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를 향한 기대와 우려...관건은 '기술 축구'

벤투호를 향한 기대와 우려...관건은 '기술 축구'

2018.09.12. 오후 3:1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벤투호를 향한 기대와 우려...관건은 '기술 축구'_이미지
AD
■ 김재형 / YTN 스포츠부 기자

[앵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 A매치 2연전을 통해서 자신의 색깔을 선보였습니다.

스포츠부의 김재형 기자와 함께 벤투 감독의 데뷔전 두 번 경기를 했는데요.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사실은 지난번에 코스타리카전은 굉장히 재미있게 봤어요. 그런데 어제 것은 솔직히 못 봤거든요. 그런데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면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스타리카전은 보셨으니까 아시겠지만 내용도 좋았고 결과도 좋았지 않습니까? 특히 그동안 우리 대표팀에서 볼 수 없었던 빠른 공격 전개.

이런 부분이 코스타리카 전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어제 칠레전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역시 코스타리카와 칠레 수준 차이가 있었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칠레가 코스타리카보다는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코스타리카가 정예멤버가 아니라 1.5군이었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할 것 같고요.

특히 말씀드린 것처럼 어제 경기에서는 칠레의 압박의 강도가 그야말로 세계 정상급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경기였는데요.

압박의 강도에서 차이가 가장 컸고요. 일단 현대 축구가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상대팀을 잘 압박하고 또 우리는 상대팀의 압박으로부터 얼마나 잘 벗어나느냐는 탈압박 능력이 중요한데 어제는 탈압박 능력에서 우리가 조금 허점과 약점을 노출했다고 평가를 하고 싶고요.

아직까지는 우리가 강팀을 상대로 우리가 원하는 경기 스타일을 90분 내내 유지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는 것을 어제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다만 공격적인 면에서는 수차례 긍정적인 면이 나와서 좋게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앵커]
저희가 보통 평가를 할 때 여러 번 봐야지 두 번 보고 다 평가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두 번 봤어요. 벤투 감독의 지휘 능력. 어떤 색깔을 저희가 느껴야 될까요?

[기자]
일단 말씀하신 것처럼 두 경기 보고 나서 벤투호의 경기력 또는 색깔, 철학이 이렇다라고 단정짓는 건 조금 성급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색깔을 보였는지, 보이고 싶은지는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요.

일단은 가장 벤투 감독이 강조했던 부분은 현대 축구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합니다. 이른바 토털사커인데요.

공격수도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을 하고 수비수도 수비만 하는 게 아니라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을 해라, 이런 부분을 지금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그게 경기력에서 어느 정도.

[앵커]
옛날 이영표 선수 생각나네요.

[기자]
그렇죠. 반영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벤투 감독의 축구에서는 이영표 선수가 했었던 양쪽 측면 풀백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은데요.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점유율을 역시 강조하고 있는데 이전에 전 슈틸리케 감독이 비판을 받았던 게 점유율을 위한 점유율 축구를 하다 보니까 우리 진영에서 공을 돌리고 실제적으로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벤투 감독은 이런 면에서는 공격 중심의 점유율 축구를 하고자 하는 의지를 경기에 많이 보였고요.

또 한 가지는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좋았던 속도 부분인데 굉장히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거든요.

공격에서 수비로 또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얼마나 체계적이고 빠르게 전환을 하느냐. 이게 바로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금 부각되고 있는 부분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강조했다는 점에서는 앞으로 남은 경기를 조금 지켜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앵커]
남은 경기라는 게 이제 두 경기 했고 앞으로도 계속 평가전을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10월, 11월 평가전이 있고요.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예정돼 있는데요.

[앵커]
일단 목표가 아시안컵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시안컵 우리가 우승한 지가 굉장히 오래됐고 거의 반 세기가 넘었기 때문에 우승을 하는 게 목표고요.

일단 다음 달 12일에 우루과이와평가전이 있는데 그리고 이어서 16일날 파나마와 평가전이 있는데 아무래도 전력을 놓고 봤을 때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일단 목표가 아시안컵이라고 했는데 지금 현재 대표팀을 가지고 그대로 가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보강을 하거나 빼거나 그럴 것 아닙니까?

[기자]
일단 선발기준을 어제 벤투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밝혔어요. 두 가지를 강조했는데 기술과 간절함이다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먼저 기술 부분부터 설명을 드리면 앞서 우리가 얘기했던 벤투 감독의 색깔과 일치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벤투 감독은 세밀한 빌드업.

여기서 빌드업은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전환하는 과정을 이야기하는데요. 이런 부분에서 상대 문전까지 얼마나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가느냐. 이런 부분들을 중시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 필요하고 또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기술적인 선수들이 필요하거든요.

이런 기술을 갖춘 선수들을 앞으로 조금 발탁을 하거나 기용을 하겠다라는 의지를 조금 밝혔고요.

재미있는 부분은 벤투 감독의 축구 색깔이 워낙 기술적인 축구, 빌드업을 강조하다 보니까 골키퍼도 단순히 잘 막는 선수가 아니라 수비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역할.

그러니까 즉 다시 말해서 발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좋아합니다. 어제 경기에 나왔던 김진현 선수가 우리 골키퍼 중에는 발 기술이 좋은 선수에 속하는데 어제 경기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슛을 두세 차례 정도 했었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어떻게 반영될지 지켜볼 대목이고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를 꿰찬 조현우 선수도 발 기술이 좋은데 조현우 선수도 주전 자리를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아닐까 조금 예상을 해 보고요.

또 한 가지는 앞서 말씀드린 간절함입니다. 그러니까 개인을 내세우기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라라는 얘기인데 축구 명언 중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이 있거든요.

이 말을 실천할 수 있는 선수를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고요. 다음 달 평가전에서 과연 몇 명이나 새 얼굴을,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새 얼굴을 발탁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기술과 간절함. 두 가지 기준을 들어봤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두 경기 보고 완전히 평가는 할 수 없지만 어찌됐든 강팀하고도 비겨서 그런지 일단 초반 평가는 좋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는 벤투 감독에 대한 축구 철학이라든지 실제 경기에 반영된 경기력.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평가가 좋게 이어지고 있습니다마는 다만 우리가 조금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는데 지금 분위기를 보면 전임 슈틸리케 감독이 처음 2014년 말에 왔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처음에 굉장히 실리축구, 수비 중심의 축구를 하면서 최소한 지지 않는 축구를 한다라면서 호평이 이어졌었고.

당시에도 갓틸리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평일색이었지만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선수단과의 불화라든지 전술적인 문제점이 드러났지 않았습니까?

대부분 이 팀들이 감독이 바뀌면 모든 것들이 선발기준이 원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 있습니다.

감독에 잘보여야 하기 때문에 좀 동기부여가 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단 벤투 감독이 기술력 있는 선수들 중시하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이전 감독들도 기술축구를 구사하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우리가 조금 그런 능력들이 조금 떨어지면서 결국에는 뻥축구로 회귀하는 이런 현상들이 반복됐었거든요.

과연 벤투 감독이 이런 우리의 어떤 과거의 실수들을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번에 손흥민 선수, 경기를 계속 뛰었잖아요. 그래서 너무 혹사시키는 거 아니냐 그랬는데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다면서 영국 가서 또 뛴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팩트부터 설명을 드리면 일단 많이 뛴 것은 맞습니다. 지난 6월 비시즌 월드컵부터 시작해서 국가대표팀에서 참 많이 뛰었는데요.

월드컵에 참가한 32개 나라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똑같은 조건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더 뀐 경기는 아시안게임에서 뛴 여섯 경기가 더 뛰었다고 할 수 있겠죠.

워낙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까 힘들지 않겠느냐 했는데 찾아봤더니 거리로 따지면 손흥민 선수가 이동한 거리가 4만 킬로미터라고 해요.

거의 지구 한 바퀴를 돈 셈인데 그게 불과 두어 달 사이에 돈 거니까 굉장히 힘든 상황인 것은 맞기는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팬들이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손흥민 선수는 정작 굉장히 쿨하게 아니다, 대표팀에서 뛰는 건 언제나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얘기했는데요. 손흥민 선수의 얘기를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손흥민 / 축구 국가대표]
저한테는 이 한 달이 너무나도 행복했고 일단 소속팀한테는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크기 때문에 얼른 소속팀 돌아가서 선수들도 보고 감독님도 뵙고 금메달도 자랑하고 싶습니다.

[앵커]
손흥민 선수 얘기까지 들어봤는데요. 저희가 마지막으로 칠레 선수들 인종차별 언행 관련한 것 준비했는데 시간관계상 이어지는 뉴스 시간에 그건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부 김재형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