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토트넘, 손흥민의 '청량함' 필요

'김빠진' 토트넘, 손흥민의 '청량함' 필요

2015.08.30.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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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손흥민(23)은 요 며칠 새 한국과 유럽축구판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이적했기 때문. 그것도 한화 약 400억 원의 어마어마한 이적료를 받았다. 아시아 최고이자 토트넘 구단 역사상 세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아마 한국 축구팬이라면 30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에 열린 토트넘과 에버턴(0-0 무승부)의 EPL 4라운드에 손흥민이 출전하길 바랐을 거다. 이에 앞서 열린 첼시-크리스탈팰리스전(2-1 팰리스 승)에서 ‘블루드래곤’ 이청용이 후반 막판 교체로 들어와 12분을 소화한 걸 보면서 분명 성에 안 찼다. 아쉽게도 손흥민의 출전은 불발됐지만,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No. 7 SON’ 유니폼을 입고 홈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이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손흥민이 입단하면서 자연스레 토트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과연, 우리 선수가 뛰게 될 팀에 어떤 선수가 있고,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기대가 컸다. 특히 함께 호흡하고 시너지를 내야 할 공격진에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에버턴전에서 4-2-3-1을 꺼냈다. 원톱에 케인, 2선은 샤들리-메이슨-뎀벨레가 나섰다. 2선 자원들은 손흥민이 앞으로 경쟁해야 할 상대다.



# 케인의 도우미 손흥민이 적합

우선, 토트넘에는 EPL을 대표하는 공격수 케인이 있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 박스 근처에서 연계, 간결한 슈팅, 결정력이 장점이다. 그러나 최근 12경기에서 단 두 골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번 시즌 EPL에서는 4경기에서 무득점이다. 에버턴전에서 움직임은 좋았다.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발휘했다. 헤딩을 잘 따냈다. 세컨드 볼이 떨어졌을 때 2선에서 낙하지점을 예측하고, 침투하는 움직임이 떨어졌다. 받아먹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지원사격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혼자서 해결하려는 모습이 종종 나왔다. 슈팅에 힘이 들어가면서 정확성이 떨어졌다. 이런 단점을 손흥민이 메울 수 있다. 배후 침투와 슈팅에 능하다.



# 과감-정교한 슈팅이 부족한 토트넘

슈팅은 골라인을 통과해 득점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강력해야 할 때, 정교해야 할 때가 있다. 토트넘이 에버턴전에서 보여준 슈팅은 답답했다.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치는 샤들리는 볼을 예쁘게 잘 찼고,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주기 충분했다. 메이슨-뎀벨레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시원시원한 슈팅이 없었다. 물론 에버턴 하워드의 신들린 선방으로 득점을 놓쳤지만, 몇 차례를 제외하고 박스 근처에서 과감하면서도 정교한 슈팅이 부족했다. 손흥민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고 어느 위치에서든 기회가 왔을 때 묵직한 슈팅으로 연결한다. 특히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날리는 슈팅은 일품이다.







# 빠른 역습에 최적화

영국 현지 언론에서도 “손흥민이 느린 토트넘에 빠른 역습을 가미해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만큼 토트넘의 역습 속도는 느리다. 후방에서 상대 볼을 가로채 공격으로 전개할 때 위협적이지 않다. 상대가 전열을 갖추고 자기 진영에서 블록을 형성하기 전까지 빠르게 허점을 파고들어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케인이나 동료를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올려야 하는데 전혀 이런 장면이 안 나온다. 토트넘 공격의 파괴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너무 획일화 되어 있다. 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도 그랬듯 손흥민의 장점 중 하나는 빠른 발이다. 크로스, 패스, 마무리까지 측면에서 충분히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현재 토트넘 공격진의 상태는 김빠진 음료다. 그래서 손흥민의 청량함이 필요하다. 포체티노 감독도 이를 잘 안다. 앞서 언급된 장점을 발휘되고, 기존 자원들과 시너지를 낸다면 공격의 무게와 순위까지 동반 상승할 수 있다. 모두 손흥민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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