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레드카펫 오른 한복' 탄생 비하인드

'아카데미 레드카펫 오른 한복' 탄생 비하인드

2015.03.03. 오후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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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레드카펫 오른 한복' 탄생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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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LA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본 시상식에 앞서 개최된 레드카펫에서 단연 눈길을 끈 건 색동한복을 입고 등장한 한 미국의 원로 여배우, 샤론 패럴(75)이었다.

할리우드 여배우는 어떻게 한복을 선택하게 됐을까?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화제를 모은 한복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기 위해 샤론 패럴과 연락을 시도했다. 샤론 패럴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의상 선택 배경을 들어볼 수 있었다.

'아카데미 레드카펫 오른 한복' 탄생 비하인드

◆ 메릴 스트립의 찬사…"나도 입어 봤으면"

노출 드레스가 일반적인 시상식 레드카펫 위에서, 단아한 디자인의 한복은 할리우드 배우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상식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도 패럴에게 한복에 대한 궁금증을 숨기지 않고 물어왔다는 설명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해줬는데, 여배우들이 특히 감탄했어요. 메릴 스트립은 목은정 디자이너의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내게 와서 너무 아름답다며 자기도 입어보고 싶다고 계속 말하더군요."

패럴 스스로도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한복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시상식 당일은 영락없는 겨울 날씨였다. 게다가 비까지 온 것. 하지만 패럴은 치마 저고리를 입고 족두리를 써서 보온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날 굉장히 추웠지만, 전 한복을 입어서 따뜻했어요. 또 한복을 입으면 마치 여왕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아요. 아름답고 우아한 의상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아카데미 레드카펫 오른 한복' 탄생 비하인드

◆ 한복 디자이너와의 첫 만남…엘사 드레스로 시작

그렇다면 이 한복 디자이너와 할리우드 여배우는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됐을까? 두 사람의 만남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럴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목은정 디자이너의 한복을 입고 처음 올랐다.

"작년에 처음 한복을 입고 시상식에 올랐는데, 목 디자이너가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한복 드레스를 입혀줬어요. 전통적인 의상 소재가 정말 아름다웠고, 마법의 가운 같았죠. 그때가 목 디자이너와의 첫 만남이예요."

패럴이 목은정 디자이너에게 보내는 신뢰는 대단했다. 이미 다음 스케줄을 위한 의상까지 예약해둔 상태. 3월 중 진행되는 한 행사에는 목 디자이너가 만든 웨스턴 디자인 셔츠를 입고 오를 계획이다.

"디자인 실력이 굉장히 뛰어난 디자이너예요. 내게 어떤 의상을 보내주더라도 정말 귀중한 보물이 될 것 같습니다. 목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과 디자인으로 저를 계속 놀라게 만드는 사람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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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의 첫 인연, 태권도…"음식도 소개하고파"

한복 뿐만이 아니다. 패럴은 오래 전 태권도도 배웠다고 소개했다. 영화 제작 프로듀셔인 척 노리스와 작품을 함께 하며, 태권도 애호가인 노리스의 영향을 받아 자신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

또한가지 추천하고픈 한국 문화는 음식이다.

"한국 음식을 사랑해요. 그리고 사실 한국어도 배울 수 있을만큼 제가 똑똑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어는 그 모양이 너무 아름다워요. 물론 한복은 많은 사람들이 입은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지난 1959년 영화 '키스 허 굿바이'로 데뷔해, 56년 간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라피를 쌓은 패럴. 이소룡과 영화 '말로우'와 함께 출연하며 이소룡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드는데 일조해 할리우드에서는 '이소룡의 여자친구'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상영된 작품이 없어 생소하지만, 이미 '친한(親韓)배우' 대열에 오른 패럴. 시상식 당시의 한복 인증샷과 셀카를 함께 보내왔다.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과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YTN PLUS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 = 샤론 패럴 제공, YTN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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