬이라며 양익준 감독은 날카로우면서도 예쁘고 슬픈 눈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 눈빛이 '가족의 나라'에서 감시인의 캐릭터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양익준 감독도 못하겠다고 거절했었는데 자신이 계속 집요하게 부탁하니까 결국 출연을 승낙해줬다고 공개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아버지와 큰 오빠는 돌아가셨고 오빠 2명은 북한에 있는데 엄마는 이 영화를 보았느냐고 질문하자 엄마는 이 영화를 보고 진짜 화 많이 났구나하면서 처음으로 인정을 해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디어 평양'과 '굿바이 평양'을 15년 동안 만들었고 이번에 처음으로 극영화인 '가족의 나라'를 제작한 것이라며 엄마가 과거에는 자신이 조총련에 반항하면서 사는 거라고 걱정했는데 최근에는 인정하고 응원을 해 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영희 감독은 엄마는 아직 북한 국적이어서 한국에 못 온다며 작년에 가족을 보러 북한에 갔다 왔다고 말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다음 영화도 북한 이야기를 다룰 생각이냐는 질문에 다른 가족이야기이며 북한과 남한 그리고 일본도 관계가 된 가족 이야기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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