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열, 연기와 윤승아가 전부인 남자 [인터뷰]

김무열, 연기와 윤승아가 전부인 남자 [인터뷰]

2015.08.30.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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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연기와 윤승아가 전부인 남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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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무열이 지난해 7월 전역 후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영화 '연평해전'으로 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만났고, 지난 9일 종영한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서는 원톱 주연으로 우뚝 섰다. 누가 봐도 성공적인 복귀. 조금 쉬어갈 만도 한데 김무열은 벌써 다음 스텝을 생각한다. 과연 그를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뿐입니다."

김무열은 욕심 많은 배우였다. 누군가의 선택을 받기 위해, 그리고 자기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러면서도 "먹고 살아야죠. 현실적인 고민이니까"라며 웃어 보이는 김무열. 배우이자 남편으로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찍은 그를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무열, 연기와 윤승아가 전부인 남자 [인터뷰]

■ 김도형으로 살았던 3개월…"외로웠다"

김무열은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서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약혼녀 주영(고성희 분)을 되찾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남자 김도형으로 분해 열연했다. 감성 액션 장르의 주인공답게 마지막 회까지 절절한 감정선을 끌고 갔고, 대역도 없이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했다.

결코 쉽지 않았을 도전에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김무열은 후련해 보였다. 캐릭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기에 맛볼 수 있는 평안함이랄까. 지난 3개월 동안 김도형에 몰입해 살았던 김무열은 "답답하고 외로웠다"고 운을 뗐다.

"김도형이 워낙 현실에 없을 것 같은 사랑을 하잖아요. 사랑을 지키려 목숨을 내놓다시피 하고, 사람을 만나도 언제나 닫혀 있고. 연기하면서도 상당히 외로웠어요. 근데 외골수 같은 게 김도형의 매력이더라고요. 그런 뚝심 있는 캐릭터를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격한 액션을 직접 소화한 탓에 체력적 소모도 컸다. 와이어에 쓸려 온몸엔 상처가 남았고 그 덕에(?) 흉터 분장이 필요 없었을 정도.

"병원에서 옷을 갈아입으려 상의를 벗는 장면이 있었어요. 등에 칼자국이 있어야 했는데 분장이 아니라 진짜 제 상처였어요. 아내한테는 비밀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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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귀 부담 내려놓자, 배우 인생 제2막 열렸다

김무열의 복귀는 스크린, 브라운관 모두 통했다. '연평해전'에 이어 '아름다운 나의 신부'로 존재감을 입증하며 배우 인생 제2막을 활짝 열었다.

"복귀를 어떤 작품으로,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부담이 컸어요.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연평해전'을 보고 생각을 바꿨죠. 복귀작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작품 자체만 봤어요. 그제야 제가 어떻게 보여야 한다는 욕심에서 벗어나게 되더라고요."

공백기 없이 차기작을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공에 대한 집착보다 배우로서의 역량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고, 그 생각이 다작으로 이어졌다.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그래서 한 캐릭터라도 더 빨리 만나고 싶어요. 단지 연기를 잘하고 싶기 때문이죠. 배우는 작품으로 자기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잖아요. 장르 구분 없이 좋은 작품을 만나 마음껏 연기를 해보는 게 남은 올해의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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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 OK, 예능은 NO"

미뤄뒀던 가족여행과 문화생활을 즐기며 한 박자 쉬어가고 싶다는 김무열에게 차기작 계획을 물으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코미디 장르에 목마르다는 것. 제대로 웃긴 걸 하고 싶다고 답했다.

"아직 정해진 작품은 없지만, 코미디를 좀 하고 싶어요. 제대 후 의도치 않게 무겁고 갖춰진 캐릭터만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좀 풀어주고 싶더라고요. 무대가 됐건 드라마, 영화가 됐건 코미디가 고파요. 몸이 근질근질해요."

작품 속 진중한 모습과 달리 인간 김무열은 현장에서 '돌+I(아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유쾌하단다. 현장에 모인 이들과의 재미있는 작업을 위해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편. 하지만 예능에 대한 욕심은 조금도 없다.

"예능은 제바닥이 아니라는 생각이에요. 인간 김무열로 대중 앞에 서는 것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있어요. 좋아해 주실 거란 확신도 없고.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이유는 오로지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예요. 예능은 정말…웃겨야 할 타이밍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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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승아와의 결혼…좋게 봐주시니 감사해"

제대와 결혼, 남자로서 인생의 가장 굵직한 두 일을 치르고 난 김무열에게선 여유가 느껴졌다. 윤승아와의 결혼 후, 대중적으로 호감도가 상승한 것도 사실.

"배우에게 결혼이 활동의 종지부를 찍는 장치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죠. 대중이 이제 그런 걸 포용할 만큼 성숙해진 것 같아요. 배우로서 책임감을 더 느껴요. 가정과 일, 두 가지 모두에 충실해야죠."

김무열이 드라마를 찍는 동안 아내인 윤승아는 식단에 맞춰 도시락을 싸주는 등 내조를 톡톡히 했다. 신혼생활을 즐길 새도 없이 밤낮없이 일하는 자신을 챙겨준 아내를 떠올리자, 김무열은 미안함과 고마움이 동시에 스치는 듯 미소를 보였다.

"집에 개 두 마리를 키우는데 제가 밤늦게 들어가면 개들이 짖어요. 그러면 아내가 덩달아 잠에서 깨요. 또 제가 아침 일찍 나갈 때는 저보다 30분 먼저 일어나 도시락을 싸서 챙겨주고. 저랑 같이 잠을 못 잔 거죠. 일할 때 서로 아련해요. 앞으로 늦은 휴가도 즐기고 좋은 시간 보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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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테랑' 유아인, 부러웠어요"

연기와 가족, 둘밖에 모르는 것 같은 김무열의 꿈은 좋은 선배가 되는 것이다. 연기라는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는 듯했다.

현재의 김무열에게 그런 선배는 누구인지 물으니 망설이지 않고 배우 송강호를 언급했다. 최근에는 영화 '베테랑'을 본 후, 유아인을 부러워하게 됐단다.

"아무도 송강호 선배님의 연기를 못 깨고 있어요. 송강호 선배님은 우리나라에서 사실주의 연기에 대한 지표를 제시하고 있을 정도로 큰 부분을 담당하셨어요. 저도 무조건 멋지고 극적으로 보여야 한다기보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듯한 연기를 생각하게 됐어요."

"'베테랑'의 유아인을 보면서 '어쩜 저렇게 잘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럽고, 자극도 되고.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늦게 시작한 배우 중에 연기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농담으로 은퇴를 결심해야 하나, 뭘 해 먹고 살아야 하나 말할 정도예요. 저도 열심히 해야죠."

YTN PLUS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프레인TPC, NEW, 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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